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패소리 / 시. 이윤정
저 세월 너머, 언덕 너머
기왓장밑으로 천년을 흘러
바람처럼 내려온 소리
입에서 입으로 휘파람처럼
살아남은 엄숙하고 장엄한 소리
이승에서 저승으로
극락왕생의 길을 안내하려
하늘 향해 펄럭이며
온 몸을 파고드는
대자연의 소리, 신의 소리.
자연과 하나 된 소리로구나
부처님 마음처럼
둥글고 모나지 않은 소리들
편안하고 안정 된
오오~아아.~ 어어,~이이~. 이에~....
연꽃 송이처럼 방울져
가슴벽에 부딪히고 있구나
눈물 보다 더 아프고,
그리움 보다 짙은소리,
심장까지 시원하게 퍼붓는 빗줄기로
가슴을 세차게 때리는 빗줄기로
마음 통째로 비를 맞는구나.
소리의 빗줄기가 굵어지고,
또 가느다랗게 되고 ,
아무래도 좋구나
태초의 소리, 하늘의 소리,
우리들의 가슴에 내리는구나.
소리가 비가 되고, 우리도 비가 되어
소리도,
사람도,
연꽃도 ,
지구위에 둥글게 피어 하나가 되는구나.
범패소리 . 2 / 시. 이윤정
영산재 시연회장에 가면
모양도 빛깔도 없는 범패소리가
산자와 죽은자의 마음을 붙잡고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주사약처럼 우리 마음 뚫고 들어와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고
불보살에 이르게하고,
극락왕생의 길을 밝힌다.
그 오묘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따라가다보면 소리는
눈과 모양과 빛깔을 갖춘것들 만큼 우리를 찾아오고,
우리의 마음속으로 걸어들어온다 .
늑대의 울부짖음보다,
거리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아낙네 보다
더욱 간절하고 절실한 소리로 마음 파고든다
법고무, 바라무, 나비무처럼,
범패소리도 선명한 사명과 의무를 가지고
내 안으로 스며들어 나를 편안하게
쓰다듬어 주고 있다.
첫댓글 범패음악을 같이 올리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 제 카페에는 음악이 같이 올라 있지만 여긴 구입한 음악이 뜨지않아 잘 안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