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구상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연기자가 직업배우가 아니어야 한다는 거
였다. 당시 나를 비롯한 영화계의 친구들이 격려하고 권장 해야 할 일이 배우의 고
액의 몸값으로 인해 영화가 좌지우지되는 건 그 영화에 불행한 일이라는 것이었다.
<청매죽마>에는 허우샤오시엔뿐 아니라 시나리오 작가였던 친구도 중요배역으로
출연했고 나 역시 그들 영화에 출연 하기도 했는데 나 에게는 나와 호흡이 잘 맞는
사람들과 영화를 찍는 게 중요했다. 그리고 허우샤오시엔은 연기를 굉장히 잘한다.
- Edward Yang
미국 시각으로 6월 28일, 에드워드 양 (Edward Yang 楊德昌, 1947 - 2007) 감독이
별세했다. 만 59세의 나이. <고령가 소년 살인 사건>(1991) 이후 에드워드 양이란
대만감독의 감성과 재능에 탄복해 많이도 찾아보았던 그의 영화들. 죽음으로 다시
오랜만에 접할 기회가 오게 될거같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고령가 소년 살인 사건 枯嶺街少年殺人事件, 1991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은, 대만 에서 처음 으로 일어난 미성년자의 살인사건을
그린 영화다. 1960년대,영화의 소재가 되는 살인사건은 실화로, 장개석이 대만으
로 건너온 이래 '최초의 소년 살인사건이라고 일컬어진다. 대만 현대사를 비추어
볼때, 사건이 벌어진 1960년대 대만 사회를 움직이는 메커니즘은 우리나라와 아
주 흡사하다. 즉 한국이 이승만에서 박정희로 이어지는 반공 독재 체제를 내세우
고 있던것과 흡사하게 대만은 장개석 독재 - 계엄 - 반공주의를 유지하고 있었다.
해서 영화에는 군인들이 전차를 몰고 지나가는 모습이 자주 나오는데, 남녀 주인
공인 샤오쯔'와 샤오밍이 얘기를 나눌 때 드륵드륵 전차가 지나가는 장면이 나온
다. 내 기억으로는 샤오쯔와 샤오밍이 처음 엇 나가기 시작한 장면에서 그러지않
았나 싶다.
영화가 시작되면 자막을 통해, 이 시대의 대만 청소년들이 조직을 많이 만들었다
는 얘기가 나오는데 샤오쯔는 소공원파에 속해 있다.
그리고 2.28 사건에서 폭발한 본성인과 외성인의 갈등. 그러나 샤오쯔의 아버지는
본성인 출신이면서도 주변부로 밀려난 지식인이다. 샤오쯔의 아버지. 그 아버지가
샤오쯔에게 가르쳐 준 것이라곤 최선을 다하면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이었다.
그러나, 개인의 노력으로 뭔가를 바꿀 수 있으며 꿈 을 이룰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
모든 것이 권력에 의해 좌우되며 강력한 국가 권력과 규율이 지배하고 있는 세상만
이 샤오쯔의 현실이고 샤오쯔의 주변인들은 모두 이걸 알고있다. 결국 비교적 올곧
은 사람인 샤오쯔의 아버지도 청탁에 의존하며, 공연장에서 국가가 울려퍼질 때 허
니를 빼고는 아무도 움직이지 못한다든지... 수업 시간에 한자가 영어 보다 훨씬 간
단하다는 선생의 주장에 대해 我(나)'보다 'I' 가 더 쓰기 간단하지 않느냐고 했다가
벌을 받는 에피소드 등등... 너무도 많은 예를 영화속에서 볼수있다.
영화에서 샤오쯔가 살의를 품는 것 은 자연스러운 귀결 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샤
오쯔의 주변 여자들은 그의,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을 비웃고 그가 틀렸음을 말한다.
그가 틀렸는지, 맞았는지는 여전히 말하기 힘들지만... 어쨌든 샤오쯔가 샤오밍을
찌르면서, 그의 신념과 약속, 그의 모든세계는 파탄난다. 샤오쯔는 쓰러진 샤오밍
에게 일어서라고, 너는 다시 살아날 거라고 울부짖는데, 자아의 분열을 보여 주는
장면으로는 아주 적절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영화는 한 개인의 극단적인 행위가 어떻게 그 사회와 연결되어 있었는지를 아
주 치밀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세상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는 류의 변명이 아
니라 답답하고 막막한 한 사회를 길고 끈질기게 파헤친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대만은 일제의 잔재와 미국 대중 문화,그리고 대륙적인 요소가 혼합된,아주 독특
한 사회이며 그렇게 여러 가지가 혼재되어 있다는 점 에서 우리와 많이 닮아있다.
Yi Yi: A One and a Two (Chinese: 一一; Pinyin: yīyī; literally
"one one") is an acclaimed Taiwanese film directed by Edward Yang about the
emotional struggles of a business man and the lives of his middle class Taiwan
ese family in Taipei seen though three generations. The English title refers to
how two Chinese characters for "one" (一) written in vertical alignment can be
viewed as meaning "A One" or as a single character meaning "Two" (二).
Yi Yi, 하나 그리고 둘 trailer
Yi Yi, 하나 그리고 둘
NJ가 일본인 사업가와 저녁식사후 같이 차에 올맀을때 일본인의 차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따라 휘파람을 불면서 두 사람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음악 이야기가 시작되고
NJ가 이렇게 말한다.
