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이렇게 잔인한 생각을 하는 난 정말 바보 멍청이인것 같다. 그래도 내가 이만큼 동정심 갖게하는...그래도 이세상에서만큼은 정말 불쌍한 아인데...나도..어쩔수 없어..니가 사라져 줘야 내가 사는걸..?
# 1
오늘 우리반에 어떤 한 여자애가 전학을 왔다. 선생님의 얼굴은 어느새 싱글벙글이다. 웬지 저 아이가 맘에 들진 않지만 그래도 호기심을 끌만한 구석은 있는것 같다.그 아이는 맨 왼쪽 창가에 앉았다. 우리반에서 왕따인 정재영이랑 짝꿍이 되버렸다. 불쌍해서 미칠지경이었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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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인데 담임이 부른다. 아씨.. 진짜 짜증난다. 한두번 부른것도 아니고..참다참다 오늘은 정말 내 할말을 다 하겠노라 다짐하고 교무실로 쿵쾅쿵쾅 요란하게도 뛰어갔다. 문들 벌컥 연 나는 .. 그자리에서 멈춰서야만 했다. 항상 담임에게서 이쁨받아온 나..언제나 우리반에선 1등이었던 나..그래서 아이들이 나를 믿고 반장으로 뽑아줬는데..그 자리는 이미 빼앗긴듯한 느낌이 든다. 그 전학온 여자애가 그자리를 떡하니 버티고 앉아있었다. 선생님의 눈빛을 느끼면서... 그 아이가 멍하니 서있는 날 한번 보더니 선생님 몰래 씨익 하고 섬뜩하게도 웃는다. 정말 재수없다. 난 저런년의 얼굴은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아 뒤돌아서서 나갈려고 했다.
그러나..나의 뒤통수를 끌어잡아당기는게 있으니 바로 우리 담임의 목소리다. 호리호리한 체격에 말끔하고 깨끗한 미모를 지닌 우리 담임선생님, 우리학교에선 유일하게 총각선생님이시다. 그런 총각 선생님을 예전부터 쭉 좋아해오고 있던 나는 오늘 그 여자아이때문에 질투심이란 그 쓴맛을 처음 느껴봤다. 난 천천히 뒤돌아 섰다.
-류효빈, 너 선생님이 불렀는데 왜 그냥가려고 해!
선생님이 나를 대하는 태도..정말 180도 바껴버렸다.
-그냥 가려고 했어요. 저 전학온 애랑 얘기를 하고 계시길래..
-그래도 선생님이 불렀으면 냉큼 선생님 앞으로 와야지, 버릇없게말야..
선생님 그거 아세요..? 지금..확실히..변 해 있 다 는 걸 ....
-선생님이 왜 널 부른줄 아니?
-글쎄요, 모르겠는데요.
-너 잡아 떼는거니, 아니면 정말로 모르고 있는거야?
-정말로 모르는데요.
-그럼 현지가 선생님한테 말하는 내용은 뭐지?
나는 나도모르게 반사적으로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약간의 씁쓸한 피맛이 느껴졌지만..이건 습관이 되서그런지 이제 아프지도 않다. 나는 선생님의 다그침에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건..내가 잠시 짐작하는게 있어서 그런것이다. 저 못된 김현지년이 담임한테 뭐라고 꼰질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때 일을 꼰질른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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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전인가...현지년이 학교에 다다랐을 때였다. 우리반 패거리 여자애들이 좀 있는데, 아마 그 여자애들이 저년을 건들인 모양이다. 하지만 난..그 사실을 잘 몰랐다. 나도 친구를 통해서 알았는걸... 그날 현지가 길거리에서 엄청 망신을 당했다고 한다. 그 패거리들이 지나가면서 다리를 걸어 넘어지기도 하고, 책가방도 뺏어서 길거리에다가 내팽겨치고..아무튼 장난이 심했다고 한다. 이날 김현지 진짜 망신을 당해도 개망신을 당했다. 학교 내부에서도 장난은 기필코 사라지지 않았다. 내가 바라기도 하던 바였다. 왜냐면 난 김현지년이 정말 싫으니까...
