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중대재해법 2년 유예, 정기국회 우선 처리”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인터뷰
“野 밀어붙이는 쌍특검법, 비상식적… 갖고 있는 힘 자랑해보겠다는 것
재정준칙 도입-화평법 등 처리해야… 선거구 획정 따로 떼서 조속 협상”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13일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1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달 9일 정기국회 회기 안에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2년 유예하는 개정안을 우선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1월 27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을 확대 시행하는 것을 유예해 달라는 산업계 요구를 수용한 것.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민생 현장의 목소리’라며 유예 필요성을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이르면 23일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관련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갖고 있는 힘을 다 써서 힘자랑해 보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달 말 ‘정쟁 자제’ 신사협정 이후에도 야당이 입법 독주에 나선 데 대해서는 “정책 경쟁의 장을 정치 경쟁의 장으로 판을 바꾸겠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 野 특검법 공세에 “비상식적-선거용”
윤 원내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외에도 “우주항공청 설치 특별법, 재정준칙을 도입하기 위한 국가재정법, 기업 도산과 관련된 기업 구조조정 촉진 법안, 규제와 관련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법(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등을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안에 꼭 좀 처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는 윤 원내대표가 9월 정기국회가 개의했을 때부터 교섭단체 대표 연설, 지난달 31일 원내대책회의, 이달 1일 당내 상임위원회 간사단 비공개 회의에 이르기까지 처리하자고 강조했던 법안들이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쌍특검 처리 추진에 대해 “민주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에 ‘정책 경쟁을 하자’ ‘민생에 집중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진정성이 의심될 정도”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이 본인 또는 가족과 관련된 특검법을 거부(재의요구권 행사)한다면 매우 상식적이지 않다”고 한 데 대해선 “민주당이 주장하는 특검 자체가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 정권에서 많은 검찰 인력을 투입해 결국 범죄 행위를 밝히지 못한 사건”이라며 “여당에 부담을 주기 위한 선거용 특검이고 정치 도의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이정섭 손준성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재발의를 이달 30일과 다음 달 1일 본회의에서 추진하겠다는 데 대해 “그 회의는 예산안 처리가 중점 안건인 본회의”라고 반박했다. 윤 원내대표는 본회의 개최를 막을 수 있느냐는 물음엔 “예산 처리 가능성에 대비해 예비적으로 날짜를 잡아둔 것”이라고 말하며 탄핵소추안 재발의를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여당이 13일 민주당의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 철회를 수용한 김진표 국회의장을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권한쟁의심판과 정기국회 내 탄핵안 재발의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것과 관련해선 “헌재 결정이 가급적 민주당이 재발의하겠다는 30일 이전에 나와야 한다는 게 우리 당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 “선거구 획정 따로 떼서 조속 협상”
윤 원내대표는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다음 달 2일로 잡혀 있는 법정 처리 기한을 꼭 준수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예산을 오래 끌면 민생법안 처리 등에 차질이 생긴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도 선거를 앞둔 마지막 정기국회기 때문에 오랫동안 매달려 있을 수 없는 상황을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 증액과 관련해선 “총액 기준을 넘어서지 않는 범위 내에서 증액한다는 원칙을 갖고 예산을 심사할 것”이라고 방침을 밝혔다. 다만 야당이 삭감하겠다고 벼르는 검찰 특수활동비나 대통령실 업무추진비에 대해서는 “마른 수건 쥐어짜듯 편성한 예산”이라며 타협할 수 없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선거제 개혁 문제에 대해선 “우선 소선거구제 지역구 선거 방향에 대해서는 여야 간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선거구 획정은 따로 떼어내서라도 연내든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협상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해야 한다는 게 여당의 확실한 방침”이라면서 “의원 정수는 줄이더라도 지역구 의원 정수보다 비례대표 숫자를 줄이자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했다.
신나리 기자, 조권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