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군 여운포리 벽화마을
양양군도 5호선이 지나는 길목인 여운포리 마을은 지역 화가들의 정성 가득 담긴 벽화 그리기로 과거의 우중충한 모습에서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로 변신했다.
양방향 1차선의 옛 모습 그대로의 도로를 끼고 과거 1970년대 양식인 시멘트벽과 슬레이트 지붕으로 건축된 이곳의 집들은 입체적 벽화 하나로 마치 동화나 만화에 나오는 아늑한 집으로 새 단장을 마치고 지나는 차량들에게 볼거리까지 선사하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서피비치부터 시작해 동호해변과 수산항을 거쳐 낙산까지 가는 군도 5호선이 해안관광도로 거점으로 각광 받고 있는 상황에서 여운포리 벽화마을은 ‘돈 안 내도 되는 관광 테마’로 호평을 받고 있다.
청정해변과 해송이 어우러져 아담한 시골 정취만을 자아내던 이곳이 벽화마을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양양군이 군도 5호선을 해안관광 거점도로로 자연스러운 동선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촉매제가 됐다.
마을 특성을 살리면서 적은 예산으로도 눈에 띄는 관광코스를 발굴할 수 있다는 의지와 함께 벽화 그리기에 참여한 지역 화가들의 열정이 더해지면서 여운포리 마을은 ‘꼭 한 번 들려야 하는 곳’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2021년 여름부터 시작한 벽화 그리기는 서순복 전 양양미술협회 부회장이 중심이 되고, 김국희‧한서희 부부 화가 등 ‘벽화 그리기 트리오’가 재능기부 형식으로 동참하면서 변화를 주도했다. 이들은 여름 뙤약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운포리가 잘 되면 지역 브랜드가 높아진다는 생각으로 시멘트벽에 하나씩 옷을 입혀 나갔다.
“어떤 주제로 벽화를 그릴까?” 고민하던 트리오 화가는 태어나서 성장하고 늙어가는 사람의 삶은 결국 ‘만남’이라는 데 공감하고 인생 이야기를 담은 벽화를 그려내기 시작했다. 마을 입구를 들어서면 집집마다 마당에서 키우는 꽃을, 멋진 정장을 입은 만화 주인공을 집주인으로 변신시켰고, 만화영화 ‘들장미 캔디’에나 나올법한 멋진 정원과 잔디 마당이 내려다보이는 고층 집도 예쁘게 그려 넣었다.
처음 벽화를 그리겠다고 할 때 미심쩍은 눈초리도 바라보던 주민들도 자신이 사는 집이 점점 화사하게 옷을 갈아입자, 이내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며 즐거운 표정으로 벽화 그리기를 거들었다.
“우리는 집이야 단순히 사는 곳이라고만 생각했지, 이렇게 주변과 잘 어울리고 화사해질지는 정말 몰랐어요. 벽화 하나가 이렇게 마을을 확 바꿔놓으니깐, 분위기도 생동감 넘치고 새로 지은 것처럼 기분이 최곱니다.”
벽화가 이야기하듯 하나씩 완성되면서 마을 주민들도 꼭 자신이 살아온 인생 같다며 탄성을 자아내며 사는 게 즐거워진다고 모두 엄지손가락을 들어, 트리오 화가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여운포리가 벽화마을로 탈바꿈하면서 양양군도 5호선도 스토리텔링이 가득한 해안관광 도로로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무엇보다 이전에는 동호해변과 수산항, 쏠비치를 가기 위해 마을에 진입한 차량들의 과속이 눈에 띄게 줄어 주민들의 안전이 크게 좋아졌다.
최근 벽화가 완성되면서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들은 하나 같이 10∼20km로 저속운행을 하며, 창문을 열어 벽화를 감상하는 ‘로드 전시장’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양양군 여운포리 위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