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미국, 중국, 프랑스같이 다른 나라를 말할 때 흔히 사람들은 ‘해외’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일본말을 들여다 쓴 것입니다.
일본은 섬나라기 때문에
일본 밖은 무조건 바다 밖 곧 해외(海外)라고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노녘(북녘)이 큰 뭍(대륙)과 붙어 있어서
나라 밖으로 나가는데 무조건 바다로만 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해외가 아니고 ‘나라 밖’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잘못 쓰는 말로는 노랫말에 ‘동해바다’라고 돼 있는데
이는 ‘동쪽에 있는 바다 바다’라고 겹말을 쓰는 것입니다.
온 세상 으뜸글자라고 하는 한글을 창제한 한글날 578돌 이 눈앞에 있지만
이렇게 버릇이 되어 잘못된 말인 줄 모르고 쓰는 대한민국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 일본은 ‘해외(海外)’여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나라 밖’이다. (그림 이무성 작가)
그뿐만이 아닙니다.
지금은 말하거나 글을 쓸 때 영어를 섞어야 잘났다고 생각해서인지
‘열쇠말’이면 될 것을 ‘키워드’, ‘열쇠고리’는 ‘키링’, ‘벼룩시장’은 ‘플리마켓’, ‘입장권’은 ‘티켓’,
‘전시기획자’는 ‘큐레이터’, ‘흐름(경향)은 ’트렌드‘라고 쓰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예전 한 우리말운동가가 “‘가든’이라고 쓰면 유식하고, ‘식당’이면 그렇고 그런 정도고,
‘밥집’이면 싸구려냐?”라고 하던 말이 생각납니다.
578년 전 세종임금은 한문 지식을 꿰뚫고 있었지만,
백성들과의 사맛(소통)을 위해서 온 삶ᄝᅳᆯ 바쳐 ‘훈민정음’을 빚었습니다.
세종임금은 우리 역사를 통해 가장 뛰어난 임금이었지만, 잘난 채를 하지 않고,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백성과 사맛하는데 온 삶을 바친 분이지요.
그런데도 우리는 일본에서 들어온 한자말과 영어 쓰기를 신나서 하고 있으니,
저세상에서 세종임금이 사무친 눈물을 흘릴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