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수방에 글 올리는 것도 오랜만이다. 지난 가을 회사에 직원이 둘이나 연이어 그만 두는 바람에 바뻤다.
안 바빠도 카페에 자주 들어오지를 못하는데 오죽할까.
이런 사연은 차차 풀기로 하고 톡수방은 이따금 들어와 제목만 훑고 나가곤 했어도 회원들의 열띤 활약상은 알고 있다.
다들 송년인사와 신년인사가 연달아 이어지는데도 구경만 하다가 게시글로 인사를 한다.
오래전부터 해마다 신년산행을 했다. 처음 12명으로 시작했는데 어제는 3명만 참여를 했다.
신입 회원을 받지 않는 모임이니 언젠가는 한 명만 남았다가 사라질 것이다.
빠지는 사연도 가지가지, 아파서, 늙어서, 컨디션이 안 좋아서, 세상 떠난 사람과 된통 삐져서 안 나오는 사람도 하나씩 있다.
어쨌거나 열 명이 되었다가 세 명이 되었다가 들쑥날쑥 하는 이 헐렁한 연대의 산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번 산행은 북한산성입구에서 시작했다. 눈이 쌓인 터라 가능한 최단 거리를 택했다.
1월 1일이 아니라 3월 1일라 해도 될 정도로 포근한 날이었다.
중흥사는 등산로 길목에 있어서 가끔 들르는 절이다. 코로나 터지기 전에 템플스테이를 한 적도 있다.
여길 들를 때마다 커피를 마시며 잠깐 머물던 자리에 소복하게 눈이 쌓였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애기 눈사람에 잠시 미소를 지어본다.
갈 때마다 강아지 두 마리가 있었는데 오늘은 안 보인다. 한 놈은 사납고 한 놈은 무지 순했다.
근처에만 가도 으르렁거리는 놈은 외면하고 순한 아이를 쓰다듬으면 행복한 표정으로 꼬리를 흔든다.
그때서야 사나운 놈이 시샘하듯이 슬그머니 다가와서 꼬리를 흔들었다.
이런 걸 보면 개나 사람이나 똑같은 정서를 갖고 있지 싶다.
마침 스님이 지나가기에 강아지 행방을 물었더니 둘 다 죽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사나운 아이는 들개와 싸우다가 물려죽었고 하나는 늙어서 죽었단다.
헐, 어쩌면 인간 세계와 이리도 닮았을꼬,,
지난 가을 단풍으로 물들었던 계곡에 눈이 쌓였다.
중간에 한 부부를 만났는데 백운대에서 일출을 보고 내려오는 중이란다.
꼭두새벽, 이들은 따뜻한 침대에서 나와 헤드랜턴을 켜고 산을 올랐을 것이다.
세상엔 이렇게 나보다 부지런한 사람이 많다.
왼쪽이 노적봉, 오른쪽이 원효봉이다.
노적봉의 응달진 곳은 눈이 쌓여 있고 햇살 비치는 원효봉에는 눈이 없다.
인간 세상도 그렇다. 그늘진 곳과 따뜻한 곳이 공존하며 유지되는 것이 세상 이치 아니던가.
백운대 올라가기 전에 늘 쉬던 장소에서 기념 컷,,
오리바위다. 뒤로 보이는 봉우리는 만경봉과 용암봉이다.
드디어 정상이다. 언제나 쌩쌩 불던 바람도 세지 않고,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다.
인수봉을 배경으로 한 장 찍었다. 이날 인수봉에서 암벽을 타는 사람도 여럿 보였다.
#산행에서 얻은 말
눈 쌓인 겨울산에서는 휴식할 때가 제일 난감한데 앉을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산꾼들이 삼삼오오 앉아서 점심을 먹고 있는 곳으로 가서 두리번거렸으나 앉을 자리가 마땅하지 않다.
그때 자기들은 지금 일어날 참이라면서 자리를 양보한 부부가 있었다.
그들이 자리를 정리하는 2분 정도 시간에 몇 마디 오간 대화에서 부부는 곧 70살이 된다고 했다.
아내가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다며 내년에도 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한다.
하산하는 그들에게 자리 양보해준 고마움과 함께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건넸다.
신사 분도 돌아서서 새해 인사를 건네더니 한 마디 더 보탰다.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이 가장 큰 복이지요."
그분 말이 맞다. 살아 있는 것이 가장 큰 복이다.
내가 처한 상황을 불평하기보다 뭐든 내 형편에 맞춰 분수대로 살면 그것으로 족하다.
내년에도 톡수방에 신년산행 일지를 쓸 수 있으려나?
톡수방의 모든 님들이 활기찬 새해가 되기를 빌면서,,
첫댓글 오호 유비현덕님이 오셨구만유~
장비와 관운장 동생들은 잘들 계신가 ?
관운장 어르신께 새해 인사하러 가야하는데...
말(馬)이 말(言)같지 않은 말을 하고 있구만...ㅋ~
아무쪼록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기회 될때마다
한잔씩하면서 천하통일과 조조를 잡을 전략을
짜봅시다. (^_^)
적토마 선배님 잘 지내시지요?
대체 어디서 이렇게 펄떡거리고 위트가 넘치는 댓글이 나오는지 제게 선배님은 넘사벽입니다.
