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 감독 역시 포백을 처음부터 버리진 않았다.
☆
☆ ☆ ☆
☆ ☆
☆ ☆ ☆ ☆
이와 같은 시스템으로 원톱은 주로 이동국이 맡았고 박지성, 이천수, 차두리가 윙으로 중용되었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포백이었다. 이영표 송종국은 소속팀에서 포백의 풀백역할을 해왔다쳐도 센터백의 유상철이나 김진규는 당시 중앙 센터백 역할을 하지 못하고 번번히 위험한 장면을 노출했다. 더구나 당시는 아테네 올림픽 차출로 선수들의 자원을 모두 시험해보지 못했던 것도 큰 요인일 것이다. 본프레레에게 희망이 보인건 2004년 12월, 독일과 평가전이었다. 김동진의 선제골과 곧이은 발락의 프리킥 동점골. 팽팽한 승부였지만 한국 대표팀은 마치 2002월드컵을 보는듯 하였다. 서로간의 간격은 오밀조밀하고 중원 장악에 무엇보다 차두리의 발전한 능력이었다. 한국은 후반전에 이동국의 그림같은 발리슛과 조재진의 골까지 3 : 1로 독일을 완파하였다.
하지만 다음해 1월, LA전지 훈련에서 소득을 얻지 못하고 돌아왔고 본프레레는 포백을 포기하였다.
☆ ☆
☆ ☆ ☆
☆ ☆
☆ ☆ ☆
그는 3-5-2로 전술을 변화시켰고 히딩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좌우 윙어들이 윙백으로 수비전환이 되는 것이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가 중앙 수비로 내려오고 3백에 위치한 좌우 수비들이 윙백으로 전환한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전술로 동아시아 대회에 나섰고 한국은 대회 꼴등을 결국 본프레레는 하차를 하게 되었다.
많은 말이 많았지만 결국 한국에 온 감독은 아드보카트였다. 94월드컵 네덜란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고 psv와 레인져스를 거쳐 유로2004 네덜란드를 이끌고 4강에 진출시켰다. 그후 분데스리가 보루시아MG를 맡다가 한국으로 오게 되었는데 그는 유로2004에서 큰 비판을 받았다. 보수적인 선수기용과 특히나 체코전 mom후보였던 로벤을 교체아웃시킨후 2:3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큰 화근이었기에 팬들의 걱정도 있었다.
☆
☆ ☆
☆
☆
☆
☆ ☆ ☆ ☆
아드보카트의 감독은 4-3-3이다. 원톱에 좌우 윙포워드,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 홀딩, 보란치를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1에 더블 보란치 형태) 두고 포백을 만든다. 히딩크, 쿠엘류, 본프레레, 아드보카트중 포백을 완성시킨 감독은 다름아닌 아드보카트이다. (물론 이제껏 작업해놓은걸 거두기만 했다는 말도 많지만) 이런 전술로 이란과 평가전에서 2 : 0 승리. 스웨덴과 경기에서 2 : 2 무승부, 세르비아와 경기에서 2 : 0승리등 좋은 출발을 보이며 2006월드컵의 밝은 전망을 보였다.
*여기서 잠깐
감독별 중용된 선수들을 잠깐 짚고 넘어가자. 히딩크 감독은 이운재, 송종국, 김남일, 최진철, 설기현등의 선수들을 중용해왔다. (이영표, 박지성, 이천수, 고종수등은 이전 허정무 감독이 중용하던 선수들이고 홍명보, 황선홍, 윤정환, 최용수등은 이미 검증된 선수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첫 선발때 언론에서 왜 선발했느냐는 식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월드컵 내내 가장 큰 공헌을 했던 선수들은 다름아닌 히딩크 감독이 중용했던 선수들이다.
쿠엘류 감독은 신예 최성국과 우성용, 박충균, 조재진, 조병국등의 선수들을 중용했다. 최성국은 아직 발전 가능성이 풍부한 선수지만 우성용, 박충균등은 다소 의외의 발탁이었다. 두 선수 모두 큰 키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공통사항. 조재진은 물론 지금은 대표적인 공격수지만 당시 상무 소속이었고 K리그 기록이 좋은 선수는 아니었다. 조병국은 홍명보가 인정한 포스트 홍명보였다.
본프레레 감독은 이동국, 김상식, 김영광, 정경호, 김진규, 남궁도등의 선수들을 중용해왔다. 이동국은 2002월드컵 엔트리 탈락이후 다시 복귀하여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김상식 역시 상무에서 좋은 활약을 바탕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정경호는 LA전지훈련에서 얻은 하나의 소득이며 김진규는 아시안컵을 통해 얼굴을 비추었고 새로운 홍명보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남궁도는 가장 이상적인 유럽형 스트라이커로 알려졌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호, 김동진, 조원희를 중용했다. 조원희는 데뷔전인 이란전에서 데뷔골을 넣으며 아드보카트 감독의 황태자로 떠올랐고 김동진과 이호는 대표팀에서 활약으로 아드보카트 감독과 함께 제니트로 이동했다. 이호는 첫시즌을 로테이션으로 김동진은 그후 주전으로 활약하며 제니트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후에 베어벡이 수석코치로 오며 좀더 업무를 도맡아 하게 되었다. 당시 기존의 멤버뿐만 아니라 아테네 올림픽 멤버들과 2005 청소년대표팀 출신의 멤버까지 융화할 수 있는 좋은 시기였다. 기존의 박지성, 설기현, 이영표, 이천수, 최진철, 김남일, 이운재, 송종국 뿐 아니라 아테네 올림픽의 조재진, 김영광등 그리고 청소년대표의 박주영, 백지훈, 김진규까지 융화시키고 K리거들인 김상식, 김영철, 정경호까지 대표팀으로 합류하며 최상의 시기를 맞이하였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의 전술은 일정하였고 메이져대회에서 빛을 바라지 못했다.
