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일 금요일
어제오후 외손주들이 모처럼 왔다.. 앞으로 두달 정도 우리집에서 돌봐주기로 했다
이 동네로 이사를 와야하는데 날짜가 안 맞아서 유치원, 어린이집 다니는 문제때문이다
오늘도 손주들이랑 잘 놀고 ... 그런데
오후에 코 안쪽이 약간 킁킁 거린다
코감기가 왔나? 비상약통을 찾아서 몇가지 복용했다
3월 5일 토요일
새벽에 코감기가 좀더 심해지면서 목이 약간 컬컬해진다
오늘이 토요일이니까 오전에 이비인후과를 방문
병원에 사람이 많다
하나같이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었다
간호사왈,, 코로나 진단키트로 검사한 후 의사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설마?
의사가 직접 키트를 코안에 깊숙히 쑤셔 넣었다..눈물이 찔끔 나왔다
20분이 지난후 의사앞에 앉았다..
양성입니다.. 일단은 1주일치 목감기 처방해드립니다
이 병원에서 나가는 즉시 pcr 검사 받으시기 바랍니다
나는 앞이 캄캄했다....이 무슨 변고인가
코로나 감염될 환경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 목감기라고 생각했기때문이다
한마디로
코로나 감염은 운이 많이 작용하는 듯 하다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가까운 길음역 임시 검사소에 길게 줄을 섰다
우주복을 입은 요원들이 일일이 점검을 한다. 대기자가 너무 많으니까 꼭 필요한 선별하려는듯
나는 병원에서 의뢰서를 써 주었기 때문에 문제 없었고
병원에 안 갔으면 가족중에 확진자가 있어서 왔다는 증명을 해야한다.
문자메시지와 신분증이 꼭 있어야 확인이 되나보다
한시간 동안 대기했다. 찬바람은 불고 목은 아파오기 시작하고 다리는 후들후들ㅜㅜㅜㅜ
pcr 검사는 양쪽 콧구멍과 혀 안쪽 목구멍에서도 체액을 체취하는 것이 좀 다르다
두번째 해 본다..
밤새 충분히 배양해서 결과를 구해 내므로 아주 정확하다.
내일 문자가 올텐데 보나마나 뻔한 양성일 것이다
집에 도착하기전에 핸폰을 돌렸다
우선 손주들부터 모두 집으로 돌려 보냈다
안방을 재택격리방으로 만들고
노모는 동생에게 전화해서 모시고 가라고 했다
이제부터 방에 티브이도 있고 화장실도 있고 괜찮은 귀양살이....
3월 6일 일요일
오전내내 보건소에서 연락이 안 온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먹으면서 만반의 준비를..
드디어 점심시간이 지나고 전화가 왔다. 보건소라고 하면서
양성이니까 지침대로 잘 따라주시라고...
아직 문자가 안 왔다고 하니까 보내 주겠다 한다
하도 많으니까 더러 빠뜨리기도 한단다
위탁관리 병원은 우리 동네에 있는 척병원이란다
이제부턴 보건소가 아니라 척병원에서 하루 두번씩 모니터링 전화가 온단다
치료약 타러 어느 약국에 오라고 한다..
와이프가 가서 한봉다리 약을 타 왔다
지금,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수요가 딸려서 중환자에게만 지급된다고 한다
가지고 온 약을 분석해보니 이비인후과에서 처방해준거랑 비슷하다
점점더 목이 아파온다
3월 7일 월요일
밤새 잠을 설쳤다.. 목이 따끔 거리고 물은 못넘기고 약도 아주겨우 겨우 한알씩 넘겼다
다행히 열은 나지 않았다
오전에 모니터링 전화가 왔다. 말도 잘 못하는 데
약 잘 먹고 물 많이 마시란다 물이 넘어가지도 않는데 ㅠ
열이 나는지 안 나는지 자꾸 묻는다
내가 노인이라 열이 많이 나면 아마도 119를 보내지 않을까 싶다
먹지도 못하고 물도 못넘기고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 싶어서
와이프 보고 관리병원에 전화해서 어디 병원에 가서 주사라도 한대 맞게 해달라고 했더니
수유역에 있는 대한병원을 소개해준다
이 병원에 코로나 대면치료지정센타가 따로 설치 되어 있단다
아마도 성북구 강북구 지정인듯.. 거기 전화했더니 하루전에 예약을 해야한다고 하네
내일 11시로 예약을 받아 주었다
3월 8일 화요일
최고로 힘든 밤을 보냈다
아침도 제대로 못 먹고,, 약만 겨우 겨우 몇알 넘기고 11시 만 기다렸다
와이프를 대동해야했다 목이 잠겨서 말을 제대로 못하니까
나는 운전하고 와이프는 뒷좌석에 마스크 쓰고 앉고 창문 다 내리고
병원에 도착.. 임시로 개설된 곳이었다
흉부촬영부터 했다. 사진 보면서 다행히 아직 폐로 전이되진 않았다고 한다
진통제 주사나 한대 맞고 가시라는 것을
아닙니다. 너무 힘들어서 수액주사좀 맞겠다고 했더니
그럼 그렇게 하시라고...
다행한 것은 여기서 코로나치료제를 처방해주었다. 팍스로이드... 그것참 이상하다
어젠 중환자에게만 투입한다카더니....
와이프는 지하철 타고 먼저 가라고 하고 수액 맞으러
수액맞는 방이 한개밖에...ㅜㅜㅜ
앞서 맞고 있는 환자땜시 30분 대기했다가 겨우 맞고
엉덩이 진통제 주사도 곁들여서 맞고
차를 몰고 집으로 왔다
한결 목이 부드러워졌다
저녁엔 죽을 잘 넘겼고 약도 잘 넘어갔다
아...이제 고비는 넘겼다부다
그런데 아니었다
주사효과가 떨어졌는지 한 밤중에 또다시 목마름과 통증이 찾아왔다
물도 못 넘기고 죽을 맛이다
다음날 또 수액맞으러 가고 싶었지만
다음날은 대통령선거일이라 거기 문을 닫는다ㅜㅜ
3월 9일 수요일
대통령선거일이다
내몸이 죽을 맛인데 선거에 관심이 적어진다
다행히 난 사전 투표를 했었다
대통령 확정을 보고 자려고 아니 목통증때문에 잠도 안오고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다행히 내가 지지하는 분이 되었다 그나마 치료에 도움이 되었으리라
3월 10일 목요일
내일이라도 수액주사 맞으러 예약하려고 전화를 돌렸지만
아예 받지를 않는다. 예약이 다 끝난 모양이다ㅜ
아,,, 이젠 스스로 견디리라..
경험한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며칠만 고생하면 된다고 했으니....
이상하게 오후부터 조금씩 완화되는 느낌이다
코로나 치료제가 효과를 내는 모양이다
3월 11일 금요일
오늘 자정이 격리해제 되는 날이다
어제 오후부터 목이 뚫렸다 음식도 넘어간다 신기하다
3월 12일 토요일
격리 해제 되었지만 3일간은 실내에서 마스크 쓰고
가급적 외출을 삼가해야한다
오늘은 일요일
내일 월요일에는 내가 머물렀던 방의 침구세탁을 비롯해서
대청소를 할 생각이다 화장실은 락스로 소독을 해야 하고...
다행히 와이프도 엄니도 감염되지 않았다 얼마나 고마운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