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에서 본 그림은 모두 104점 정도였어요.
한 점 한 점, 보석 같은 귀한 그림이었지요.
저 같은 평민이 어디서 그런 그림들을 볼 수 있었겠어요?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진경산수화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산수화가 많았어요.
하지만 저는 그림 볼 줄을 잘 몰라 그런지 꽃, 벌레, 새, 동물 이런 그림에 더 정감이 느껴졌습니다.
그 중....고양이를 그린 그림 몇 점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작품 해설은 도록에서 옮겨왔습니다.)
이 그림들을 소개하는 이유는 맨 뒷부분에서 말씀드릴게요.
추일한묘(秋日閑猫: 가을날 한가로운 고양이) : 정선

가을볕이 따사로운 어느 날, 한 그루 연보랏빛 겹국화가 화사하게 피어 있는 뜨락에 금빛 눈의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멋모르고 날아 내려앉은 방아깨비의 동작에 주의를 집중하고 있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가을 방아깨비답게 진보랏빛 배통이 날개 아래로 보이고, 고양이를 의식한 듯 더듬이를 날카롭게 세우면서 언제라도 다시 날아갈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춘 순간동작이 정확하게 포착되어 있다. 금빛 눈에 초점을 좁게 모으고 가당찮은 미물의 당돌한 내침(쳐들어옴)에 장난기를 발동하려는 듯 호기심 어린 눈매로 예의 주시하고 있는 하얀 배털을 가진 귀티 나는 고양이의 동작도 여지없이 간파되고 있다. 겸재의 세심한 관찰력과 실사(실물대로 그려냄)능력을 유감없이 드러낸 작품이라 하겠다.
굵고 거친 대담한 필묘(붓질)와 먹물이 줄줄 흐를 듯 임리(흥건하게 배어듦)한 묵법(먹칠 법)을 호방하게 구사하는 겸재가 어떻게 꽃잎과 고양이 터럭 하나는 고사하고, 벌과 방아깨비 다리에 난 잔터럭까지 세밀하게 묘사해 낼 수 있었는지 얼른 상상이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주경임리(선은 굳세고 먹은 흥건하게 배어듦)한 진경산수 속에 작게 표현되는 인마(人馬)의 경우, 확대경으로 비춰 보면 어느 그림에서나 적확한 묘사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보면, 이러한 세밀한 표현법이 겸재가 바탕에 깔고 있었던 기량이었다고 생각된다. 즉 겸재의 장쾌한 운필(붓놀림)은 이러한 세밀화법의 숙달을 전제로 하여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꽃잎의 줄기와 터럭 하나의 묘사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것에 반하여 국화의 줄기와 잎은 몰골묘(윤곽선을 그리지 않고 수묵이나 채색으로 직접 대상을 그려내는 묘사법)로 신속하게 처리했고, 고양이의 몸도 윤곽 부분 이외에는 모두 흑백의 도색(색칠)으로 일관하여 조밀(거친 것과 세밀함)의 극단적인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 모두가 겸재다운 화면구성의 묘리라 할 수 있겠다.
고양이 등 뒤로 천연하게 한 줄기 벋어나간 강아지풀이나 방아깨비 뒤에 난 방동사니의 정확한 표현은 겸재의 주변 관찰이 얼마나 정세했던 가를 새삼 확인시켜 주는 것이며, 흔한 잡초라도 겸재의 손끝에 오르면 훌륭한 회화의 소재가 되었던 사실을 실감나게 한다.
패초추묘(敗蕉秋猫 : 찢어진 파초와 가을 고양이) : 심사정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풀밭에 검은 고양이가 발을 모으고 앉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고양이의 통통한 몸통은 짙은 먹의 몰골묘로 처리했고, 얼굴과 목, 가슴과 배 부분의 흰털은 연백으로 처리해서 고양이 모습이 흑백의 대조로 선명하다. 그리고 긴 꼬리가 둥그렇게 휘어 고양이 형상이 타원형으로 원만하다.
꼬리 아래로는 방아깨비가 다리를 곧추 세운 채 다음 동작을 준비하고 있다. 고양이 몸통의 괴체감 있는 표현과 반대로 방아깨비는 가는 선으로 몸통의 윤곽을 그리고 색을 약하게 넣었다. 강양경중의 대비라고 하겠다.
여름내 높게 자란 파초 잎이 많이 찢어져 나갔는데 짙고 옅은 푸른색으로 파초의 형태를 잡은 후 먹선으로 잎맥을 그렸다. 파초 뒤와 옆에는 붉은 꽃을 점점이 찍었다. 정선의 <추일한묘>와 기법에서 비교되는 그림이다.
국정추묘(菊庭秋猫 : 국화 핀 뜰 안의 가을 고양이) : 변상벽