현지년이 화장실을 갔을때였다. 갑자기 몇몇애들이 다가오더니 머리통을 쥐어잡고 땅에 곤두박질을 쳤다고 한다. 현지년은 그대로 울면서 화장실바닥에 주저앉고, 그 애들은 김현지 주위를 에워싸며 실컷 웃었다고한다. 그리고 그 애들은 아직도 장난기가 덜 가셨는지 현지년의 머리위에 침을 '퉤' 뱉고, 그것도 모자라 현지년을 변기로 데려가 침묻은 머리를 씻겨준답시고 변기안으로 들이밀어 물을 내리고...그 정도가 지나칠정도로 심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찰나에 더 하려다가 학주[:학생부장]이 오는바람에 괴롭힘의 장난은 거기서 끝이 났다고는 하지만 그걸로는 안심하기가 어려웠을것이다.
김현지가 당한 일들을 새록새록 기억에서 끄집어내며, 그것과 내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있을때, 선생님의 그 한마디 목소리가 내 표정을 무표정으로 바꿔버리고 말았다.
-현지가 괴롭힘 당한 사실, 그것도 니가 주동자란 사실, 언제까지 숨길셈이야!
뭐...내가...저년을 괴롭혀...? 속으로 욕한건 있어도 괴롭힌적은 없단말야..
-선생님..저는..
-선생님! 제가 잘못 생각했나봐요.효빈이가 아닌것 같아요. 아직 전학온지 얼마 안됬기 때문에 애들 이름을 잘 못외워서 그런건가봐요, 죄송합니다..
김현지가 내손을 잡고 교무실을 나왔다. 그리고 계속해서 손을 놓지 않고 있었다. 나는 얼른 내손을 김현지 손아귀에서 빼내었다. 저년눈빛이..왜그러는지 영 모르는 눈치다. 이런상황이면..내가..꼭..말해야하나..아유..저걸그냥..후..
-야..김현지. 너 내가 경고하는데, 다시한번 나한테 뒤집어 씌우려고 하면 가만안놔둔다. 그리고..내옆에 붙지마, 너같은 년은 불결하단말야
-뭐..뭐라고?
-지금 까발려바? 야, 내가 너 언제 괴롭혔는데..언제 괴롭혔냐고!! 나는 니 괴롭힘당한 얘기를 친구한테서 들었을 뿐이야..내가 뭔잘못이 있는데..? 훗.. 내가 주동자? 미친년.. 내가 주동자냐? 똑바로 알고 선생한테 꼬질르란말야..어디다데고 함부로 깝치는데..?
-뭐....?
어이가 없는 눈치다. 쟤는 욕도 할줄 모르나..내가 이렇게 욕을 퍼부으면 지도 욕을 해야할거아냐..영 재미없는 년이다.. 쟤하고는 상대할 가치도 없다..
-야야..너랑은 상대할 가치도 없으니까...말 그만하고.. 나먼저 교실로 간다. 너 나 간뒤에 10분있다가 교실로 들어와..알았어? 너랑 같이 들어오면 쪽팔린단말야..너같은 왕따랑 같이들어오면 내친구들이 나 우습게 보니까...꼭 10분뒤에 들어와라..알았냐?
-아..알았어..효빈아..미안해, 내가 정말로 잘못 알고 선생님께 말씀드린거야..애들한테는 말 안해줬음 좋겠어..부탁이야..흑..
-아..왜 질질 짜고 난리야..그리고 나 그렇게 입 가벼운학생 아니니까...걱정마라..너 10분있다가 들어와...씹..너 일찍들어오면 나한테 죽는다!
-어..알았어..
저렇게 쉽게 이길줄 알았음 진작에 써먹는 건데...나는 왜이렇게 둔탱인지 모르겠다. 이제 내 위치만 찾으면 되는것!! 음..그럴러면 우선 현지년을 빨리 선생님한테서 떼어내야하는데...저 담탱이가...정말...바보같게 왜 현지년 말만 믿고 내말은 들은체도 안하는거야...짜증나...아..! 좋은생각이 있다..후훗...
난 발걸음을 가볍게 한채 교실로 들어갔다. 친구들이 일제히 나를 바라본다. 그사이 누가 꼰질른건가.. 나는 우리반 부반장을 불렀다. 내 친구들 중에서도 가장 나랑 잘맞는 친구다. 교영이가 왜부르냐는 눈치로 흐느적흐느적 나온다. 역시 내친구..큭큭..
