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보기도와 도고기도에 대하여
중보기도는 오직 유일한 중재자, 중보자(mediator)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기도를 지칭해야 합니다. 영어로는 mediation prayer이죠.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드리는 기도는 영어로 intercessionary prayer라하고 하는데, 이는 성경에서 도고기도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일반적으로 교회에서는 이러한 도고기도라는 생소한 표현보다는 중보기도란 동일한 용어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용어를 날카롭게 구별하지 않고 사용함으로써 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교회에서 목사님한테 기도를 받아야 효험이 있는 것처럼 잘못 이해하는 것은 목사님께서 예수님처럼 중보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개혁교회의 중요한 모토는 만인제사장론이죠. 모든 성도는 예수님 앞에 직접 나아갈 수 있는 '제사장'들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여 기도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어떤 특수한 사람(목사, 장로, 권사님)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고 모든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에게 동일한 능력이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는 예수님 이외에는 다른 중보자는 없습니다. 중보기도란 용어에 숨어 있는 가장 큰 함정은 성도로 하여금 예수님 앞에 직접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직접 예수님에게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바로 이것이 중보(mediation)가 아니라 성도의 도고(intercession) 입니다. 또는 더 나아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즉 성령 안에서 하나님 아버지께 직접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한분이시요 또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자도 한 분이시니 곧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라(딤전 2:5)
그러나 이제 그는 더 아름다운 직분을 얻으셨으니 그는 더 좋은 약속으로 세우신 더 좋은 언약의 중보자시라(히8:6)
딤전 2:1.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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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도고기도의 마음가짐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 즉 도고의 기도를 올려드릴 때 가장 좋은 기도는 하나님께 그들을 맡겨 드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손 안에 올려드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때로 많은 사람들이 그런 기도를 두려워합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우리들이 예수님을 만날 때 많은 환난과 위기를 통해서 만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위기가 기회였고, 환난이 축복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기는 했지만, 죽음과도 같은 그 경험을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을 시험하시지 않으시고 가장 좋은 것으로 축복하시길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시험에 빠지는 것은 우리의 탐심 때문이고, 그 탐심을 부추기는 사탄 때문입니다.
사람이 시험을 받을 때에 내가 하나님께 시험을 받는다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악에게 시험을 받지도 아니하시고 친히 아무도 시험하지 아니하시느니라 (약1:13)
그러므로 오히려 온전히 하나님의 손 안에 들어갈수만 있다면 아무런 시험도 겪을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외부의 악한 영적 세력이 실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방어를 할 필요는 있습니다. 도고기도는 바로 악한 영적 세력이 틈타지 못하기를 간구하는 기도인 것입니다. 주의할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승리하셨기 때문에 우리는 두려워하지 말고 담대히 승리를 확신하며 기도드려야 합니다.
우리의 도고 기도가 능력있고 효력을 가지게 되는 것은 우리가 직접 예수님을 확고히 믿으며 기도드릴 때입니다. 성령을 통해, 즉 성령께서 우리 안에 심어주신 믿음을 통해 예수님께서 역사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런 기도를 사제(신부), 목사나 권사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그런 기도를 할 수 있고 해야만 합니다. 남에게 그런 기도를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 예수님과 연합해야 합니다. 예수님과의 사랑 속에서 예수님과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린다는 의미가 바로 이것입니다. 예수님의 시선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그들을 시험하시거나 곤란에 빠지게 하시지 않으십니다. 그런 우려는 기우이고, 우리를 하나님으로부터 분리시키려는 사탄이 심어주는 잘못된 걱정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과 연합되어 있다면 그런 걱정이 들어올 틈새가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눈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볼 때, 우리는 그들에게 좋은 일만이 일어날 것을 기대하며 기도할 것입니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탐심으로 우리가 자초한 시험과 시련마저 우리의 구원을 이루도록 하는데 합력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합시다. 그러나 그런 시험과 시련마저도 거치지 않고 구원을 이루길 원하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가 올려드리는 도고기도의 제목인 것입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