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문명, 하나의 사회는
자체의 나쁜 역병을 가지고 있고
그 질병은 어떤 것이든
문명과 사회 나름의 모순이 첨예할 때 대규모로 발생하며,
또 나름의 개혁에 의해 감퇴되거나 제압되어 왔던 사실을
질병의 역사는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황상익, 『재미있는 질병과 인간의 역사』, 동지1991)
‘무기는 천지의 한문(?門)’이라는 상제님 말씀이 있다.
무인(1998)년 기묘(1999)년은
개벽천지로 들어서는 문이라는 뜻이다.
무기한문을 거치면서 지난 1998년 삼팔선에 소가 넘어간 이후,
전세계적으로 각종 역병이 기승을 부리며
다가오는 대병겁을 예고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경진(2000) 신사(2001) 임오(2002)년에 걸친
지난 삼년 동안의 주요 전염병 발생 실태를 정리해본다.
우선 최근 삼년 동안 지구촌을 강타한
전염병의 특징을 간추려 보자.
①종(種)을 가리지 않는다
초식동물에게 동물사료를 먹이면서 비롯된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한 인간에게도 인간광우병이라는 무시무시한 질병을 일으켰다. 광우병은 주식인 육류 섭취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켜 식생활의 안전성
자체를 뿌리부터 뒤흔들었다. 또한 이 광우병뿐 아니라 구제역, 조류독감, 돼지콜레라, 가금콜레라 등이 소와 양, 돼지, 양식 새우, 닭, 돌돔,
철새 등에게 세계 곳곳에서 크게 퍼져 수만 내지 수백만 마리의 가축들이 도축되고 불태워졌다.
②인종과 지역을 초월한다
2000년 한해에만
세계적으로 약 530만명이 에이즈에 감염되었다. 중국에서도 에이즈 바이러스 보균자가 37%나 증가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한국에선 어린이 수두가
유행하였고, 아프리카 부룬디에서 인구의 절반인 약 300만명이 말라리아에 감염되었다. 한편 2001년 9.11 테러 이후엔 생물무기 테러공포가
확산되어,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천연두 백신 생산을 재개하고 자국민에게 예방접종을 하기도 하였다.
③전세계에서 동시다발로 터져나온다
여행과 교역의 증가, 생태계 파괴, 내성균 증가, 면역체계의 약화, 지구온난화, 오존층 파괴 등의 제반요인은 전염병 출현을 부추기고 또 신속한 확산을 가능케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인류가 발전시켜온 현대문명의 구조 자체가 전염병의 지구적인 확산을 가능케 하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2000년 동물 역병이 전세계 휩쓸어, 인간에게 전염병의 위험성
일깨워
●2000.5 한국 뉴캐슬병으로 약 120만마리의 닭 떼죽음
●2000.6 인도네시아 광견병으로 개 9만마리 떼죽음
●2000.9 영국 돼지콜레라 발병, 돼지 1만2천마리 도축
●2000.9 싱가포르 수족구 환자 증가
싱가포르에서 2세의 어린이가 수족구로 숨지면서 추가감염이 발생하자 공포가 증가하고 있다고 환경부가 발표
●2000.10 가금콜레라로 천수만 철새 1만마리 떼죽음
●2000.11 우간다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각급 학교가 잠정 폐쇄되고 장례식이 금지됐다.
●2000.12-2001.1 한국 전라도에 홍역환자 급증, 새해에도 계속 확산돼
●2000.12-2001.1 유럽 전역에 광우병 공포 확산
EU(유럽연합)에서는 프랑스를 시발로 하여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위스 벨기에 스페인 등 유럽전역에 광우병 발병 사례가 잇달아 보고되면서 광우병 공포가 확산되었다. 특히 영국은 인간광우병(변종크로이츠펠트야콥병)으로 약 35만명 감염, 집단발병건수 4만건을 내다볼 정도였다. 결국 인간광우병으로 인해 90여명의 사망자 발생했고, 다음해 1월 유럽연합은 전역에서 700만마리의 소를 대상으로 광우병 검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쇠고기 소비는 27%가 감소하여 4명 중 한명은 소고기를 거부할 정도였다.
2001년한국에 수두(작은 마마) 확산, 9.11테러 후 전세계에 천연두 테러 공포 가시화
●2000.9-2001.2 한국 홍역·수두 감염확산, 국내 방역사상 최대 접종규모 기록
가을 이후 년말까지 홍역·수두 3만2088명 감염 확산, 전국에 비상.
