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여중축제 목련제 행사중 컵쌓기 대회 모습. 학교축제가 변화하고 있다. 매스컴 속 연예인 따라잡기나 예능프로그램 흉내 내기에 급급했던 예전과 달리 학생들이 직접 프로그램 기획 및 준비에 참여하고, 그간의 교육 성과물을 선보이는 자리로 마련되고 있다. 여기에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교사, 지역사회가 함께 동참하며 새로운 문화예술 축제의 장으로 변화를 꾀하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고등학교나 대학교가 아닌 중학교 축제의 모습이다. ‘속초에 설악문화제가 있다면, 속초여중엔 목련제가 있다.’ 설악문화제가 막을 내린 뒤 시내 일원이 조용해졌지만, 여전히 축제의 분위기가 나는 곳이 있다. 학교다. 속초지역 중학교들은 설악문화제 전후(설악여중 12~13일, 설악중 14~15일, 속초중 18~19일)로 축제를 개최했다. 이중 지난 19~20일 열린 속초여중 축제 ‘목련제’는 학생들이 축제의 주체가 되는 행사로, 지역 내에서 꽤 규모 있는 축제들과 비교될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관심을 샀다. ‘목련제’에는 볼거리가 많았다. 갖가지 체험으로 마련된 배우기마당(13개)과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서 친구들과의 즐거운 기억을 쌓는 겨루기마당(25개), 학급별 UCC를 제작해 학생들의 생각과 견해를 엿볼 수 있는 UCC 및 장기자랑, 대중문화에서 전통문화까지 볼 수 있는 공연마당, 동아리·교과활동·특기적성활동 등의 결과물을 관람하는 전시마당 등 큰 테마를 두고 세부프로그램을 짜임새 있게 구성했다. 이에 더해 교실과 교정 곳곳에는 먹거리 장터와 아나바다 장터, 타자왕 선발대회 등이 열렸다. 각 마당이 진행되는 장소도 성격에 따라 교실, 운동장, 묵향관(체육관) 등으로 나눠, 학교 구석구석까지 다양한 ‘꺼리’들로 가득 차며, 박람회장을 방불케 했다. 특히 일부 학생들의 참여로만 치중됐던 기존 축제의 형태와 달리 모든 학생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역할을 배정해 참여를 극대화시키고, 성폭력상담소 등 지역의 전문 단체들도 참여해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프로그램 기획이나 준비를 학생들이 100% 전담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결정권이 학생들에게 있었던 만큼 학생들의 비중이 크다. 최혜경 교사는(축제담당) “축제가 열리기 두 달 전부터 축제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학생들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3차례에 걸친 준비위원회 회의를 바탕으로 축제를 꾸며나가게 됐다”며 “학교에서 치르는 축제인 만큼 대중문화에 치우치지 않고 학교생활과 연결되는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만들기로 협의했다”고 했다. 이우철 기자 wooddal8506@naver.com
공연마당에 참가한 학생들이 세계 전토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