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해 산에서 마가목 열매를 많이 보지 못했었다. 해거리를 하는 마가목의 특성도 있겠지만, 고산지대에 주로 서식하는 토종 마가목의 특성상지구온난화 특히 최근 연이은 여름철 고온 현상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오늘은 그 마가목을 구경하려 설악산 안산으로 향한다. 추축으로 장수대 방향에서 올라서 안산을 거쳐, 석황사로 내려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 상상이 너무 지나치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내가 추측한 코스로는 당일산행으로는 가당치가 않다.
오늘은 16명이나 되는 모처럼 왁자지껄한 산행팀이 꾸려졌다. 소백님과 챔프님 소백님 골프연습장 메이트 순옥님을 포함하여, 미국 가기전 열심히 산행하고 싶은 스카이님 등 반가운 얼굴이 모이니 오지버스는 여러 이야기로 가득하다. 한계 삼거리에서 등산준비 마치고, 석황사 지나자 바로 하차하여 산으로 들어간다.
지난주 긴 팔을 입었음에도 온몸은 벌레물린 자국으로 가득해, 오늘은 제법 두꺼운 옷을 입었더니 너무나 덮다. 빨리 배낭짐 덜어내려 오뎅 끓인다. 팀원들이 많으니 오뎅 20개와 국물이 순삭이된다. 하지만 오지 큰언니들이 패이스 유지를 위해 바로 진행해버려, 내 오뎅을 먹어주지 않아 꽤 서운했다.
팀원들 출발 후 짐 정리 하고 출발하니, 선두와 거리차가 꽤 난 것 같다. 오룩스지도 앱 슬며시 켜 본다. 혹시나해서, 길은 좋아 쭉 쭉 오른다. 한참가다보니 수담님이 앞에 계신다. 물어 볼 것도 없이 나를 기다려 주신다. 장난꾸러기 미남 수담님. 이렇게 티 안나게 다정함이 깊다.
한명우 레슬링협회 부회장, 88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챔프님의 인연으로 오지를 알게되었다. 나에게는 은인이시다. 예전 2010년 부터 혼자 북한산 여기 저기 다닐때였다. 2013년 어느날 일로 소백님을 만나 이야기 중 최근 친구 덕분에 산행 재미에 푸욱 빠지셨다고 했다. 경기도 인근산에 등로 없는 곳으로 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하시어, 호기심에 당시 박중현 선배 / 즈문 (불문) 와 처음 동행하게 되었는데, 이때 챔프님이 4명 팀을 이끌어 주셨다. 이렇게 1여년을 챔프님의 가이드로 8시간 이상 산행하는 체력을 기르게 되었다. 물론 오지를 처음 입문한 바로 그날 이승과 정승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는 극한의 산행을 경험했지만 말이다.
얼마를 올랐을까? 고도 1000 미터 부근에 이르자, 제법 날카로운 설악의 전형적인 바위구간도 드문 드문 나타난다. 우회 하거나 직등한다. 나는 직등하다 다시 내려 사면을 돌기를 반복한다. 후에 들은 이야기지만, 다올님이 직등 및 우회하다 미끄러져 허리를 삐끗했다고 했다. 다행히 심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올 8월에 설악산 화채봉 바로 아래서 미끄러지며 머리를 크게 다쳐 아직도 후유증으로 이마에 상처가 깊다. 그래서 오늘은 헬멧을 쓰고 산행을 했다. 어떠한 일이든 놀이든 취미든 안전이 최고이다.
비는 예상에 없지만, 구름이 너무 낮아 조망이 답답했다. 1200미터 이상으로 오르니 구름아래 조망이 닫혔다 트였다 한다. 역시 설악산이다. 희미한 조망이라도 웅장하다.
안산 바로 아래 안부에서 과일 먹으며 휴식한다. 안산을 갈 사람은 가고, 쉴사람은 쉬어도 된다고 선택을 주셨다. 여기까지 와서 누가 안산정상을 오르지 않을까? 힘들다고 투덜대시던 챔프님도 같이 오른다.
드디어 안산정상에 오른다. 360미터 부터 시작해서 거의 1100미터를 올랐다. 날씨가 시원해서 인지 생각보다 수월하게 올랐다. 구름이 조금씩 걷히자 눈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다. 아~~ 이제야~~~. 웅장한 바위들의 장엄함과 날카로움이 빛난다.
저마다의 능력으로 갈 수있는 끝만큼 가서 사진을 찍는다. 나는 오금이 저려 천천히 기다시피 움직인다. 하지만 다올님은 성큼 성큼 안산위 끝이란 곳은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OMG!
이제 마가목 구경도 하고 하산도 해야해서 아쉽지만 안산을 내려온다. 우리 잠시 머문 그 찰나에 구름이 흩어져 조망이 꽤 좋았으나, 우리가 내려오자 다시 뿌옇게 구름이 낀다.
설악산에 대해서는 안전에 대한 우려로 나는 다른 팀원들 만큼 활동 반경이 크지않다. 그저 조심 조심 내려오는 것이 최고의 목표이다. 오늘은 자연님과 웃고 떠들며 내려온다. 내려오다 바위에 걸려 한번 크게 뒹굴했는데 혹시나 나와 부딪혀 자연님이 다칠까 아찔했었다. 넘어진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특히 뼈약한 언니 선배들이 다시치면 당연히 안될일이다. 왠걸 오히려 자연님이 내가 더 밀려 내려가지 않게 두 다리로 나를 막아서고 있었다. 역시 통뼈 자연님. 운동하셨으면 챔프님 처럼 88올림픽 금매달 후보는 따논 당상이다. 고맙습니다 자연님.
선두로 내려온 해피님과 일보님은 어디로 가셨는지 찾을 수 없고, 나머지 팀원들은 삼삼 오오 석황사로 내려와 하이파이브 한다. 다른 곳으로 하산한 두명을 찾아 버스태워 홍천으로 목욕하러간다. 올 봄이후 처음으로 벌레물리지 않은 산행이어서 너무나 다행이다.
단풍이 시작되었다. 짧은 가을계절임을 알기에 더욱 25년 가을산행이 또 기대된다.
첫댓글 안산 정상에서 조망이 흐려 아쉽습니다.
빨간 열매는 산앵두 같습니다.
산앵두 감사합니다.
빨강열매는 괴불나무 같아요
근데 아직 11일이 안왔는데 타임머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