-왜불렀냐~내친구 류효빈아.후훗
-내가 중대한 발표를 할라고 그래..근데..이건 니가 도와줘야해..
-뭔데..?
-너랑 나랑은 반장..부반장이지..?
-그렇지...근데 왜?
-나 당분간 김현지년이랑 친해질거니까 이상하게 보지 말아달라고..
-뭐?! 너 미쳤어?! 그 왕따랑 왜 같이 놀려고 그러는건데?!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러는거니까..반 애들한테 잘좀 말해줘, 또 우리반 애들 나 왕따랑 논다고 나까지 왕따만들라...니가 잘좀 말해줘..부탁이다..내 하나뿐인 친구야
-알았어...근데..당분간만이야..애들..너 왕따랑 노는거 보면 너도 왕따시킬거 분명해, 내가 아무리 잘 말한다해도, 니가 무슨생각으로 그러는지는 나도, 우리반 애들도 모르잖아...
-알았다~ 교영아, 부탁한다. 하핫
-알았어..요 앙큼한년, 무슨생각으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성공하길 빈다. 훗
일단 우리반 애들한테 사실을 알렸으니...이제 슬슬..작전을 펼쳐볼까..그렇지 않아도 저기서 현지년이 제발로 오고있다. 정확히 10분지나서이다. 나는 부드럽게 현지를 불렀다. 아직 선생님도 오지 않았으니 시간은 충분하다.
-현지야-
-왜..왜?
-너..맨날 혼자다니기 심심하지?
-그..그렇지..근데 왜?
-아니~ 너랑 친구하려고, 친구할래?
-난..왕따인데..너 나랑 놀면 안되잖아..
-괜찮아, 친군데 뭐 어때, 이제 앞으로 같이 다니는거다?
-하핫, 그래 , 고마워 효빈아 , 그럼 아까 나한테 화난건 풀린거지?
-당연하지, 나 그렇게 속좁은년 아냐
-헤헤..그럼 오늘부터 우린 친구다?
-그럼그럼, 친구지, 오늘 학교끝나고 집에 같이가기다?
-응!!
나는 나란히 현지와 같이 교실을 들어왔다. 이미 애들은 다 알고있다는 눈치다. 이런거 하나는 정말 협동심하나 죽여준다. 5교시...6교시...학교가 끝났다. 아이들은 모두 종례를 마치고 우르르 나가버렸다. 나도 현지와 함께 교문을 나섰다. 근데 현지는 아무말이 없었다. 나는..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김현지
-......
-김현지!!
-어..어왜?!!
-무슨생각을 하길래 말도안해, 심심해 죽겠잖아
-미..미안, 너 오늘 우리집에 올래?
-왜?
-내가 맛있는거 줄게..
-그래~
나는 먹는다는 소리에 신나서 현지를 따라 쫄레쫄레 따라갔다. 난생처음 현지의 집을 본 나는 한순간 입이 딱 벌어졌다. 으리으리한 집이다. 이런 부잣집 애인줄은 차마 알 겨를도 없었다. 현지가 내 소매를 잡아 당긴다.
-효빈아, 들어와, 멍하니 뭐해..
-응.. 알았어 , 너네집 정말 크다 우와~
-별로..크지도 않아.. 이런집은 외로울 뿐이야..
-뭐...? 왜 외로운데?
-난 학교에서 왕따지.. 친구도 없지..정말..심심해..그래서..죽고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다..? 근데..그것도 모자라서..우리 부모님도 안계셔,, 나 떼놓고 해외로 가셨거든..그래서 난 할머니랑 살고있어, 여긴 우리집이 아니라 할머니 집이야..
-아..그런거야..?
-.......
