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 트랙킹 2 2018/05/28-29 명대 성벽 및 서안 시내 트랙킹-화산 (북-동-남-서봉) 트랙킹을 숨을 고르면서 남문으로 명대 성벽을 오릅니다. 중국의 경구라고 이름이 붙은 관광지의 입장료는 언급하기 싫을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아직도 서민들에게는 관광이 사치로 보이기에 정부에서 서민에 관련된 물가만 싸게 한다고 합니다. 예컨데 시내버스는 1-2위안이면 이용할 수 있고 시장이나 식당의 식사대 또한 값이 매우 쌉니다. 명대 성벽은 당나라 때 장안 황성(长安皇城)으로 축조했던 성벽이 원조지만당나라 말기에 장안 황성 대부분이 파괴되면서 수도를 뤄양으로 옮겼고, 1374년 명나라가 방어 체계를 구축할 목적으로 새로이 성벽을 쌓았다고 합니다. 서안시가 1983년부터 무려 20년에 걸쳐서 명나라 때의 성벽을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높이 12m, 폭 15m, 총 길이 13.7km에 달하는 성벽으로, 총 98개의 성루가 성벽을 따라 이어집니다. 그 성벽 위를 걸어 갑니다. 성벽 바깥 쪽 아래 바닥에는 적의 침입을 막는 해자가 파여있고 시민을 위한 공원이 조성되어 여유로운 이들이 연주하는 악기 소리가 성벽위로 간간이 올라 옵니다. 동서남북으로 각각 성문이 하나씩 있었는데, 그 중에서 서문(안정문(安定门, 안딩먼)은 고대 실크로드로 가는 길목이라서 중요시되었고, 싸움이 잦았던 북문(안원문(安远门, 안위안먼)은 도성을 수호하는데 매우 중요했답니다. 자전거나 전동차로 성벽을 돌 수 있으나 도보를 고집한 덕분에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북문으로 내립니다.
성벽 오르기 전에 만난 거리의 이발사는 우리의 어린 시절의 시골 장터의 추억으로 되돌립니다. 고무신 떼우는 짙은 고무 냄새가 풍기는 시골 옛 우리 선인들의 삶이 그리워집니다.
남문 입구입니다.
성곽 주변의 고풍스런 건축물도 볼거리입니다.
공원 곳곳을 음악으로 장식하는 거리의 악사들의 연주가 명쾌합니다.
성곽 위를 걷는 스님을 따라갑니다. 널따란 대로입니다.
복원공사인듯 합니다.
성곽 주변에는 티벳 형 사원도 보입니다.
악기 장인의 조각이 섬세합니다.
길거리 점심을 맛있게 먹습니다. 밥에 온갖 채소와 소스를 얹고 국물과 삶은 계란 까지 한 알이지만 우리 돈 400원 정도에 배불리 먹습니다. 낮은 걸상에 앉아 오 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거리의 풍경에 동화되는 즐거움이 맛을 더해 줍니다.
비림 박물관 앞에만 서성이다 돌아 섭니다.
더위에 지친 몸이 찬 캔맥 한잔에 식습니다. 하루 시내 쏘다니기 마무리입니다.
KC에서 제공하는 저녁 특식은 다음 날 트랙킹을 할 기를 충전하기에 충분할 만큼 기름집니다. 하루 종일 다리에 의존한 몸을 숙면에 맡기면 아침이 금방 다가 옵니다. 오늘은 중국 5대 명산인 오악(五岳 : 동억-태산, 서악-화산, 남악-형산, 북악-항산, 중악-숭산) 중 하나인 화산으로 갑니다. 최고 해발이 2,160m에 불과하지만 산이 평원에 수직으로 우뚝 솟아 있으며, 화강암으로 이뤄진 5개의 기이한 봉우리(동-조양봉, 남-낙안봉, 서-연화봉, 북-운대봉, 중-옥녀봉)를 위에서 바라보면 활짝 핀 연꽃처럼 생겼다고 합니다. 예부터 도교의 명산이고 무협 소설에도 자주 등장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곳곳에 무협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여 촬영하는 사진사들이 자주 눈에 띕니다. 산이 험해서 오르기가 쉽지 않으나 우리는 북봉 케이블 카를 타고 산행을 시작 합니다. 참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올라 곳곳이 정체가 심합니다.
중국인들이 만든 탐방로는 주로 돌 계단으로 가져온 돌도 있지만 자연석 그대로에 계단을 새긴 게 특이합니다. 케이블카를 내려서도 북봉까지 가파른 계단을 오르 는데 아래로 펼쳐지는 산세와 골짜기와 마을 풍경이 참 장관입니다. 그리고 바위 능선에 자리한 식당이나 사찰은 신비입니다.
깎아지른 벼랑으로 난 계단 길은 아슬아슬합니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중국인들의 자물쇠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관습이 아닐까요.
화산 북봉 주변입니다.
암릉 위의 잔공도는 보는 이의 눈을 어지럽게 합니다.
수직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이 나무 등걸에 매달린 매미 같습니다.
동봉의 정상에 섭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북에서 동, 남, 서봉으로 진행하고 중봉은 빠트린다고 합니다. 우리도 시간에 쫓기어 중봉을 아쉽게도 오르지 못하고 가장 보편적인 탐방을 합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참 많습니다. 중국을 보면 인구도 하나의 큰 자산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남봉이 많은 사람들을 품고 있습니다.
남봉위의 천지에는 물이 가득 고여 정상의 사람들의 그림을 담습니다.
서봉으로 가는 능선도 사람들이 빼곡합니다.
북동남서 네 봉우리의 정상인 서봉에서 그들에 둘러 싸인 중봉을 상상해 봅니다. 네 봉우리의 호위를 받는 봉우리는 중앙탑이 되어 있으리니 화산의 모양이 연꽃상이 아닐까 합니다. 서봉에서 올라온길을 되돌아 가 케이블 카를 타고 하산합니다.
서봉의 케이블 카는 비싸지만, 급경사오 함께 봉우리를 두개 넘는 짜릿함을 선사합니다.
하루 종일 오르내린 화산을 내려 옵니다. 새미 트랙킹으로 급하게 한바퀴를 돌아 온 화산이지만 온갖 얼굴을 우리에게 아낌없이 준 산입니다. 그게 화산이 가진 매력이 아닌가 합니다. 화산을 돌면서 스쳐가는 인연들은 헤일 수 없이 많지만 작은 인연들이 무의식 중에 자연의 작용으로 화하여 다툼도 반목도 없는 순수가 지구를 감쌌으면 해 봅니다.
서안에 돌아오니 고루 위로 반달이 차창을 비춥니다. 화산의 하루가 깊어 갑니다.
화산의 능선따라 연잎끝 한바퀴를 숨죽여 걸으면서 만가지의 화산 얼굴 만나고 헤어지면서 하루해가 저물고. 2018/06/30 경북 문경 아침도시의 산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