2월 취학을 앞두고 홍역예방접종에 비상사태를 불러왔으며, 5월에 초등학교 2년∼고등학교 1년까지의 학생 590만명을 대상으로 전국무료
홍역예방접종을 실시함으로써, 국내 방역사상 최대 접종규모를 기록했다. 이어 7월까지 2만4479명 환자 추가발생. 1960년대 이래 보기 힘든
전염병이었던 홍역의 재출현은 학부모는 물론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2001.2 영국에서 시발된 구제역 파동
영국은 20년만에 구제역이 창궐하여 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구제역은 유럽 10여개국을 휩쓸고 중동 및 아시아는 물론 남미대륙까지
확산되었으며(2001년 도표참조), 각국은 유럽산 육류수입금지 조치를
취했다. 이들 나라의 육류 수백만톤을 수입하는 한국에서도 육류수입을
사실상 중단하고 국내 가축보호 명목으로 전국의 가축시장 폐쇄를 단행하기도 했다.
●2001.3-5 전세계로 광우병 구제역 확산
유럽 전지역에 광우병 공포 확산. 수만마리의 소와 양이 소각되어 유럽인의 식탁에 비상이 걸리고 수천명의 대규모 농민시위 발생, 민심이
흉흉해졌다. 중동은 물론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까지 확산되는 바람에 현대문명을 강타할 병겁창궐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2001.5 홍동 조류독감 바이러스로 전국에 비상사태 선포
확산방지를 위해 가금류 129만 마리 도축, 닭고기 소비 70% 감소
●2001.5-9 한국 서울시내 수돗물에서 바이러스 검출
●2001.9 한국 콜레라 환자 확산, 사회적 우려 유발
●2001.10 미국 탄저균 살포로 전세계 생화학 테러공포 확산
●2001.10 CDC 천연두 테러가능성 경고
미 질병통제센터(CDC) 천연두 테러가능성을 경고, 유엔은 세계각국에 천연두 확산에 대비하여 백신준비를 권고했다. 천연두 무기보유국은
미국 소련 북한 이라크 등으로 알려져 있다.
●2001.10 나이지리아 콜레라로 700명 이상 사망
●2001.11 한국정부, 천연두 법정전염정 지정
●2001.12 에이즈, 에볼라에 이은 제3의 아프리카산 바이러스 원숭이두창, 인간에게 천연두 증상 옮겨
2002년 구제역 아폴로눈병 등 한국 강타, 2003년 벽두에는 중국에서 괴질 공포 확산
●2002.1 전국에 수두 주의보 및 이질 확산
충북도 11개 초·중학교에 환자 발생, 경기 강원 부산 서산 등에서는
이질 확산 수백명이 집단감염돼 식품업소 한곳에서 비롯, 발생한 환자수 최대를 기록했다
●2002.4 일본 광우병 파동으로 검사원 자살
소의 생체검사를 담당했던 여직원, 감염여부 판단지연에 책임을 느끼고 자살. 일본에서는 2001년 9월 첫 광우병 소가 발견된 이후 11월에
이어 12월에도 광우병 소가 발견된 바 있다.
●2002.4 강원도 철원에서 돼지콜레라가 발생, 대일수출 재개 금지
등 양돈농가에 큰 피해
●2002.4 세계은행은 전세계 5천만명이 결핵균에 감염, 매년
170-300만명의 희생자가 나고 있다고 발표
●2002.5 아프가니스탄에 전염병 엄습, 카불에서만 인구의 25% 감염
●2002.5 구제역 한국 상륙
월드컵 개막 한달을 앞두고 구제역이 발생해, 한국정부가 구제역 박멸에 안간힘을 쏟았다. 서울에서 남쪽으로 100km 떨어진 안성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뒤 진천에서 추가 확인됨에 따라 더 이상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 근교의 농가에서 돼지 수만마리가 도살되었다.
●2002.7 케냐 말라리아로 한달새 300명 사망, 15만명 감염
●2002.7 항생제 안 듣는 슈퍼 박테리아 확산, 의료계 초비상
●2002.8 기후변화와 콜레라 발생
최근 수십년간에 일어난 기후변화와 콜레라 발생간에는 상당한 연관성이 존재한다는 연구결과 발표. 온도가 상승하면 세균 번성이 가속화
되므로 콜레라가 증가한다는 것.
●2002.9 아폴로 눈병 한반도 강타, 57만명 환자발생 전국 699개 학교 휴교령 내려
아폴로 눈병이라 불리는 급성 출혈성 결막염이 전국 각급학교를 휩쓸어, 전국 초중고교의 80%에 달하는 학교에 감염자수는 56만 8902명으로 집계됐으며, 700여개에 달하는 학교에서 휴업을 했다.
●2002.11 유럽 ‘킬러 슈퍼독감’ 경계령
●2002.11 한국 경남지역 초중학생 9270명 감기로 결석
최근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독감과 관련, 경남지역에서만 하루에
초중학생 9270명이 결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고등학생은 제외된 것이어서 실제로 독감환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급속히 번지고 있는 독감은 유행시기가 예년에 비해 훨씬 빨라진데다 환자수도 2배 가량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002.12 인도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어린이 수백명 감염
●2003.1 중국 남부 괴질 공포 확산, 수백명의 감염자 중 의료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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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개벽 200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