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치 않게 지인의 소개로
한 회사 면접을 보게 되었고
당장 내일부터 출근하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이런 일이 있은지 벌써 일주일 지나 오늘로 이주째 출근입니다.
꼭 일년전 6년간 운영하던 사업체 폐업 부도 정리 수순에 들어 가고 심적으로 경제적으로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엔 이런 상황이 평생 갈거 같았습니다.
아는 분의 도움으로 대리 운전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처음엔 단지 현실을 벗어 나고 싶어 잠이 오지도 않는 밤에 서울 경기 일대를 돌아 다니는 것으로
시간을 소진하고 당장 필요한 때거리라도 해결하자였죠
이 일도 익숙해 지다보니 나만의 루트를 잡게 되고
기기 다루는 것도 손님 대하는 것도 요령이 생기다보니 처음보다 수익도 늘어 났고
어디 가면 불편한 인상은 주지 않는 편한 인상이라 법인 대리를 시작했고
몇몇 고정 고객이 생기다 보니 수익의 안정이 생기고
당장 필요한 것들은 해결이 되더군요.
하지만 열심히 오늘 밤에도 필드를 누비는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제게는 하면 할수록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부담이었어요
낮 밤이 바뀌는 생활이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밤에 하는 일을 순차적으로 줄이며 낮에 할 일을 찾아 다니고
계약직 영업, 학습지 영업 등 찾아 보았지만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 꼭 일년이 지난 2주 전 지인의 소개로 업체를 소개 받았고
이전에 하던 사업 기획과 마케팅 관련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꼭 열흘정도 지난 오늘 밤 ...
내일 전체 직원 회의가 있어 잘려고 했으나 잠이 잘 오질 않네요
그리고 피뎅이를 슬쩍 켜서 몇콜이나 있나 보게 되고
프로그램에 남은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았어요
처음 입사 시 생각에는
투잡으로 더 한 푼이라도 더 벌어 빚 청산하자는 심산이었는데
남의 녹을 받기 시작한 일이고
신규 사업 기획인지라 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더군요.
점점 야근도 늘어 가고 할 일의 양이 꽤나 많더군요.
결국 잠이 오지 않는 이 밤 결정하기에 이르렀네요
잔금 빼고, 나 한명이라도 빨리 제 일을 잡아 나가야
아직 필드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단 한번의 기회라도 더 가겠죠
저 하나 빠진다고 얼마나 기회가 돌아 갈라구요.
단지 마음이 그렇다구요.
퇴근 할 때 버스 정류장 옆에 보면
기기 들고 앉아 부지런히 일찍 나와 대기 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 분들 보니 나는 이 시각까지 나와서 저렇게까지 부지런 하지 못했는데 하는 반성이 되더군요.
필드에서 뵈면 길 알려 주고 요령 알려 주시고
지나치다 마주치면 미소 가득한 눈빛으로 마음을 푸근하게 해 주시던 사장님들
교보타워의 불야성, 덜컹 거리며 쏘달리던 셔틀
한 밤에 허기뿐 아니라 입맛을 달래 주던 잔치국수의 그 맛
독산사거리에서 서울대입구역까지 걸으며 느끼던 밤거리의 풍경
서울 경기 지역 모두 밤의 세계는 저에게 삶의 의지를 알려 주었고
아직 걷고 뛸만한 힘이 남아 있음을 알려 주는 체력 단련장이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결코 잊지 못할 일년의 추억입니다.
하지만 이제 정리하고 낮의 일에 전념하고자 합니다
언젠가 글에 적어 둔거처럼
혹여나 대리 운전 일을 하게 되면
잔돈이라도 받지 않을 여유 단 오천원이라도 더 손에 쥐어 드릴 마음의 여유를
갖고자 합니다.
밤 이슬을 맞으며 고생하시는 모든 기사님들 건승하시고
이루시고자 하는 목표들 꼭 이루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회사 건물 화장실 변기 앞에 써 놓아진 생각할만한 문구 하나
전해 드릴게요
"태만은 느리기 때문에 곧 가난이 따라 잡게 된다'
사장님들 모두 건강하시고 건승하세요
여러분 모두는 제 인생의 스승이고 길잡이고 선의의 경쟁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이네요....새로운 인생 멋있게 장식 하세요..짝짝짝...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