유머 감각도 재능이라던데 그런 거 없는 나는 감탄이나 할밖에요.
형 말처럼 새해에는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말(馬)이든 말(言)이든 건강하면 됩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건강해야만 약점이든 실수든 다 만회가 되더라는,,ㅎ
@유현덕
전략이 아무리 좋아도 병사들이 영양실조
걸리면 개털이니 건강 잘 지킵시다. 필승~!!
반갑습니다
산행 일지 잘 읽었습니다
톡방에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자주 자주
오셔요
물론 내년에도 신년 산행
하실겁니다
우린 다같이 희망을 갖고
살잖아요.
넵!
공주님이 반겨주시니 좋네요.ㅎ
닉이 특이해서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톡수방에 자주 올려고는 하지만 열성적 회원은 조금 더 있어야 할 겁니다.
내년에도 신년산행 일지를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좋은 날 되세요.
@유현덕 가끔 이라도 점 하나 찍어 주셔요.
살아있는 것이
복 이고
말고요
어제 산행에서 잠시 인연이 닿은 그 신사분이 일깨워준 말입니다.
복이란 게 보이지는 않지만 마음 먹기 나름이라고 생각하네요.
현덕님
올해에도
시절인연
잘~~이어 갑시다
율리안님과 여기서 새해 인사를 나누게 되네요.
구별 짓지 않고 둥글둥글 활동하는 율리안님이 보기 좋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쭉~ ㅎ
@유현덕
그렇지요.
'건강하게 살아 있는 것'이 가장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앗! 혜전 선배님 잘 지내시는 줄은 알고 있지만 다시 인사드립니다.
새해 인사는 여러 번 해도 좋은 거니까요.ㅎ
선배님도 건강하셔서 오래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복도 많이 받으시고 청룡처럼 팔팔한 한해 되시길요.
사진으로 나마 환한 모습 봐서 좋네요.
이래 저래 뜸한 이유는 많겠지만..
어디서 든 건강하면 그걸로 족하죠.
살아 있는 게 복 맞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포인 선배님과 이렇게 재회합니다.
손가락 길이가 다르듯 마음 가는 것도 사람에 따라 같을 수가 없는데
제게 김포인 선배님은 애틋한 마음이 느껴지는 사람 중의 한 분입니다.
선배님도 건강하시고 좋은 일 많이 생기는 새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즐거운 산행기 즐감하고 갑니다.
울산에도 산이 많지만
서울가면 무조건 산을 한두시간 산행하고 옵니다.
현정님을 처음 뵙지만 산을 좋아하신다니 정감이 가네요.
북한산이 있어서 서울은 복 받은 도시입니다.
자주 오셔서 즐거운 카페 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북한산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고 왔군요
그래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 있는게 큰 복입니다
새해에도 잘 살아봅시다
네, 어제 겨울산을 제대로 즐기고 왔습니다.
예전에는 일출 보겠다고 새벽에 오른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낮에 오르는 것으로 만족하지요.
부지런한 지영님, 즐길거리 많고 좋은 사람도 많은 이 카페에서 우리 오래 함께하자구요.ㅎ
맞아요 살아있기에 느낄수 있는 것이니
신년산행 건강하시길
지존 형, 잘 지내지요?
맷집도 인내심도 살아 있어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니
모쪼록 형도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살아있어야 많은걸 누릴수 있지요
맞습니다.
글구, 가만히 있는 것보다 부지런해야 복도 들어오지요.
갱자님처럼요.ㅎ
눈이 많이 온날 정상에서 환상적이었겠네요 ~~
로사리 선배님 오랜만에 보네요.
어제 산행은 춥지도 않고 정상에는 항상 바람이 쌩쌩 불었는데 바람도 불지 않아 복 받은 날이었네요.
뵐 때마다 늘 쾌활하신 로사리님, 올해도 승승장구 하시길 바랍니다.
어서오세요 반가운 아우님
새해 벽두에 아우님의 산행일지를
접하며 얼마나 반갑던지요
톡수다방에서 이제 터잡고 있으니
바쁜 와중에도 자주 들려주길
부탁드려요
살아 있는 것이 가장 복이라는 말
명언처럼 가슴에 와 닿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대방구 선배님을 여기서 만나니 좋습니다.
카페에 참 많은 방이 있지만 가는 방은 몇 개 되지가 않네요.
여건이 되는 대로 차차 확장을 할 생각이지만 그럼에도 제 서식처는 많지 않을 겁니다.
대방구 선배님이 이곳에 멍석 깔았으니 자주 오겠습니다.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이리 반겨주시니 고맙습니다.ㅎ
선배님도 복 많이 받으세요.
흐미낭
이분이 뉘시던가요?
오랫만에 닉 보고 얼마나 반가운지요
환하게 웃는모습보니 참 좋으네요
요새 지는 닭 튀기느라 엄청 바쁘답니다 ㅎㅎ
요로콤 살아있으니 좋습니다
와우~~ 석우님 무지 간만에 뵙니다.
고향 까마귀만 봐도 반갑다더니 글벗의 반가움이 이런 것인가요?
글로 쌓은 情도 정이라던데 맞는 모양입니다.
석우형이 드뎌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신 모양이니 제가 기쁩니다.
나중 입맛에 맞는 시집 하나 옆구리에 차고 축하방문 갈게요.
대박 나시고 건강하시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