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모 주교의 명상 칼럼] 화를 다루는 방법 (1) 내 맘속 감정부터 살펴보라
화가 날 때 무조건 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화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 /셔터스톡
사회 구조와 인간과계가 복잡해지고, 디지털 문명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고, 욱 하고 화를 내는 감정에 더 취약해지는 것 같다.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 가끔은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화에 대한 감정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다음의 안내에 따라 명상을 해보라.
눈을 감고 고요한 마음으로 심호흡을 한다.
무척 화가 나는 어떤 한 사건을 떠올려 보라.
한참을 그 사건에 머물러 있어 보라.
점점 더 화가 나는 감정에 사로잡히는가, 아니면 화나는 감정이 조금씩 가라앉는가?
만일 점점 더 화나는 감정에 사로잡히면 심호흡을 하면서 화나는 감정을 바라보라.
그리고 그 사건에 왜 그렇게 화가 나는지 당신의 마음을 살펴보라.
그 사건이 과연 그렇게 화날만한 일인가?
사건 자체보다는 그 사건을 바라보는 당신의 생각과 그 사건에 반응하는 당신의 태도에 좀 더 큰 원인이 있지는 않은가?
진지하게 살펴보라.
그가 만일 당신을 위선자라고 비난했다면,
그건 그의 생각일 뿐이지,
그가 당신을 위선자라고 말했다 해서 당신이 위선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의 말에 당신이 화가 나서
그 화의 감정이 당신의 온 몸의 세포를 괴롭히고 있는 것을 바라보라.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서 각종 질병에 취약해지는 것도 상상 속에서 바라보라.
화나는 사건을 경험할 때 화를 내야 할까, 아니면 참아야 할까?
화의 본질에 대해서 깊히 생각해 보라.
살다보면 화나는 일이 참 많다.
그럴 때 화를 내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참는 것이 좋을지 갈등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다
성격이 참으로 부드럽고 내성적인 어떤 친구가 있었다. 그는 화나는 일이 있어도 좀처럼 화를 내지 않고 꾹꾹 눌러 참는 성격의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전에 그가 화를 내는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오랜만에 만난 그 친구가 사소한 일로 화를 내는 것을 보고 나는 적잖이 놀랐다. 그 후에 지켜보니 그는 화를 자주 냈고, 나는 ‘사람이 변해도 저렇게 변할 수 있나’ 라고 생각하며 의아해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내가 오래 만나지 못한 사이에 그는 암에 걸려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어느 날 누군가가 그에게 그가 너무 화를 내지 못하고 참기만 해서 암에 걸렸을 것이라고 말한 모양이다.
그래서 그 친구는 암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하여 화를 내기 시작했고, 그만 화를 잘 내는 습관으로 굳어진 모양이다.
그런데 화를 참으면 과연 암에 걸릴 가능성이 많아질까?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 화를 내지 않고 참는 일만으로 암에 걸린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화를 억누르는 것은 암의 발생에 한 요인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화를 너무 억누르면 심한 스트레스가 되어 온 몸의 세포를 괴롭히게 된다. 반복하여 괴롭힘을 당한 세포가 면역력을 잃고 암세포로 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학적으로 이미 상식이 된 지 오래이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정신과 의사와 심리치료사들은 화를 너무 참지 말고 화난 감정을 표현하라고 권하는 것이 사실이다. (계속)
글 | 윤종모 주교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