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몰아 걷기보다 식후 10분씩”…혈당 낮추는 걷기법
공원 산책로를 걷고 있는 중년 여성. 걷기는 특별한 장비 없이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신체활동이다.
식후 30분 이내에 10~15분 정도 가볍게 걷는 것이 식사 후 오르는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루 한 번 30분을 몰아서 운동하기 어렵다면 아침·점심·저녁 식사 후 10분씩 나눠 걷는 것도 혈당 관리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점심을 먹고 곧바로 책상 앞에 앉거나 저녁 식사 후 소파에 눕는 대신 잠깐이라도 걸으면 달라지는 것이 있다. 근육이 움직이면서 혈액 속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식후 혈당 상승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안지현 KMI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내과 전문의)은 “여러 연구에서 식후 걷기나 가벼운 활동이 식사 후 계속 앉아 있는 것보다 식후 혈당 상승을 줄이는 것으로 보고됐다”며 “특히 식후 운동은 식사 전 운동보다 급성 식후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정리된다”고 말했다.
● 식후 걷기, 언제 시작해야 가장 좋을까
식후 걷기는 너무 늦추지 않는 것이 좋다. 안 연구위원은 혈당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는 식후 30분 이내에 가볍게 걷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밥을 먹자마자 숨이 찰 정도로 뛰거나 격한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소화에 부담을 주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걷기 시작해 10~15분 정도 이어가면 된다.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면 처음에는 5분부터 시작해 몸이 적응한 뒤 시간을 늘려도 된다.
속도는 숨이 조금 차지만 대화는 가능한 정도가 적당하다. 혈당 관리를 위해 반드시 긴 시간을 따로 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직장인들이 커피를 들고 횡단보도를 걸어가고 있다. 운동 시간을 따로 내기 어렵더라도 출퇴근이나 이동 중 걷는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신체활동량을 높일 수 있다. 연구위원은 “혈당 관리가 목적이라면 하루 한 번 30분을 몰아서 걷는 것보다 식후마다 10분씩 나눠 걷는 방식이 더 실용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침·점심·저녁 식사 후 각각 10분씩 걸으면 별도의 운동 시간을 내지 않고도 하루 30분을 걸을 수 있다. 무엇보다 식사 후 계속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밥 먹고 걸으면 왜 혈당 상승이 줄어들까
식사를 하면 음식 속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분해돼 혈액으로 들어가면서 혈당이 오른다. 이때 걷기 등으로 근육을 움직이면 포도당이 근육으로 더 잘 들어간다. 여러 연구에서 식사 후 계속 앉아 있는 것보다 걷거나 가볍게 움직이는 것이 식후 혈당 상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당뇨병 전단계나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식후 혈당 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인슐린저항성이 높아진 상태에서는 공복혈당이 크게 나쁘지 않더라도 식사 후 혈당이 크게 오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식후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는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가 반복되면 혈관 내피기능과 산화스트레스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장기적인 심혈관 위험 관리도 중요하다.
안 연구위원은 “식후 걷기는 약물 없이도 바로 실천할 수 있는 혈당 관리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 혈당 낮추겠다고 식사 직후 뛰면 안 되는 이유
식후 운동은 강할수록 좋은 것이 아니다. 혈당을 빨리 낮추겠다고 식사 직후 전력질주를 하거나 무거운 중량을 드는 운동은 권하지 않는다. 혈당 관리가 목적이라면 무리하지 않는 강도로 자주, 꾸준히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인슐린을 사용하거나 인슐린 분비를 직접 자극하는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식후 운동 중 저혈당에 주의해야 한다. 운동 도중 어지럽거나 식은땀이 나고 손이 떨리거나 심한 공복감이 나타나면 즉시 운동을 멈추고 혈당을 확인해야 한다.
관상동맥질환이나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심한 당뇨병성 자율신경병증, 진행된 망막병증, 심한 무릎관절염이 있는 경우에는 운동 강도와 시점을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안 연구위원은 “혈당 관리가 목적이라면 ‘가볍게, 자주, 오래 지속하는’ 방식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 노화설계 | 혈당 관리 돕는 식후 걷기
· 식사 후 30분 이내에 걷기 시작하기
· 한 번에 10~15분 정도 가볍게 걷기
·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5분부터 시작하기
· 숨이 조금 차지만 대화할 수 있는 속도로 걷기
· 30분을 몰아 걷기 어렵다면 식후마다 10분씩 나눠 걷기
· 식사 직후 전력질주나 무거운 중량운동은 피하기
· 당뇨병 치료제를 사용한다면 운동 중 저혈당 증상에 주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