처음으로 현지가 불쌍하게 느껴졌다. 얼마나 외로웠을까...훗.. 이런생각을 하면 나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니까..처음부터 애초 막아야 한다. 현지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2층집.. 모두 품위있어보이는 옷이며, 물건, 모두 등등,정말 멋있었다. 그렇게해서 현지 파악도 하고..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해가 뉘엿뉘엿 질무렵 나는 그집을 빠져나왔다. 이제 뒷배경도 알겠다.. 나를 신임하겠다.. 슬슬..시작해봐야 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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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일주일이나 지났다. 현지와 난 급속도로 친해졌고, 다른 애들도 어느정도 나와 현지 사이를 적응한것 같다. 워낙 정도가 심했기에 이건 이해할수도..짐작할수도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교영이는 나와 현지사이를 정말 친한건지..아니면 거짓인지 구별못할 정도로 의심을 많이 했다. 그래서 가끔 나한테 샘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내일은 반애들끼리 놀러를 가기로 한 날이다. 물론 나와 현지, 그리고 교영이도 그 놀이에 빠질수는 없는법! 장소는 캐리비안베이, 딱 하루만에 결정지은 장소이다. 나의 짝꿍은 교영이, 잠시 현지를 뒤쳐둘 셈이다..가득 기대를 안은채, 내일만을 기다리며 어느덧 하루는 지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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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ay! 오늘은 캐리비안베이 가는날, 당연히 버스대절은 해놓은 상태! 우리반은 잔뜩 기대에 부푼마음으로 버스에 올라탔다. 나는 내 단짝인 교영이와 짝꿍을 했고, 불쌍스럽게도 현지는 혼자 앉아야만 했다. 우리반 아이들의 명수가 짝수이긴 하나 누가 김현지와 같이 앉으려고 하겠는가...어림없는 소리다. 흥얼흥얼 노래도 부르며, 이곳저곳 구경하다가 벌써 빠르게 흐른시간! 도착해버렸다. 후훗, 우리는 모두 제각기 짝을 지으며 옷을 갈아입고 , 당근 티켓구매도 했다. 나는 현지를 끌고가는것도 역시 잊지 않았다. 교영이와 나, 그리고 현지..또..나의 패거리들이라고나 할까..나와 무리지어 노는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물놀이를 했다..1시간..2시간..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갑자기 현지가 보이지 않는다. 앗..이러면 안돼는데..나는 두리번두리번거리며 현지를 찾았다. 그 어디에도 현지의 모습은 눈을 씻고도 찾을수가 없었다. 나는 하는수없이 물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다.친구들에게는 잠시 쉬러간다고 말하고서...유유히 빠져나왔다.
이상하다. 정말 어디를 갔을까..혹시..뭘 아는걸까..아닐꺼야..아니지..나는 혼자 이리저리 고개를 흔들며 아닐거라 생각하고 힘들게 돌아다닌 끝에! 현지를 겨우 찾아냈다. 파도풀에서 자기혼자 놀다가, 밖에서 잠시 쉬는중 같았다. 내가 혹시 불편했나....나는 조심스럽게 발을 떼며 현지에게로 다가갔다.
-김현지!
-아악!!!
-나야..나..
-아..효..효빈아
-너 여기서 왜 혼자놀아?
-그..그냥 여기가 더 편해서.. 너는 저기 교영이 그 친구들이랑 놀아..난 혼자노는게 더 편해..
-그래? 음..그래도 우리랑 같이 놀자, 우리가 재밌게 놀아줄게
-아..아니야 여기서 놀게, 여기서 혼자 놀아도 충분히 재밌어
-그래도 이리와~
-싫어..여기 있을거야..
-휴..할수없군, 그럼 내가 여기서 놀면 되지?
-어?
-여기서 논다구...
-알았어! 고마워~헤헤..솔직히 심심했는데..잘됬다. 이 코스 정말 재밌어..여기서 놀아봐
-그래..훗
나는 현지와 함께 여기서 놀게됬다. 어처구니없다. 정말...와..물살 세다. 저기랑은 비교도 안되는걸? 어쩌면 여기가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현지옆에 꾹 붙어있었다. 그리고 같이 몇분동안은 물놀이를 즐겼다. 그리고...저기서 큼지막하게 몰려온다. 아니..밀려오고 있다고 해야하나..나는 현지의 손을 꼭 붙잡았다. 그리고 질끔 눈을 감아버렸다. 드디어 덮쳤다. 어느새 나는 현지의 머리를 짓누르고 있었다. 어디서 그렇게 뿜어져 나오는 힘인지는 몰라도 물속에서 발버둥치는 현지의 머리를 세게 누르고 있었다. 현지가 계속 발버둥 칠수록 나의 손에는 점점더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후...갑자기 안이 조용하다. 발버둥거리는것도 없어졌다. 난 물속을 들여다 보았다. 하얀눈을 부릅뜬 현지가 속에 가라앉아있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친구들이 있는곳으로 달려갔다. 아무생각도 나지 않는다. 내가 무슨짓을 했든간에 그건 내가 한짓이 아니다.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난 친구들과 그날 신나게 어울려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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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선 발칵 뒤집혔다. 현지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나보다. 현지의 할머니가 학교에 찾아오고, 난리가 아니다. 난 입술을 꾸욱 깨물었다. 난 아무 죄가 없다.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담임이 날 불렀다. 정말..두근거렸다. 내가 의심쩍어서 부른게 아니라..난 반장이라서 부른거야..내가 반장이라서..속으로 이렇게 몇번씩 되새기며 담임한테 갔다. 조심스럽게 교무실 문을 열었다. 그리고 .. 담임의 눈빛을 보았다. 망연자실한 눈빛이었다. 저눈빛의 속뜻은 뭘까..한참 이리저리 머리굴리며 생각하고 있을무렵, 담임이 내 이름을 나즈막히 불렀다.
