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대, 아니 이제는 경북대학교 상주캠퍼스에 10년 만에 강의를 나가게 되었다.
위탁교육생으로 농민후계자들인데 이제는 강의를 상주서 하지 않고 지역 가까운 곳에서 한다.
해서 영주와 봉화의 위탁생들과 영주 폴리텍대학까지 가서 강의를 하는데 집에서의 거리가 물경140km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봉화 학생들이 영주까지 와서 듣는 것.
아니면 격주로 매주 20km는 더 왕복을 해야했을텐데...
다음 주가 추석이라서 자동 휴강이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영주 과대표와 봉화의 여자 수강생이 잡는다.
농사를 지은 것이라며 쌀봉지를 내민다.
컴컴한데서 그냥 먼저 잘 먹겠다는 인사만 하고 받아서 왔다.
집에 와서 보니 각각 4kg과 5kg 짜리 햅쌀로 상표를 붙여서 파는 상품이었다.
아침에는 햅쌀로 밥을 해먹어보자고 했다.
전에 화동서 작은 엄마가 우리 주라고 했던 콩을 불려서 얹고...
밥이 참 맛있었다.
그 옛날에도 농산물을 많이 받아보았었는데, 그땐 주로 과일 따위였었던 기억이 난다.
쌀을 받아보니 감회가 다르다.
학기말이면 학생들이 성적을 문의하며 한번씩 찾아온다.
거의가 빈손으로 오지만 가끔씩 손에 뭘 들고 오는 학생들도 있다.
지난 학기 때도 학생이 무슨 돈이 있어서 헤네시를 들고 왔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는 성적이 나가기 전이어서 받으면 대가성이 있다며 안 받았다.
그런데 이번 쌀은 다른 것 같다.
그야말로 속수(束脩)의 예를 받는 것 같아 뿌듯하다.
그래서 밥이 더 달게 느껴졌는지도 모를 일이다.
먼 강의길 마음 가뿐하게 들어주는 작은 선물에 고맙기 이를데 없다.
첫댓글 맞아.이런이 정말 고맙게 느껴지는 이지.자기가 애써 가꾼 것, 상대가 좋아할 건 뭘까, 를 고민한 들...을 하려면 적어도 그 정도는 고민을 하고 해야 받는 이의 감사도 배가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