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일생을 좌지우지 할수 있는... -_- 날...!!!
저도 5년전 그날을 아직 잊지 못한답니다.
제가 시험 볼곳은 초,중,고등학교가 나란히 붙은 곳이었져.
물론 세군데 모두 시험장이었고, 전 오른쪽 제일끝에서 시험을 봐야했
지요... 전날 답사 가서 잘좀 살펴볼껄, 그냥 슝~ 둘러보고 집으로 갔
지요. 운명의 시험날,,, 무심코 앞에가는 여학생을 따라서 가운데 학교
로 들어가 버렸답니다...ㅠ.ㅠ -가운데 학교는 남자만 시험봤음..-
앞의 여학생은 자기가 잘못들어온걸 알자마자 당당히 돌아 나갔지만,
전 몰랐거든요.. 신발을 갈아신을때야 잘못들어왔다는걸 알았지만,
도저히 돌아서는 못나가겠고, 막막하더군요...
구석에 숨어서 고민만 하는데... 어휴 ===3
시간은 점점 가서 입실 10분전인데... 눈앞이 깜깜해 지더군요.
암튼.. 한참을 망설이다 담을 넘어서 -_-;;; 시험장으로 갔었었죠..
엄마는 내가 잘못들어간건 봤는데 도로 나오는게 안보여서 부들부들 떨
면서 교문밖에서 기다리시고...
거기다.. 정말 중요한 날인데.. 왜그렇게 긴장이 안되던지..
모의고사때도 안남던 시간이 기본 30분씩은 남는데..
문제를 다시 풀고, 마킹확인하고.. 수험표에 답 옮겨적고.. 잠까지 잤죠
뭐.. 그덕분인지.. 수능이 파악~~ 떨어져서..
밤에 몰래 우는데, 어떻게 부모님이 아셨는지.. 나한테는 차마 못오시고
두분이서 같이 우셨다는 얘길 하시더라구요..
지금 생각하면 웃기기도 한 기억이지만, 그땐 얼마나 눈앞이 깜깜해지던
지..이궁..
이번에 수능 보시는 분은 다들 자알~~~ 보시길 바래요.
대한민국 수험생 홧팅~~~!!!!
--------------------- [원본 메세지] ---------------------
내일이 드뎌 수능이다...
벌써 2년이 지난 일이지만 아직도 난 2000학년도 수능을 상세하게 기억한다.
11월14일. 역사적 수능날
그 전날 예비소집일이 있었다
왕십리에 있는 무학여고가 내 시험장이었다
우리반 친구들 54명중 52명은 광장중학교가 시험장이었는데
나랑 다른 아이 단 둘만 떨어져서 보게 되었다
괜히 눈물이 났던 기억이 난다
시험전날 '재수없는 일'을 당한 것 같아서...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영어문제집을 폈다
문제를 풀려고 필통을 여니...
1년간 썼던 지우개가..지우개가 없어졌다
원래 물건을 잘 잃어 버리기는 하지만..
그 지우개는..그 지우개는..일년 내내 입시를 준비하는 나와 함께였는데..
이 두가지의 일로 나는 몹시도 불안해졌다
결국 새벽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신경이 곤두서서,
시계 초침소리가 너무나 신경쓰여서,
집안에 있는 시계를 모두 현관밖으로 내놓았다
덕분에 온 식구가 잠에서 깨고, 잠에서 깬 내동생,
"시험은 언니 혼자 보냐? 유난좀 그만떨어!"하며
짜증을 냈던 기억이...아직도 생생하다
드디어 날이 밝고 엄마와 시험장으로 향했다
나중에 엄마한테 들은 얘긴데, 차 안에서 나는 의자에 등한번 기대지 않고
군인처럼 딱 각잡고 잔뜩 굳은 자세로 앉아 있었단다
시험장에 내려, 후배들이 주는 녹차 한잔을 엄마에게 고스란히 드리고
언제나 처럼, 3살때부터 등교하던 습관대로,
엄마를 안고 손을 흔들며 '안녕~'하고 작별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정문을 통과해서 시험장으로 향했다
정문에서 시험장으로 나 있는 그길이 어찌나 멀어 보이던지...
운동장 중간쯤 고개를 돌려 정문을 보았더니,
엄마는 마치 액자속의 그림처럼 가만히 정지한 동작으로
나를 애처롭게 바라보고 계셨다
그때...
