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어제 좀 힘들어서 그런지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부석부석하고 몸이 무겁다. 늦은 아침 준비를 하면서, 이것 저것 집안 일좀 하다보니 10시가 넘었다. 어쩌나... 남편 밥상을 차려놓고 가야 하는데... 어제 먹다 남은 된장을 뎁히는데, 냄새가 좀 이상해서 뚜껑 열고 맛을 보니 좀 변했다. 얼른 씽크대에다 버리고 다시 물을 붓고 멸치 한 주먹 집어 넣고 시계를 보니 래지오 시작하는 시간까지 20여분 밖에 안 남았다. "안 되겠다. 갔다 와서 된장 끓이자, 아마 나 올 때까지 자겠지..." 얼른 세수하고 급하게 지전거 타고 씽씽 달려서 성당으로,
갈매못 방문 열고 들어 가니 모두들 앉아서 빵을 먹고 있다 휴우, 숨을 몰아 쉬고 앉자마자 총무 까리따스 자매님이 타 준 커피랑 빵을 준다. 아침도 안 먹어 배고픈 김에 얼른 한 조각 입에 넣고 또 한 조각 집어 드는데 회합 시작 시간이다. 다 마시지 못한 커피도 빵도 치우고 로사리오 기도 시작.... 순서에 의한 활동 보고 시간, 그런데 아뿔사 래지오 수첩을 놓고 왔다. 그래도 화요일 암센타 봉사 일정이 적혀있는 메모장이 있어 환자 돌봄은 제대로 보고하고 다른 것들은 생각 나는대로 읊었다.ㅎㅎ 수요일 주보 접기, 교본 읽은 것, 성모성월 기도 참여, 좀 많다. 늘 이렇게 하면 좋을 텐데... 내 보고가 끝나자 노 로사 자매님이 " 신 예비 단원인데 활동을 많이 하셔서..." 하고 웃는다. '래지오' 설립자 프랭크 더프를 위한 기도문을 마지막으로 회합이 끝나고 22일 정선 오일장으로 친목 여행을 가는 문제에 대한 의견들 나누고 헤어져 다시 자전거로 씽씽 달려서 집으로,
집에 오자마자 부엌으로 달려 가 된장을 끓이고 상추를 송송 썰고 새우젓이랑 깻잎이랑 남편이 좋아하는 것 다 꺼내서 상 차려놓고 남편한테 가 보니 한밤중이다. "빨리 일어나, 지금이 몇 신데 여태 자냐...부시시 눈 뜬 남편, "당신 오늘은 어디 가?" "나 벌써 래지오 갔다 끝나고 왔어," "응~ 그랬어? 근데 지금 몇 시나 됐어?" "지금 1시여." "엉? 벌써?" 남편이랑 밥 먹고, 설겆이 하고 인삼 몇 뿌리 오크 솥단지에 안쳐놓고 하다보니 시계가 두 시가 훨씬 넘었다. 큰일 났다. 피부과 예약이 세 신데... 30분 늦겠다고 전화를 하고 후다닥 양치질 하고 다시 자전거 타고 롯데로 달려갔다. 오래전부터 남펀한테 잔소리 들었던 검버섯 지우려고,
남편 먹을 된장을 끓이면서, 그 사이사이 부지런하게 몸을 놀리면서 집안 일을 하는 내가 갑자기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고 슬픈 일 많아 하루에도 몇 번씩 눈물 삼키지만, 그래도 내게 주어 진 일에 열심을 다하고 좋은 일 보면 많이 좋아하고, 그런 나를 향한 사랑을 느껴 본다. 여태 단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내사랑, 너가 아닌 내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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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줄리아의 집 원문보기 글쓴이: 줄리아
첫댓글 바쁘게 사는 하루가 부럽습니다. 봉사하러가랴, 남편 식사 준비하랴, 모든것이 자매님 손으로 해결해야 되는거네요. 중이 제머리 못 깎는 다는 말이 있듯이 남의 손을 빌려야 하는일들이 너무너무 많지요. 그런데 그 고마움을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나도 그중 하나 인걸요. 좋은 얘기 잘 듣고 갑니다. 감사 해요.
내가 나를 사랑해야 남도 그사랑을 안다고 하더라고요. 그 훌륭하십에를 보냅니다. 짝짝짝
씽씽 자전거 타고.... !!! 삽화 한 부분을 보는듯 ....멋진 모습이 상상이 됩니다.^^
즐거운 일상이 영상처럼 보이네요 언니 넘 좋아보여요.
행복한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요 부끄럽습니다. 바쁘다는 핑게로 레지오 잊은지 3년이네요
사진은 직접뵈는듯 좋아요,세례성사후 새로운 삶의 냄새가 솔솔납니다 .행복하세요.
하는일이 많이 빠졌네요 월요일은, 화요일은, 수요일은, ....등등 바빠도 늘여유로운 모습 참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홧팅
오따줄리아님! 새로운 삶의모습 그 연세에 자전거 타고 싱싱 지금 몇 가지일을 하고 계신지,,,열심히 영성생활,봉사 활동 아름답고 느끼며 제자신은 부끄러움을 느낌니다,,,활기차게 살아가시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며 건강도 사랑으로 돌보시길 바래요,,,,사랑합니다,,
한폭의 수채화 같은 이야기네요. 아름답다는 생각만 드네요.^^
여태 단 한번도 생각하지 않아던 내사랑, 너가 아니 내사랑,.... ^^
엄마들은 본인은 생각지 않고 주위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챙기지요. 이제 정말 나를 되돌아보면서 남은 사랑을 흠뻑 쏟아도 괜찮을듯 싶네요. 바쁘게 사시는 삶! 건강도 늘 챙기셔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