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극동 캄차카 반도의 바츠카제츠(Vachkazhets) 화산 투어에 나섰던 관광객 19명과 승무원 3명이 탑승한 Mi-8T 헬리콥터가 지난달 31일 갑자기 레이더에서 사라졌는데 다음날 아침 구조대가 추락 현장에서 단 한 명의 생존자 없이 17구의 시신만 찾아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캄차카주 지사 블라디미르 솔로도프가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
사고 헬리콥터는 바츠카제츠 화산 근처 기지를 이륙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레이더에서 사라졌는데 화산 활동이 맹렬한 곳이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국내 포털을 검색해도 이 곳을 매력적인 관광지로 소개하는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러시아 비상부가 메시지 어플리케이션에 올린 동영상을 보면 헬리콥터 잔해는 커다란 숲으로 이뤄진 언덕에 가까운 슬로프 근처에 깔려 있었다. 관리들은 잔해들이 헬리콥터가 레이더 상에서 사라진 지점 근처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비상부 관리인 이반 레미코프는 지금까지 17구의 시신만 발견됐으며 실종자를 찾는 수색 작업은 잠시 멈췄다가 2일 날이 새는 대로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추락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어쩌면 안개 때문에 조종사의 실수가 빚어진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관리들은 짙은 안개가 구조대를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비슷한 사고는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종종 있어왔다. 사람들 사는 곳이 워낙 드문 데다 가혹한 날씨 탓이다. 3년 전에도 헬리콥터가 캄차카의 한 호수에 추락해 8명이 목숨을 잃은 일이 있었다.
사고 헬리콥터는 캄차카에 본사를 두고 관광객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비탸즈 아에로 소유였다. 옛 소련 시절 설계된 Mi-8 헬리콥터는 여전히 러시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