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평택미군기지 확장 저지를 위한 7.10평화대행진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소로 이동하던 민주노동당 최규엽 최고위원을 별다른 이유도 없이 폭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11일 오전 <민중의소리>는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H병원에 입원중인 최규엽 최고위원을 직접 찾아가 사건 당시의 정황과 현재 심경을 들어보았다.
병실에 누워있던 최규엽 최고위원은 오른쪽 눈 부위가 피멍과 함께 심하게 부어 올라 있었으며, 경찰의 주먹에 눈 주위를 맞았음에도 가격 당시의 충격으로 인해 4번째 치아의 안쪽이 부분적으로 떨어져나가 있는 상태였다. 최규엽 최고위원은 눈 주위의 멍과 부기로 인해 오른쪽 눈을 제대로 깜빡거릴 수 없다고 호소했다.
△경찰에 폭행당한 최규엽 최고위원. 눈 주위에 타박상과 치아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상처를 입었다. ⓒ민중의소리
최규엽 최고위원이 전한 바에 의하면, 10일 오후 2시경 민주노동당 광주전남 당원들과 함께 행사장소인 대추분교를 향해 이동하던 중 경찰병력이 당원들이 들고 있던 나무깃발을 문제 삼아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졌으나 양측의 원만한 협의 하에 계속 행사장소로 이동을 했다.
당일 경찰병력들은 평택 시내에서 대추리 방면으로의 차량 진입을 통제, 대추리 입구에 차량을 주차시키고 2킬로미터 이상을 걸어가야 행사 장소인 대추분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최규엽 최고위원 일행이 대추분교에 거의 다다랐을 즈음, 100X 중대 경찰병력이 깃대를 다시 문제 삼아 광주전남 당원들과 마찰이 벌어졌다. 당시 최규엽 최고위원은 구두와 정장바지, 셔츠를 입고 한 손에는 책 보따리를, 다른 한손에는 깃대 1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 한 명이 최규엽 최고위원이 들고 있던 깃대를 낚아챘고, 최규엽 최고위원은 이에 항의를 했다. 사건은 이때 발생했다.
최규엽 최고위원이 깃대를 낚아챈 경찰에게 항의를 하자, 그 경찰이 갑작스럽게 주먹을 날린 것. 급작스럽게 일어난 일에 화가 나 아픔조차 잊었었다는 최규엽 최고위원은 해당 경찰에게 사죄를 요구하고 경찰 간부에게도 항의했다.
최규엽 최고위원이 경찰에게 항의를 한 시간은 대략 30분에서 한 시간 가량. 최규엽 최고위원의 거센 항의에 폭력을 행사한 해당 전경은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려했으나, 경찰 간부가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경찰을 일으켜 세워 경찰대오들 사이로 이동시켰다.
경찰에 폭행을 당한 최규엽 최고위원은 점점 눈 부위가 부어오르고 치아 사이에서 피가 계속 나자, 행사장 의료도우미들에게 긴급치료를 받은 후 10일 저녁 9시경 병원에 입원을 했다.
해당 병원의 관계자는 "환자 상태는 소위 말하는 타박상으로 보면 되는데, 주먹으로 한 방을 맞았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상태"라며 "진통제 치료와 부기를 가라앉히는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깨진 치아와 관련해서는 11일 오후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최규엽 최고위원은 "뉴스를 보고 7.10평화대행진 본행사가 끝나고 행진을 하던 참가자들에게 경찰이 무차별 폭행을 가한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본인이 당한 폭행은 행사에 참가해서도 아니고 행진을 한 것도 아닌, 단지 본행사가 열리고 있던 대추분교로 걸어가고 있던 와중에 당한 사건이기에 더욱 화가 난다"며 현재의 심경을 전했다.
최규엽 최고위원은 또 "(얼굴상처로 인해) 정치인으로서 활동을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젊은 경찰들이 무자비한 폭행을 어른에게까지 하는 정황이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 최규엽 최고위원의 나이는 53세로, 20대 초반의 경찰들과는 두 배 이상의 나이 차가 난다. 소위 '자식뻘' 되는 경찰들에게 맞은 셈.
한편, 민주노동당은 최규엽 최고위원 폭행사건과 관련 "경찰청장의 공식사과와 현장책임자의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11일 오전 민주노동당은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최규엽 최고위원에 대한 폭행을 사과하려는 전경을 지휘관이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데려가는 등 지휘관들이 앞장서서 폭력을 독려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당 지도부는 금번 최규엽 최고위원에 대한 경찰의 폭행사건을 묵과할 수 없다"고 경찰의 폭행에 강하게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