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789) - 2020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길 도보 대행군 기행록(10)
10. 일요걷기 회원들과 함께 호남에 입성하다(논산 관촉사 – 익산 왕궁 26km)
8월 16일(일), 맑은 날씨에 폭염특보가 발효되다. 아침 6시 반, 숙소 인근의 식당에서 소머리국밥으로 조반을 들고 7시에 은진면사무소 방향으로 출발하였다. 출발 직전에 류재협 전 논산문화원장이 일부러내방하여 논산지역의 옛 도로에 대하여 설명해주어 고맙디. 해군 측에서도 논산지역 백의종군 행로에 대하여 자문을 구하였다는 전문가, 풋개 등에서 하천을 지나 논산중심부로 연결되는 길은 돌다리가 많았고 은진(오늘 걷는) 부근에는 15년 전까지도 멋진 흙길이 많았는데 지금은 포장도로로 바뀌어 옛 정취가 사라졌다며 ‘옛 지도에서 논산을 만나다’는 제목의 자료를 선상규 회장에게 건네준다. 해박한 지식의 상세한 설명에 감사.
논산의 옛 지도
들판과 은진향교 지나 은진면사무소에 이르니 7시 45분, 청사 밖의 정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연무읍 쪽으로 향하였다. 연무읍의 중심부를 지나 나라의 간성을 양성하는 연무대(논산훈련소) 정문에 이르니 9시 반, 서울에서 전세버스 편으로 아침 7시에 출발한 일요걷기 회원들(25명)이 먼저 와서 우리 일행을 반긴다. 걷기에 앞서 연무대 정문 앞의 휴식 공간에서 서울에서부터 준비해온 음료와 빵, 과일 등을 들며 정담을 나누었다.
서울에서 온 회원들과 합류하여 연무데를 출발하는 일행들의 모습
9시 50분에 연무대를 출발, 점심장소인 전라북도 익산시 여산면 방향으로 향하였다. 통행하는 도로는 서울에서 목포로 이어지는 국도1호선의 요충지, 충무공의 백의종군을 비롯하여 역사상 유명 인사들의 발자취가 서린 길이다. 논산시 황화면 거쳐 작은 고개에 이르니 충청남도와 전라북도의 경계다. 경계지점 도착시간은 오전 11시, 서울에서부터 250여km의 거리를 9일간 걸어 호남의 초입에 닿은 것이다.
여산은 시조시인 가람 이병기의 고향, 그의 호를 딴 가람로가 여산까지 이어진다. 서울에서 내려온 여성회원은 이곳이 고향, 모교인 여산고등학교를 지나며 교정을 살피고 돌아온다. 고향은 누구에게나 아련한 추억이 서린 곳, 고향이 좋아 고향이 좋다.
점심장소인 여산면소재지에 도착하니 11시 반, 오랜 역사가 있는 고을인데도 한꺼번에 들어갈 식당이 없다. 본대는 기사 식당, 서울에서 온 일행은 중국음식점으로 나누었다. 오후 출발은 13시, 점심을 들고도 여유가 있어 곳곳에 흩어져 적절하게 보냈다. 오후코스는 아름다운 순례 길로 지정된 여산일대의 소로를 돌아 다시 1번국도, 한 시간여 걸으니 왕궁면에 접어든다. 익산시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는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 익산시는 일부지역이 백제왕도임을 자랑으로 내세운다. 왕궁면에 왕궁저수지가 있다. 약 2km 거리의 왕궁저수지 옆을 지나 서있는 보석박물관이 오늘의 목적지다. 도착시간은 오후 3시, 폭염특보가 발효된 무더운 날씨에 26km를 무사히 걸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걷기 종료 후 보석박물관 공터에서 서울의 걷기회원들이 준비해온 제주특산 막걸리, 솜씨 좋은 회원이 손수 마련한 감자전과 묵무침 등으로 무사완보를 축하하는 즉석파티를 열었다. 즐거운 잔치는 30여분, 서울 팀을 배웅하고 일행은 박물관 근처의 숙소로 향하였다. 여장을 푼 후 잠시 휴식, 6시 반의 저녁식사는 삼겹살정식이다. 저녁을 먹고 돌아오니 서울 팀의 메시지, 도중에 약간 정체가 있었으나 무사히 도착하였습니다. 더위에 조심해서 걸으십시오. 멀리 찾아와 함께 걸은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보석박물관에 도착한 일행의 모습
* 난중일기의 은진, 여산부분은 이렇다.
4월 21일(신사) 맑다. 일찍 떠나 은원(恩院, 은진의 원)에 이르렀는데 김익이 우연히 왔다고 한다. 저녁에 여산 관노의 집에서 잤다. 한밤중에 혼자 앉았노라니 슬프고 아픈 마음을 견딜 수 없다.(난중일기, 인간 이순신을 만나다 중앙books 허경진 옮김에서)
첫댓글 폭염 속에서도 뜻을 꺽지 않으셨군요?
허리춤에 시원한물 챙기시는거 잊지마세요~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