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종무 기자 = 20대 국회 개원과 함께 불고 있는 개헌 바람과 관련 '적기'라는 의견과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내 당권, 대권 주자들도 개헌과 관련해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야권에 비해 뚜렷한 대선 주자가 적은 새누리당 내에서는 대체로 '이원집정부제'를 지지하는 이들이 눈에 띈다. 대통령이 외교·안보 등 '외치(外治)'에 집중하는 대신 국무총리가 '내치(內治)'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이원집정부제'를 지지하는 이유는 지금과 같은 승자독식의 '올 오아 나씽(All or Nothing)' 게임으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을 찾을 수 없다는 데서 기인한다.
결국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빗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이미 확인된 만큼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나눠갖자는 것이다.
당내 대표적인 대권 주자인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10월 중국 순방 당시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 개헌도 검토해야 한다"며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지지한 바 있다.
여권 내 잠룡 중 한 명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마찬가지다.
남 지사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대통령이 아주 큰 미래, 외교, 안보 이런쪽을 생각하고 내치는 되도록이면 정치권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의 권한을 나누는 분권형 대통령제가 제격"이라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대통령 직선제를 유지하면서 내각제 요소를 가미한 '대통령 직선 내각제'를 선호하는 입장이다.
반면 유승민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지지하는 모습이다.
4년 중임제는 대통령제를 유지하되 대통령의 임기를 5년 단 한 번에 그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 4년으로 정하고 2번까지(8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제에 익숙한 우리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식이다.
오는 8월 9일 열리는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권 후보로 거론되는 의원들도 개헌과 관련해선 의견을 달리한다.
친박(親박근혜)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은 그동안 국민 다수가 선호한다는 이유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지지해 왔다. 다만 현재 정치권에 불고 있는 개헌 논의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여권 내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이주영 의원은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한다.
이 의원은 최근 국가전략포럼 주체로 열린 '개헌, 우리시대의 과제 간담회' 축사에서 "차기 대선까지 약 1년 6개월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며 "이 시기에 개헌을 추진해 신속하게 국민투표까지 한다면 개헌 역사를 이뤄낼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었다.
지난해 11월 이원집정부제 개헌론을 제기했던 홍문종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개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면 정치가 올스톱"이라며 개헌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
'호남 대표론'을 내세우며 전대 출마를 선언한 이정현 의원은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호하지만 아직은 개헌보다는 경제활성화와 개혁, 혁신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박계 대표주인 정병국 의원은 정치의 패러다임을 바꿀 방법은 개헌임을 강조하면서 대통령 중심제 보다는 의원내각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정치권의 개헌 논의와 관련 "범국민적 공론과정을 거치지 않은 여의도만의 개헌논의는 별 의미가 없다"며 개헌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