-류효빈..
난 당당해야해, 그래야..괜찮아..
-네, 선생님
-현지..죽은거..왜그런거야?
-네?
-너넨 알잖아, 왜죽은지, 같이 간거 맞잖아..
-네, 같이 같었죠. 하지만 같이 놀지는 않았어요.
-그래..? 선생님은 거기 안가서 모르겠다만..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좀 해줄래..?
-현지 저희랑 같이 놀다가 어디론가 사라졌어요. 그래서 저흰 아무신경 안쓰고 저희끼리만 놀았어요. 그게 뭐 잘못된건가요..?
-그렇구나...류효빈
-네
-넌..아무 상관 없는거냐?
-왜 자꾸 저만 의심하시는데요 선생님?
-니가 현지 싫어하는거 예전부터 쭉 알고있었다. 그래서 그러는거야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하지 않나요, 제가 겪는건 생각 안하고 자꾸 김현지만 생각하시면 전 어떻게 해야합니까? 제가죽였나요? 전 죽이지 않았어요. 전 그저 놀고만 있었다고요. 왜 저를 의심하냐고요! 왜!!
갑자기 언성을 높이자 교무실 내에 분위기가 싸악 변했다. 조용해졌다..이 고요속의 선생님의 원망스런 눈빛..저건 뭘뜻하는거지..뭘 안다는건가..정말 점점 재수없어져...씹..
-류효빈..나가라
-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말씀드리는데요. 전 아무 잘못 없습니다. 괜히 김현지처럼..아니 저번처럼 저한테 죄 뒤집어씌우지 마세요. 이거하나만 기억해주셨음 하네요. 그럼 안녕히계세요
'쾅'
세차게 문을 닫고 나왔다. 저 선생이란 자식도 어느샌가 날 분노로 가득찬 아이로 만들어 버렸다. 점점 저자식이 재수없어진다...
# 2
성질 나는데로 문을 쾅 닫고 나와버린 나지만 아무래도 마음에 씁쓸히 걸리는게 하나 있다. 그건 .. 우리 담임이 지금 날 의심하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학생이 무슨 살인을?! 하지만..난 살인을 저질렀다. 그러나 그 누구에게도 그사실을 알리면 안된다. 그러면..나만 불리해지니까..그리고...내가 감옥에 가더라도 같이 가야할사람이 있다면..날 이렇게 만들어버린 저 선생과 지금은 이자리에 없는 현지...다 데리고 갈거다. 하지만 이상태로 이렇게 놔둔다면 모든 행각이 낱낱히 드러날것만 같다. 이미 경찰이 조사한 바..이건 자살행위라고 했다. 의심하지 않는 가운데 담임만 유일하게 이상하게 바라봤다. 가만 놔두면 안된다...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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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지났다. 담임한테 따가운 눈총을 받는 가운데..나는 담임한테 잘보여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면..난 바보가 아니니까...점심시간이었다. 교영이와 다른 친구들과 함께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고, 난 교영이와 같이 매점에 다녀왔다. 그 이유는 바로 음료수!! 이 뇌물을 받으면 영원히 의심과 이별이다. 바이바이..교영이와 함께 교무실에 찾아갔다. 그리고 담임의 자리로 큼지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상하게도 오늘은 교무실에 선생님들이 별로 없다. 이건 하늘이 나에게 준 기회일까..드디어 담임옆에 서있는 나와 교영, 담임이 고개를 돌리며 의아한 표정으로 왜왔냐는듯한 눈빛을 보낸다. 나는 그 눈빛에 반발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수 없기에 담임을 보며 미소지으며..한마디 건넨다.
