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만에 불을 피워서 고기를 굽기 시작.
오른쪽 아가씨는 우리모임의 귀염둥이 막내로 오빠가 나의 제자이고
수원 아주대의료원에 가정의학 전공의로 근무중이며
여기 의료원장이 내 친한 후배이니 나에게 꼼짝 못한다.
맥주 또 한캔을 들고 어슬렁대며 고기가 익기를 기다린다.
최고 품질의 삼겹살이다. 우리들이 누구인가 하면 먹거리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아닌가.
이런 일에는 전문가들이 있고 괜스레 일을 도운다고 하다가는 그르칠 경우가 많아 나는 오로지 먹는 걸로.
왼쪽의 날씬한 안선생은 예전의 뚱뚱한 안선생이 아니다.
내가 싫어하는 동요는 "아빠 곰은 뚱뚱해, 엄마 곰은 날씬해."
예산에서 정형외과를 개원하고 있는 이 동네의 유지.
고개를 들어 저쪽을 보니까 역시 조림을 한 흔적이 보인다.
언덕 너머 바다가 보이지요.
저 조각은 빠뜨려서 다시 찍었다.
아직도 달은 하늘에 떠 있고
시삽이 낑낑대고 아이스박스에 담아 온 생선 회.
그러니 오늘의 주제는 육(삼겹살과 소시지), 해(생선회와 전복), 공(계란, 이게 좀 약한가?)의 집합이다.
노릿노릿하게 잘 구어진 삼겹살.
이를 안주삼아 또 소주도.
왼쪽은 강동구에서 가정의학 개원하는 노선생.
가운데가 8월에 도미 뉴욕 마운틴 사이나이병원에서 1년간 연수예정인 김선생.
제발 돌아 올때 식구가 둘이 되어도 좋고, 셋이 되어도 좋다.
캔 포도주가 보인다.
가운데가 대구의 산부인과 강선생, 나의 고등 11년 후배이고, 오른쪽이 이비인후과의 박선생.
박선생은 연로하신 처가부모와 애들을 데리고 지심도에서 휴가를 보낸 후 바로 우리팀에 합류하였다.
먹으며 마시며 떠들고 이야기 하며, 이런 근사한 분위기에 온갖 근심 걱정은 사라진다.
부족한 것이 무엇 있으랴!
왼쪽이 신참 정선생, 가운데가 시삽, 오른쪽이 송선생의 짝인 청주 토박이 석선생.
내 옆자리에서 오선생 나에게 물어 결혼에 대한 나의 생각을 말한다.
기피하여야 할 대상은 첫째 마마보이, 둘째 주사있으면 안되고 이는 가정폭력과 그대로 이어지니까
셋째는 척하는 사람, 없는 게 있는 척, 모르는 게 아는 척, 못난게 잘난척.
그리고 마지막으로 심각한 과거(?)가 있는 사람은 피하여야 한다.
잘 진행되던 혼사가 깨어지는 것은 대부분 당사자간의 문제라기 보다는 주변의 분제,
즉 혼수, 집, 지참금등등이다.
따라서 당사자만 좋으면 된다고 이런 것은 어느 정도는 무시하여도 된다.
어느덧 노을이 장관을 연출하고
아니 웬 토끼 한마리가.
80년대에 일본오사까에 학회차 갔을 때
쌍용지사장인 나의 후배가 일차로 스시집, 이차로 간 곳이 바니 클럽, 거기서 본것 같은데.
홍성군 의사회장이 오면서 갖고 온 홍성에서 제일 맛있는 족발과 동치미,
그리고 발렌타인 한 병.
오른의 소폭 제조상궁은 송선생, 능숙한 솜씨로 맥주에 소주를 만다,
최연소가 아직도 20대후반이고 최연장자는 환갑을 훨씬 넘긴 당연히 나.
따라서 건배사는 내가 하고.
우리 모임은 나이 차이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화기애애한 자리이다.
그리고 또 하나 신분이 너무 확실하다.
몇년도, 어느 대학 졸업에, 어디서 전공의 과정이라 하면 특?한 인증이 필요없다.
삽겹살이 끝나고 올라 온 전복
이 별장은 양옆에 바다가 보이는 곳에 위치한다.
마지막 차례인 소시지
이 정도 인원이라면 텐트를 치는게 아니라 집이라도 한채 짓겠다.
드디어 한채를 짓고
맥주, 와인, 소주, 소폭에 위스키까지 모두들 취하여 불콰한 모습들
송선생이 스마트 폰에 연결된 스피커로 신청곡도 받고
이 스피커는 안선생이 여행시 기내 면세로 산 것.
마치 예전의 DJ 같다.
두사람사이의 조그만한 금속 물질이 성능이 꽤나 우수한 스피커이다.
영화 건축학개론에 삽입된 전람회가 부른 "기억의 숩작"을 듣고,
올림픽 개회식에서 폴 매카트니가 노래를 불렀다하여
"Let it be, 그대로 두라"를 시킨다.
소리쟁이, 춤쟁이 박선생의 춤 개인교습도 하고
박선생의 달마중?이란 소리를 들어본다.
자리를 옮겨 모닥물 파티
불피우는 화통도감은 야영생활의 경력이 확실한 강선생.
모닥불가에 둘러앉아 담소와 노래를 부른다.
오선생의 버스커 버스커의 노래 "벚꽃 엔딩"이 감미롭다.
누군가 너무 취해서 앉아 있다.
오늘의 파티는 여러가지 폭죽놀이로 끝내었다.
첫댓글 색다르게들 노네요.... 과음 과식이 좀 문제인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