정말로...정말로...
시험을 잘 보고싶다는...생각...
했었던 것 같다
일년 내내 공부하면서 하지 않았던 생각인데...
그저, 아무'대학'이면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매년 뉴스에 나오는, 서울대 합격자 발표장에
부모님과 학생이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떠오르고
내가 '실패'한다면, 엄마의 저 표정이
아주 오랜시간 나의 삶을 괴롭히며 쫓아다닐 것 같은 생각..
그 짧은 한순간, 엄마와 눈을 마주친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시험장에 들어가기전 조마조마했다
혹시나 히터 바로 앞이면 어쩌나, 출입문 바로 앞이면 어쩌나,
의자가 너무 작으면 어쩌나, 책상이 불편하면 어쩌나 하고
별것 아닌 일이지만, 이런 요소들이 시험당일 컨디션을 크게 좌우하므로
다행히도 내가 앉을 자리는 가운데 중간 자리였다
1교시 언어영역.
언어영역시험을 보는 내내 고개를 숙이고 나는 웃었다
내가 제일 자신있는 언어영역이 어렵게 나와서
조금만 생각을 하면서 풀면 점수 차이가 많이 벌어질 것 같았기에...
시험종료 5분전, 한 학생이 손을 든다 **여상 교복을 입은 학생이다
답안지를 밀려썼다고..바꿔달라고 한다
원래 종료 10분전부터는 답안지를 바꿀 수 없다
감독관은 시간끝나면 그냥 걷어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하고 답안지를 바꿔주었다
시험종료 방송이 울리고
잠깐 교실 뒤에선 작은 소동이 일었다
아까 그 학생과 감독관이 실갱이를 벌이고 있었다
미처 답안지를 다 작성하지 못한 그 학생, 결국 답안지를 뺏기고,
쉬는 시간 내내 엎드려서 펑펑 울었다
그 한 학생으로 인해 교실의 모든 수험생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다시 시험이 시작되었다
마지막 외국어 영역...대체로 평이한 편이었으므로
마지막 문제까지 다 풀고 시계를 보니 종료 15분전이다
절대 검토를 하지 않는 습관이 있는 나는 멍하게 앉아 있었다
드그러다가 문득 답안지를 보았다
답안지에 마지막으로 마킹된 답이..54번이었다
55번까지인데!!!!!
30번의 답이 빠져있었다
예전에 연합고사 볼때도, '가사'과목을 완전 밀려 써서 완전 *되었었는데..
그때는 보고도 그냥 지나갔다
어차피 합격만 하면 되는데...겨우 10문젠데하며
그러나...이건 수능이다
손을 번쩍 들었다
얼굴이 백지장 같아진 나에게 감독관이 다가온다...
'선생님..저...답안지 밀려 썼나봐요'
울먹울먹하는 나에게 선생님은 답안지를 주신다
'종료 2분전입니다'하시며
대부분이 답을 다 작성하고 대기상태였는지, 나를 주목하기 시작한다
이름-수험번호-답
마킹을 해야하는데, 펜끝이 종이에 닿질 않는다
겨우겨우 종이에 펜을 대면 덜덜 떨려서 제대로 표시도 못했다
시간이 너무 없어서 동그라미를 칠하지도 않고,
그저 점으로 표시해가며 답을 채워나갔다
모든 사람들이 흥미롭게 나를 구경하는 가운데 55번 답을 마킹하고
그순간 종료 방송이 울렸다
그렇게 나의 수능은 끝났다
외국어 영역 답안지를 밀려쓴걸 모르고 내버렸다면...
나는 지금 어디에 있을지, 모르겠다
그냥 매년 이 시기가 되면, 그날이 떠오른다
고3수험생 뒷바라지를 하신 부모님들...그동안 수고 하셨단 말씀 드리고 싶다
울 엄만 그날 운동장 가운데서 문뜩 돌아서서 엄마를 쳐다보던 그 표정이,
마치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송아지 같아서,
자꾸만 그 표정이 생각이 나서, 택시안에서 안절부절하셨다고 한다
엄마들도...정말 못할짓이고, 애들도 그렇고...
수험생 화이팅!
카페 게시글
사람사는 이야기
수능.. 정말 떨리죠.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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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5
01.11.06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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