토고전에선 그저 포메이션의 자리를 지키고 패스or패스로만 시종일관 지켜나가다 역습으로 실점을 한뒤 상대편의 선수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였고, 프리킥 동점골과 수적 우위를 점하며 볼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그후 중거리슛으로 역전골을 넣어 겨우 처녀출전인 토고에게 2:1 역전승을 하였다. 아무 색깔도 없이 그저 많이 뛰기식 축구였다. 프랑스와 2차전 역시 똑같았다. 앙리에게 첫실점하고 무조건 많이 뛰기식 이후 설기현의 크로스를 조재진이 헤딩으로 떨어뜨리고 박지성이 마무리 하는 식은 득점 과정조차도 힘겨웠다. 1:1로 비긴후 스위스와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피스 상황 실점후 이를 악문 공격으로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번번히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어이없게 추가 실점까지 하며 결국 0:2로 완패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렇게 하여 결국 수석코치였던 핌 베어벡이 후임으로 올라서게 되지만 나는 언론의 생각에 동의를 하였다. '보좌로썬 최상이지만 지휘관으로썬 최하다.' 베어벡은 신예 발탁에 큰 초점을 기울였다. 그는 히딩크의 압박수비와 아드보카트의 전술을 융화시키려 노력하였다. 오범석, 김치우등의 발탁은 비록 이영표의 부상과 김동진, 송종국의 컨디션 난조로 이루어졌지만 좋은 활약을 펼쳤다. 기대주 정조국과 염기훈, 박원재는 사실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상황이었고 기존 멤버에게 다시 의존해야하는 식이 되풀이 되었다.
☆
☆ ☆
☆
☆ ☆
☆ ☆ ☆ ☆
기존의 전술에 투보란치 혹은 원보란치 시스템으로 바뀌는 형태이지만 나름 베어벡만의 전술을 살렸다고도 볼수 있다. 그는 그가 보좌했던 히딩크와 아드보카트를 벤치마킹하려 노력하였으나 지도자로써 역량이 부족한게 사실이다. 물론 아시안컵은 그가 의지하던 기존의 멤버 (특히 해외파)들이 부상으로 전력이탈하며 실력을 뽐내긴 어려웠으나 언제까지 기존 멤버들에게 의지하고 살아갈 순 없다. 그들이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부상을 당하면 또 어떻게 할건가? 대체자를 찾아야지 부상 안당하길 기도하는 건 옳지 않다. 그들이 40살 50살이 되도록 기용할 것인가?
결국 2007 아시안컵을 3위로 마감했지만 졸전끝에 얻은 결과라는 비아냥을 들었고 베어벡도 떠났다. 한동안 대표팀은 감독이 없다가 올해초 국내파 허정무 감독이 지휘봉을 잡게 되었다. 허정무 감독은 물론 지도자로써 역량은 다소 해외파 감독보단 부족한게 사실이지만 박지성, 이영표, 이천수등 인재 발탁 능력만큼은 국내 최고라는게 내 생각이다. 그만큼 그가 지금은 어떠한 전술로 어떤 졸전을 펼치더라도 긴 시간을 주고 그의 색깔이 빛을 바랄때까지 기다려야 하는게 팬들의 입장이다.
필자 역시도 히딩크가 0 : 5로 깨지고 다닐때 망했다 싶었고 정말 축구광팬인 내가 6개월간 축구를 보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스코틀랜드를 4:1로 이기고 잉글랜드와 1:1로 비기고 프랑스와 2:3 막상막하 축구를 펼치고 월드컵 4강을 이룬 히딩크의 업적에 내맘도 자연히 바뀌게 되었다. 쿠엘류가 물론 몰디브, 베트남 쇼크를 당했을땐 경질을 주장하고 싶었지만 히딩크도 그랬는데 히딩크보다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도 않은 쿠엘류를 어찌 욕할수 있겠는가?
올드 트래포드에서 20년간 군주로 역임한 퍼거슨 감독도 처음부터 잘한게 아니었다. 애버딘을 정상으로 이끌고 맨체스터로 왔을때 다 쓰러져가는 맨유를 당장 정상에 올려놓은게 아니라 실패의 반복을 경험한후 맨유를 리그 최강으로 이끌었다. 국내 축구팬들도 물론 탑클래스 팀들과 비교하면 당연히 울화가 치미르겠지만 기달려야 하는게 팬들의 입장이다.
그런면에서 필자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후임으론 오렌지 커넥션이 아닌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서 감독을 데려왔으면 좋겠다. 딱히 누구라도 말할순 없겠지만 현재 한국 축구는 이른바 롱패스 위주 (소위 말하는 뻥축구)로 경기를 진행한다. 이왕 롱패스 위주로 경기를 치를거라면 이왕 롱패스의 진수인 잉글랜드에서 감독을 선임하는게 낫지 않겠냐는 것이다.
첫댓글 롱패스의 진수..를 노리려면 알론소 같은 탑클래스 중앙이 있어 줘야 되는데.. 한국에선 나름 숏패스는 뭔가 있긴해도 뻥.. 차면.. 다 남주니까...
잘 읽었어요^^
잘 읽었습니다.. 님이 말씀하신대로 대한민국 축구팬들은 기다릴수 밖에 없네요.. 예전 히딩크를 떠올리며 허정무도 그렇게 해줄거라 믿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