-선생님~이거 드시면서 일하세요.훗
-.....
-드세요 선생님
교영이가 활짝 웃으며 자기 캔커피를 선생님께 내드린다. 얼떨결에 두개씩이나 음료수를 받은 담임은 고개를 들며 나를 한번 보더니 이마를 찌푸리다가..고개돌려 교영이를 보더니 활짝 웃는다..저 재수없는자식..끝까지 날 이렇게 만드는구나..
-잘 먹을게..교영아..그리고 류효빈..잘마신다.
-예, 맛있게 드세요 선생님
나는 찌푸둥한 표정을 빨리 감추기 위해 급히 교무실을 빠져나왔다. 어휴..저 지긋지긋한얼굴..이제 안봤음 한다. 제발..내 바램이다. 5교시..6교시..시간이 흐르고 이제 마칠시간.. 종례시간인데도 담임의 모습은 코빼기도 안보인다. 웬일인걸까..이상하다. 교영이에게 말을 걸었다.
-교영아, 담임이 왜 안들어올까..?
-그..글쎄..
-움..빨리 와야 끝나지..썩을것..왜 안들어오고 난리야..
그때 갑자기 옆반 선생님께서 문을 발칵 열더니 교탁앞으로 한걸음에 걸어오더니..우리를 보고 하시는 말씀..
- 유현철 선생님께서..오늘..응급실에 실려가셨다. 그러니까..모두 각자 청소 열시미 하고 빨리 집에 돌아가도록!
급히 말씀하시고는 뭐가 그리 급하신지 후다닥 나가버리셨다. 담임이 병원에 실려갔다고...? 제까짓게 어디가 아프다고 병원이야 병원은...난 집에가기위해 교영이를 불렀다.
-교영아!
-...
-교영아!!
-어..!! 어 왜~ 효빈아
-가자구..집에..
-그래..가자
-왜이렇게 힘이 없어..
-아냐..힘이 없긴..힘이 펄펄 나는고만..
-훗..그러냐
-효빈아...
-왜..?
-너..기분 좋지..?
-뭐가...? 뭐가 기분이 좋아?
-담임이 응급실에 실려간거..기분 안좋아?
-당연히 좋지!! 그 보기싫은 담임 병원에 가니까 속이 다 후련하다. 오늘 내 기도가 맞아 떨어졌나봐... 그 담임 죽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는데 말야..후훗
-그렇게 될거야..꼭..
-뭐..?
-아니야, 효빈아 너네집 다왔다, 잘가라!
-알았어! 잘가 교영아!!
난 교영이와 이렇게 헤어졌다. 근데..그게 마지막으로 교영이의 얼굴을 보는걸줄은 꿈에도 몰랐다....다음날..난 엄청난 불운의 소식을 들을수밖에 없었다.
-얘들아!!!
아침부터 한 아이가 소란스럽게 문을 벅차고 들어오더니..기껏 한다는 소리가...그렇게 나쁜 소식일줄이야..
-흑..얘들아! 교영이가...어젯밤에 자살했데!!
-뭐..?!!!
여기저기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뭐..? 자살...교영이가....? 왜...? 나는..나도모르게 흐느꼈다..이게 어떻게 된소린지..그리고 이어서 들리는 저친구의 말...
-그리고..담임도..죽었데..