변상벽은 영조년간 최고의 초상화가로 평생동안 어진을 비롯해 100여점에 잘하는 명현들의 초상화를 그려 국수로까지 일컬어지던 인물이다. 그는 인물 초상으로 다져진 숙련된 기량을 바탕으로 영모화에서도 빼어난 기량을 보여주었다. 특히 고양이와 닭을 잘 그려 '변고양이'와 '변닭'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으니, 그 정치한 솜씨가 어떠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국화를 배경으로 웅크리고 앉아있는 고양이를 그린 이 작품은 그 명성을 실감하게 하는 대표작이다.
국화가 소담하게 피어난 가을 뜨락을 배경으로 얼룩 고양이를 그렸다. 은일과 장수의 복을 두루 누리기를 바라는 의미가 담겨진 그림이다. 예로부터 고양이는 노인을 상징하고 국화는 은일을 대표하는 식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그림의 백미는 이런 상징성과 의미보다는 놀라울만큼 사실적인 묘사력이다.
가을 햇볕을 즐기다 인기척에 놀라 잔뜩 경계하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고, 먹잇감을 노려보며긴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상황설정이다 형세도 빼어나지만, 한 가닥 수염과 터럭 한 올의 묘사엗 조금의 소홀함이 없으며, 나아가 눈동자의 미묘한 색조와 귀속 실핏줄, 심지어 가슴 부분의 촘촘하고 부드러운 털과 등 주변의 성근 듯 오롯한 털의 질감까지 정교하게 잡아내고 있다.
황묘농접(黃猫弄蝶 : 노란 고양이가 나비를 놀리다) : 김홍도

패랭이꽃이 피어난 것을 보면 초여름이 분명한데 검푸른 긴 꼬리 제비나비 한 마리가 꽃을 찾아 날아들자 이를 발견한 노란 고양이가 이를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다. 호기심이 발동하여 놀리고 싶은 심정인 듯 눈동자가 온통 나비에게 쏠려간다. 여차하면 웅켜보려는 자세이나 나르는 나비가 먼저 이를 감지한 듯 적당한 거리를 두고 오히려 고양이를 약 올리는 것 같다.
초여름의 한가롭고 평화로운 전원 풍경이다. 대지가 온통 초록으로 물들어 있으니 훈풍이 살랑거리고 개구리 소리가 멀고 가깝게 울려 퍼질 것이다. 단원의 세심한 관찰력이 아니라면 이런 순간적인 평화와 고요를 화폭 속에 올릴 수 있겠는가.
연풍 현감 재임 중에 그리 듯하다.
저는 사실....고양이를 무척 싫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산모퉁이 고양이 연두와 나두를 무척 사랑하는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그런데...산모퉁이 귀염동이 연두가 나이가 많이 들어서 그런지 구내염이 도무지 낫지 않아
침을 질질 흘리고 다니네요.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꼭 연두를 그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국화 배운 지 이제 석달 밖에 안 되지만, 예쁜 연두가 더이상 늙어지기 전에 얼른 그리고 싶네요.
그래서...고양이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자세히 살피게 된 것이랍니다.
아래는...
그동안 제가 찍은, 젊고 팔팔했던 시저의 연두 모습입니다.






이런 연두가 곧 그림으로 탄생할 겁니다.
연두야, 사랑해...
죽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기를....
첫댓글 아이폰으로 찍은 그림...정말 잘 나왔네요.^*^ 놀라워라...
아직...이군요, 우리 아기들은 많이 좋아졌는데.... 연두야~~힘 내라~~
연두가 잘 낫지 않아요. 걱정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