"music make me believe that life is wonderful!"
<하나 그리고 둘>에서 NJ가 진정 소통하는 상대는 아내도, 옛 애인도, 딸도, 직장 동
료도 아닌 일본인 사업가와 짧은 영어로 대화를 나눌 때다. 그게 가능한 건 상대방에
대한 호의와 신뢰를 강하게 내 보이되 경박하게 굴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인간과 인
간이 관계를 맺는 방식과 관련해 의미심장해 보인다.
<하나 그리고 둘>의 제작비는 일본의 벤처캐피털을 통해 마련한 것 으로 알고 있다.
일본 투자자가 먼저 찾아와 제작된 경우다. 영화는 한 국가에 속해 있는 것 이 아니라
세계적인 것이어서 국경을 넘어서 투자자들이 찾아오는 추세다. 확실한 건 내 작품이
상업적인 가치가 있기만 하면 투자자는 몰린다는 거다.
Yi Yi, 하나 그리고 둘 / 고령가 소년 살인 사건
Yi Yi, 하나 그리고 둘
결국, 하나 그리고 둘,은 그에게 있어 마지막 영화가 되었다. 한 감독의 생애와 그가
만든 영화의 장면이 어떻게든 포개질 때 우리는 묘한 전율 같은것이 느껴진다. 특히
감독의 유작에서 드러나는 죽음의 이미지가 실제 감독의 죽음과 어떻게든 의미론적
으로 교통할 때,... 하나 그리고 둘, 에서도 마지막 장면은 장례식이다.
에드워드 양 ( 楊德昌 , Edward Yang)
Edward Yang (Traditional Chinese: 楊德昌; Simplified Chinese : 杨德昌 ; Pinyin
: Yáng Déchāng; born November 6, 1947 ; died June 29, 2007), along with Hou
Hsiao-Hsien and Tsai Ming Liang,was one of the leading filmmakers and artists
of the Taiwanese New Wave and Taiwanese Cinema. He won the Best Director
Award at Cannes for his 2000 film Yi Yi ("A One and a Two"), and was honored
with many other accolades from other prominent international film festivals.
후샤오시엔과 함께 대만 뉴웨이브의 기수로 꼽히는 인물. 상하이에서 태어나 2살 때
대만으로 이주했다. 대학 시절에 컴퓨터를 전공 했고, 1974년 USC 영화학과에 입학
했다가 중퇴했다.
시애틀에서 컴퓨터일을 하고 있던 1980년에 친구의 요청으로 <1905년의 겨울>이란
시나리오를 쓴다. 이듬해 대만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뛰어 들었다. TV시
리즈 한편을 연출한 뒤 대만 뉴웨이브의 기폭제가 된 옴니버스영화 <세월의 이야기
光陰的故事>(1983)를 코이젠(柯一正), 타도우첸(陶德辰),추안잉(張毅)과 함께 연출
했다. 이들 네명은 후샤오시엔과 함께 대만 뉴웨이브의 주도적 인물이 된다.
에드워드 양의 첫 단독연출작은 <해탄적일천 海灘的一天 That Day on the Beach>
(1983). 음악가로 성공한 여인과 주부로 남은 여인의 오랜 관계를 쓸쓸한 톤에 담아
낸 이 영화는 방송 드라마의 흔한 소재를 끌어 왔지만 절제된 대사와 느리면서도 정
감있는 영상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두번째 작품인 <타이베이 스토리 靑梅竹馬 Taipei Story>(1985) 역시 대도시의
극심한 변화의 물결에 적응하지 못하고 생의 의미를 잃어가는 여인의 삶에 초점을
맞추었다.로카르노영화제에서 은표범상을 받은<공포분자 恐怖分子 The Terroriser>
(1986)도 교향악처럼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의 일상과 그들을 관
계를 냉정하고 어두운 톤으로 그렸다.
그의 대표작으로 알려진<고령가 소년살인사건 故嶺街少年殺人事件 A Bright Summer
Day>(1991)의 소재는 외래문화가 급속하게 유입되던 1960년 초의 타이베이에서 일어
난 실제 사건. 환경의 중압감 속에 살던 소년이 한 소녀를 살해 하지만 이유는 끝까지
밝혀지지 않는다. 갖가지 계층과 직업의 100여명의 주요인물들이 등장하는 이 영화는
살인사건 하나에 머무르지 않고 정착지를 발견하지 못한 현대인의 초상을 정감있고도
냉정하게 그려내며, 현대 대만사회의 우울한 공기를 예민 하게 포착한 수작으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이후에 내놓은<공자의 혼돈 Confucian Con-fusion>(1994),<마종 Mahjong>
(1996)은 전작만큼 찬사와 주목을 얻지 못해 90년대 들어 세계적 거장으로 대접 받고
있는 뉴웨이브 동료 후샤오시엔과 대조를 보인다. [씨네21 영화감독사전]
Filmography Features
In Our Time (1982) - segment "Desires"/"Expectation"
The Day on the Beach (1983)
Taipei Story (1985)
The Terrorizers (1986)
A Brighter Summer Day (1991)
A Confucian Confusion (1994)
Mahjong (1996)
Yi Yi (2000)
The Wind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