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한 장면으로
천둥번개 치는 밤에 마리아로 분한 줄리앤드류스의 방으로 뛰어든 아이들에게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말해보자며 노래를 만드는 장면이 있다
<마이 패이보릿 씽스>라는 노래인데
기억나는 가사 중엔
<장미 위의 빗방울, 새끼 고양이의 수염>
<내 코와 속눈썹에 붙은 눈송이>
등이 있다
내가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끈으로 묶인 갈색 종이 포장>이었다
갈색 끈으로 묶인 종이포장이라 기억했는데 끈으로 묶인 갈색 종이포장이다
암튼 이 부분에선 내 앞에 놓인 선물상자를 곧 풀어볼 것 같은 두근거림이 있어 참 좋았다
그러면서 그때 내가 좋아하는 물건은 뭐지? 하고 이것저것 머릿속의 좋아하는 것들을 들추며 행복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땐 중학생 때였으니 최소한
좋은 차, 명품백 이런 걸 떠올리진 않았다
내가 이 노래 부르는 장면 속으로 들어간다면
난 이렇게 노래해야지 하며 정해둔 것이 있다
<예쁜 편지지와 잘 써지는 연필>
그땐 소녀감상으로 친구나 가족에게 편지를 참 많이 썼다
늦은 밤 엎드려 예쁜 편지지에 사각사각 썼던 많은 이야기들이 누군가의 서랍에, 책갈피에 담겨있었을 것이다
용돈 아껴 문방구를 드나들며 사 모았던 편지지들
그 귀퉁이의 작은 그림들이 예뻐 웃음 짓던 시간들
오늘 라디오에서 흐른 사운드 오브 뮤직 OST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잠시 생각해 본다
처음 이 영화를 봤던 소녀때와는 많이 달라진
마이 페이보릿 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