반아이들의 경악하는 모습.. 모두들 놀라는 표정들..수천..수만가지의 표정들도..모두...내 눈엔 들어오지 않는다. 어떻게 교영이랑 담임이 같이 죽을수가 있지..? 그것도 한꺼번에.....나는 하루하루를 그렇게 슬픔속에 지냈다. 교영이도 없는데..무슨재미로..그리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담임은 음료수를 마셨는데..그게 음료수에 뭘 탄지도 모르고 마셨다는 소문이 있다. 그럼..그건 간단하다. 내 추축이 맞다면..그건 분명 교영이가 뭘 타가지고 담임을 줬을것이다..그것도 날 위해서..왜냐면..난 교영이의 마지막 말이 생각나니까... '너..기분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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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그렇게 지내다 보니..어느새 시간은 많이 흘렀고..방학을 맞이했다. 난 집에서 지내기 일쑤였고, 밖에 나가도 필요할때만 나가고 거의 나가지 않았다. 적어도 교영이 있을적만해도..난 밖에 많이 나갔었는데.. 그날따라 이상하게도 저번에 죽은 현지의 얼굴이 떠오른다. 집에 있으면 더 생각나는것 같아서 밖에 나갔다. 그래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잠깐 스쳐간 얼굴... 난 순간적으로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리곤 저만치 가는 사람을 쫒아가 앞을 막고 얼굴을 보았다. 난..순간..그자리에 못박힌듯 서있었다. 그건..다름아닌..현지였다! 현지가 안죽었다..안죽었어..이상해..현지가 안죽었어...
-안녕. 효빈아. 오랜만이다.
-헉...
-왜그렇게 놀라..?
-아..아니..너..김현지니?
-그럼 내가 김현지지.. 한교영이니?
-뭐..?
-만나서 반갑다. 후후..
지나가는 사람들이 날 이상하게 쳐다본다. 내얼굴에 뭐가 묻었나.. 완전 미친년 취급받았다.
-너..안가?
-어..어딜?
-너네집에..
-아..안가... 지금 바람쐬러 나왔어..혀..현지야..
-너..그럼 오늘 나랑 놀래? 심심하다.
-그래..그러지.뭐..
-야호, 오늘 정말 신나는 날이겠는걸.....?
-어..?
-아니야.. 가자. 류효빈, 어디갈까...?
-아..아무데나..
-그래, 그럼 지하철타고 나랑 어디좀 가자
-그러든지...
나는 뭐에 홀린듯한 표정으로 현지를 따라갔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새 다다른 지하철 역, 나는 멍한 표정으로 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마다 왜자꾸 섬뜩한 느낌이 드는지... 현지가 날보고 한번 씨익 웃어준다. 나도 같이 웃어준다. 옆에 있는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면서 마치 동물원의 동물 구경하듯 이리저리 훝어보기도 하고...아무튼..눈빛들이 이상하다. 그래도 여의치 않았다. 나는 조금이나마 죄책감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왜냐면..현지가 살아있으니까...그때..눈에 뭔가가 불빛이 비치더니..열차가 이내 도착했다. 난 현지와 같이 열차에 올라탔다. 그런데..현지의 눈빛이 이상하다. 나를 보고는 자꾸 씨익 웃기만 한다. 이 섬뜩함을 빨리 벗어날수는 없을까..그때..갑자기..내 다리가 뒤로 끌리더니..이내 나에겐 크게 느껴지는 구멍속으로 빠졌다. 그때..잠깐 본 현지의 얼굴...검은 눈동자는 보이지 않고 하얀 흰자위만 보이는 눈..그눈이 날 실컷 째려보고 있었다. 입은 참..가관스럽게도 귀까지 찢어져 있었다. 마치..날 비웃기라도 하는것처럼.. 난 ... 저기 시커먼 물체가 나에게 오는것만 볼수밖에 없었다. 왜냐면...벌써...열차는 출발하고 있으니까...위이잉...
-꺄아아아아아악!!!!!!
-깔려 죽었나벼..쯧쯧..어쩌다가 저렇게 됬을꼬...몰골이 심하고만...
-지금 그런거 감상하실때에요..아버님.. 빨리 신고해야지요..
누가 빨리좀 신고하세요...사람이 죽었어요...사람이...
너에게도...한번쯤..이런 짜릿한 스릴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류효빈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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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패밀리입니다. 드디어 소설을 올렸어요^^*
첫댓글 잼있었어요..그리구 엔터를 사랑해 주세요...눈에 압박이 약간...^^;; 건필!!
다다랐을 때 X 다달았을때 O 패밀리야^^ 계속 보는데 음.. 띄워쓰기가 잘 안된 곳이 많드라고^^ 암튼.. 잘 읽었어요~ 건필하셈~
잘 읽었습니다.건필~
모두 고마워요~; 다시 국어공부를 해야겠군_-_; 흠흠;
쿠오오오오오...재밌네요.^^
우와, 진짜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