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대체 레포트.
(파 이 란)
미디어 영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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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주 명
중간고사 대체 레포트가 시나리오 분석이라는 말을 듣고 내심 기뻤다. 왠지 흥미롭고 재미있을꺼 같았기 때문이였다. 영화를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는 내게 영화 시나리오는 나에게 최고의 선물이 아니였을까... 책보면서 상상하기 좋아하는 나에게는 영화 시나리오는 그야말로 정밀한 스케치같은 책이 아닐까...
레포트로 영화를 두편 골랐다. “아는여자”와 “파이란” 두 개 중에 무얼할까 생각하다가 마침 까페에 감사하게도 파이란의 시나리오가 있길래 파이란으로 결정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또다시 10번 넘게 보았단 영상의 감동이 머릿속으로 그려졌다.
파이란의 줄거리는 대략 이러하다.
강재(최민식)는 인천 뒷골목을 전전하며 사는 3류 건달이다. 쓸데없는 공갈을 일삼고, 돈이 생기면 오락실을 방황하며 인형뽑기에 열중한다. 제대로 된 건달로 살기에는 독기가 부족한 그는 배를 한 척 사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유일한 꿈이다. 그와 같이 건달생활을 시작한 친구 용식은 어느새 조직의 보스가 되어 있지만, 강재는 새파란 후배들에게도 무시당하기 일쑤이다.
어느 비 오는 날, 용식과 술을 마시다가 강재는 용식이 다른 조직의 일원을 살해하는 광경을 목격한다. 자신도 모르게 살인을 저지른 용식은 강재에게 자기 대신 감옥에 들어간다면 배를 사주겠다고 제안한다. 고민 끝에 제안을 받아들인 강재에게 갑작스런 소식이 날아든다. 아내가 죽었으니 와서 장례를 치르라는 것이다. 그녀는 강재가 돈을 받고 서류상으로 위장결혼을 해준 조선족 처녀 파이란(장백지)이었다.
강재는 결혼을 주선한 후배와 함께 파이란의 장례를 치르러 떠나는 기차 속에서 그녀가 남긴 편지를 읽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친절하신 분이라며 고맙다고 거듭 말하는 그녀의 글은 강재의 마음을 움직이고, 이후 알게 된 그녀의 행적들은 결국 그를 통곡하게 만든다. 장례를 치르고 돌아온 강재는 귀향을 결심하고 용식을 찾아가 그의 제안을 거절한다. 짐을 싸던 중 우연히 후배의 비디오에서 바닷가를 거니는 파이란의 모습을 발견하고 회한에 잠긴 그의 목에 누군가의 밧줄이 걸리면서 강재는 그대로 숨을 거둔다
핵심인물로는 강재, 경수. 강백란. 용식. 이 네명이 등장한다.
강재는 별 볼일 없는 조직의 별볼일 없는 조직원 일 뿐이다. 고등학생들에게 포르노 비디오를 빌려주다가 걸려 구치소에나 가는 지금 조직의 보스랑 친구로써 이 조직을 다져 왔지만 지금은 후배들에게도 무시 당하며 그저 오늘을 살기에도 힘든 나이만 많은 한심하고 갑갑한 인생으로 등장한다.
경수는 강재의 후배로 나온다. 영화를 좋아하고 언젠가는 끝내주는 포르노를 찍고 싶다는 꿈있는 양아치로 캐릭터가 잡혔다. 남들은 다 무시하는 강재를 경수는 겉보기에는 싫어하고 귀찮아 하지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중에서는 가장 강재를 이해하고 보살펴 주는 진심어린 동생으로 등장한다. 강재와 파이란을 이어주는 역할이기도 하며 이영화에서 큰사건의 키워드가 되기도 한다.
이영화의 제목이자 주인공 같지 않은 주인공으로 별 출연은 없으나 너무나 엄청난 큰 인물을 맡고 있다. 중국에서 단 하나뿐인 친척을 믿고 온 한국에 그 친척들은 1년전 캐나다로 이민을 가고 만다. 타지에서 순식간에 외톨이가 되어버린 파이란은 어떻게든 한국에서 돈을 벌려고 가짜결혼이라는 구실로 한국에 체류하게 된다. 그 가짜결혼에서의 남편이 바로 양아치 강재이다. 그러나 그녀는 이러한 강재를 마음속으로 연민하게 되며 아끼게 된다.
마지막으로 용식. 강재의 친구로써 또한 조직의 보스이기 때문에 강재를 손아래 둔다. 성격 급하고 더러우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사람까지 팔어먹는. 말그대로 우리가 아는 양아치 중에 상 양아치로 등장하게 된다. 영화스토리중 강재에게 큰 짐을 던져주고 만다.
이러한 각각의 개성있는 너무나 뚜렷한 주요캐릭터가 잡히는 순간 시나리오의 그림은 점점더 자세히 그려진다. 영화의 대략의 베이스가 있다면 캐릭터를 잡고 이제 작가가 자신의 머릿속에만 있는 시간과 공간을 글로 표현했다. 라는게 내가 시나리오를 끝까지 읽어보고 느낀점이다. 첫 오프닝부터...공간에 대한 자세한 묘사와 시간에 까지 치밀한 계획성이 확연히 보인다. 그리고 캐릭터에 맞는 성격과 대사들...용식앞에서는 기도 못피는 강재의 어리숙한 대사들..용식이 다른조직원들과의 마찰에서나 후배들을 교육시킬때의 혹독하며 가혹한 대사들. 경수의 깐죽거리며 강재를 놀리는 듯한 말투지만 그 속에서 깊은 신뢰와 우정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대사. 별 말은 없고 중국어로 말씀하시는 우리 파이란 양의 한번도 본적 없지만 강재를 진심으로 아끼고 고마워 하는 그런 독백들. 이 영하에서는 꾸밈없이 자기자신에게 캐릭터 자신에게 솔직한 성격들 때문에 가식없는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오며 이 영화 또한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지 않았을까...??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은 혼자라고 생각하며 날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없을꺼라고 생각을 한다. 나또한 그랬으니까. 그러나 이 파이란의 영화에선 한번도 본적 없고 서로 이용만 한 사이에서 한쪽이 일방적으로 다른 한쪽을 남몰래 아끼고 사랑하며 흠모했었다는 것을 다른 한쪽이 알았을때에 발견하는 자아 정체성. 강재는 그것을 발견하고서 용식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고 고향으로 내려간다고 말을 하지 않았을까. 파이란의 감독은 사회 이슈로 떠오르는 가짜결혼의 문제를 사람들의 다른 문제로 풀어놓지 않았을까 라는 결정을 감히 나혼자 내려본다.
영화를 보고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영화에서 놓쳤던 많은 것들이 다시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파이란이 돈이 없어서 100원이 비키니 옷장 안에 들어 갔을 때 그걸 찾으려고 용쓰던 모습들. 파이란이 자신의 칫솔을 사면서 함께산 면도기와 면도크림...등등 여러 영상들이 a하나하나 다 이유가 있었고 무엇을 말을 하는건지...영화를 보면서는 그저 짧은 순간의 영상일 뿐이였지만 이렇게 글로 보니 이 시나리오를 쓴 작가가 이영화에 보여주고 싶었던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고 생각이 든다. 이러한 것들을 짧은 영상으로 담아내는 것도 영화감독의 몫이랴...영화작업이란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레포트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