에이스테크놀로지… 매출 1628억원 중 해외서만 97% 올려
씨모텍… 무선인터넷 강국인 美·日까지 공략
인이즈… 英서 재생잉크 첫 매출, 폴란드·러시아도 장악
유경테크놀로지스… 가전쇼 CES에 참가해 美·英·홍콩 시장 개척
지난 1일 영국 할로(Harlow) 지역에 있는 노텔의 무선통신기술연구소 'WTL'(Wireless Technology Laboratories). 한국 무선통신 장비 전문업체인 에이스테크놀로지는 이날 새로 인수한 WTL 정식 운영을 축하하는 기념식을 가졌다. 에이스테크놀로지는 무선통신 안테나 제조 기업으로 1980년 설립됐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628억원인데, 이 중 해외 매출이 총매출의 97%에 이른다. 해외 매출 비중이 큰 만큼 글로벌 연구 개발을 위해 WTL을 인수한 것이다.
WTL은 1946년 영국에서 설립된 뒤 무선통신 안테나 등의 혁신기술을 선도하며 세계 최초 기록들을 보유한 통신기술 연구소. 에이스테크놀로지의 구관영 회장은 "우리가 갖고 있지 못한 4G(4세대 이동통신) 기술 등을 많이 확보하고 있어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과의 융합에 가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더 많은 매출 올리는 한국 IT 강소기업
한국의 중소·중견 IT기업들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며 선전(善戰)하고 있다. 이들은 좁은 국내 시장에서 눈을 돌려 자신만의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 회사를 키워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세계에서 인정받은 업체들은 다시 국내에서도 입지를 더 다지며 전천후 글로벌 기업의 꿈을 현실화하고 있다.
'티로그인'과 같은 무선인터넷 모뎀을 주로 만드는 씨모텍도 지난해 745억원의 매출 가운데 79%를 해외에서 올렸다. 매출의 33%는 일본 등 아시아에서, 37%는 북미 등 미주 지역에서 올리며 무선인터넷 시장이 발달한 일본과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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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스테크놀로지 구관영 회장(앞줄 왼쪽)이 영국 무선통신기술 연구소인 WTL 인수를 기념해 앤디 제프리스(Jeffries) 연구소장(앞줄 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에이스테크놀로지는 해외에서 전체 매출의 97%를 올리며 전 세계 무선통신 장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 에이스테크놀로지 제공
프린터에 들어가는 교체용 잉크인 재생잉크 전문업체인 인이즈의 경우 첫 매출을 영국에서 올리기 시작하며 지난해 전체 매출 95억원 가운데 70%를 폴란드와 러시아 등 해외에서 달성했다.
휴대용 PC인 '빌립'을 만드는 유경테크놀로지스 또한 3년 전부터 미국 최대 가전쇼인 CES에 참가하며 홍콩·미국·영국 등에 제품을 수출하며 매출의 61%를 해외에서 냈다. 이 회사 유강로 대표는 "작년 4월 홍콩에서 열린 제품 발표회에서는 1시간 30분 만에 200대가 매진됐다"며 "지난해 상반기 홍콩에 공급된 1000여대 물량도 수출 선적 3주 만에 판매가 끝났다"고 했다.
◆뛰어난 제품력과 철저한 맞춤 서비스가 비결
한국의 중소 IT 기업들이 해외에서 더 인기를 끌며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급변하는 IT 시장에 맞는 신제품을 부단히 내놓기 때문이다. 에이스테크놀로지의 경우, 전체 인원의 30%를 연구인력으로 운영하며 전년 매출의 3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한다. 구관영 회장은 "국내 최초로 무선안테나 측정 시설을 갖췄는데 외국 업체들이 이 측정 시설을 사용하게 해 달라고 요청해 올 정도"라고 말했다.
해외에 더 적합한 기술의 경우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하며, 그들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 뛰어난 무선인터넷 모뎀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씨모텍의 경우, 무선인터넷이 발달한 미국과 일본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씨모텍 김태성 대표는 "일본 업체에 납품하기 위해 일본 업체가 요구하는 대로 공장시설을 다 바꿨다"며 "아예 일본 업체 직원이 상주하고 있지만 이들의 까다로운 요구를 일일이 들어준 결과 신뢰를 얻고 제품을 성공적으로 납품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인이즈는 재생 잉크를 사용할 수 있는 프린터를 의무화한 유럽을 겨냥, 유럽 업체 납품으로 첫 매출을 올렸다. 정지원 대표는 "잉크를 직접 만들어 품질을 높이고 제품 디자인에도 신경 썼는데, 이것이 유럽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았다"고 했다.
◆"세계 1위를 노린다"
철저한 현지화도 빼놓을 수 없다. 유경테크놀로지스는 7인치 모바일 PC인 '빌립'의 'S5' 모델을 국가별로 차별화해 영국·독일·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운영체제와 키보드를 탑재했다. 미국에서는 방대한 지역 환경에 맞춰 어디서나 간단하게 인터넷을 서비스할 수 있는 무선인터넷 기능을 추가해 작년 7월 선보인 제품의 경우 1200대가 6시간 만에 팔리며 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들은 현재에 머물지 않고 지속적인 제품 개발과 시장 개척을 통해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에이스테크놀로지 구관영 회장은 "지난해 310억원에 불과했던 기지국 안테나 매출을 2011년 1000억원대로 늘리고 중국·인도 등 저가 시장을 공략해 세계 1·2위인 독일 카트라인과 미국 앤드루의 아성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