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팅 오시면 보통은 워싱톤과 뉴욕을 많이 가십니다.
저희도 요번 봄방학에 첫 여행으로 워싱톤 3박 4일 계획세우고, 내친 김에 제 작은아버지와 사촌들이 사는 필라델피아까지 다녀오는 코스를 짜보았습니다. 워싱톤은 여러분들이 좋은 정보를 많이 주셔서 생략하고, 워싱톤이 세워지기 전에 미국 독립의 산실이었던 필라델피아에 대해 저희 경험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필라델피아는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규모는 크지 않아서 제 생각엔 만 하루 또는 1박 2일 정도면 적당할거 같습니다. 워싱톤에서는 아이들이 미국 현재의 정치, 문화 관련 관광과 경험을 할 수 있다면, 필라델피아에서는 미국 독립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떤 사람들이 공헌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워싱톤 초대대통령도 재임기간동안 실제로 집무를 본 곳은 필라델피아와 뉴욕이라고 하니까요.
워싱톤에서 약 2시간 30분 정도 걸려서 필라 북서쪽 근교에 있는 작은 아버지댁에 도착했습니다. 필라델피아에 사시는 분들은 정작 필라델피아에 뭐 볼거 있냐고 하면서 굳이 다음날 저희를 뉴욕으로 끌고 가서(약 두시간 소요) ^^ 뉴욕의 주요 랜드마크인 자유의 여신상 유람선,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타임스퀘어, 소호 거리들을 돌아다니다가 왔습니다. 다음번 본격적인 여행을 기약하면서....
다음날은 저희끼리 필라델피아 관광을 하기로 하고, 아침에 Market ST.에 있는 Independence Visitor Center로 갔습니다. 오전 10시쯤 도착하여 센터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후 5시쯤 출차를 하였는데, 주차비가 25불 나오더군요. 하루 관광한 댓가에 비하면 크게 비싸지 않은 편이라고 생각했구요. 워싱톤과 뉴욕에서 많이 보아온 2층이 개방된 Trolley 버스 투어를 했습니다(Big Bus tours). 사실은.. 수요일 10시에 있다는 Mural Tour를 하고 싶었는데(필라는 벽화의 도시로도 유명..), 홈페이지 정보와는 달리 그 투어는 5월-10월사이에만 한대서, 일반 투어 했습니다. 10학년, 8학년인 저희아이들을 직원이 알아서 child로 봐주는 바람에 ㅋ 어른 각 27불, 아이 각 10불의 요금을 냈구요. 버스에 앉아서 시내를 다 도는데 소요시간은 약 1시간 정도지만, 중간중간의 stop에서 자유롭게 내려서 구경하고 다음에 오는 버스를 올라타는 식이었어요. 서울시티투어 버스와 비슷한데, 운전기사외에 가이드가 있어서 마이크로 재미있게 설명해줍니다. 2층이 꽤 인기있어서 (대부분 서양인들) 만석일 때도 있었고, 길거리 시민들이 환호하면서 손흔들어주기도 하더군요. ㅎㅎ 약 20여개의 stop이 있었고, 그 중에 돌아볼 만한 곳은... 워싱턴의 부탁으로 성조기를 처음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베시 로스의 생가, 로댕 박물관, 러브 스퀘어, 필라델피아 Museum of Art, 시청, 벤자민프랭클린과학관, 이스턴주립형무소 등이라고 생각됩니다.
로댕 박물관은 규모가 작지만, 로댕의 대표작인 생각하는 사람과 지옥의 문, 칼레의 시민을 모두 볼 수 있고 (로댕은 주조로 작품을 만들어서 전세계 여러곳에 오리지날이 동시에 전시되어있답니다^^) 필라델피아 아트 뮤지엄은 마침 반고흐 특별전을 하고 있어서 관람하였습니다(몇년전 서울 전시를 놓친 아쉬움을 달래느라..). 특히 Museum of Art는 건물도 웅장하고 전시품도 빼어날 뿐 아니라 건물 앞의 긴 계단이 영화 록키의 실베스타스텔론이 연습을 하는 장면으로 유명한데, 옆에 스텔론의 동상까지 세워져있더군요. 어른들은 옛영화추억에 잠시.. 그러나 그 영화 세대가 아닌 저희 아이들은 별 감흥이 없는듯... 아무튼 단체 관광온 외국사람들이 영화를 패러디하여 계단을 뛰어올라가 내려오면서 양 손 번쩍드는 장면까지 즉석 연출해 주었습니다. 버스 가이드는 스텔론의 키가 실제로는 작은데, 동상을 너무 크게 만들었다는 조크 한마디...
러브 스퀘어는 빨간색 알파벳LOVE의 상으로 유명한데, 기념 사진들 많이 찍더군요. 저희는 배가 출출하여 그 옆 이동식 트럭에서 파는 갓 구운 피자와 slider(작은 햄버거)를 사먹었는데,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워싱톤에서 먹은 Ollie's Trolley 햄버거와 함께 기억에 남을 버거일 거 같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필라델피아는 거리에서 이렇게 파는 음식들이 맛있다고 하네요. 작은 아버지는 길거리에서 치즈스테이크도 사먹으라고 하셨는데, 아쉽게도 못했습니다. 아무튼.. 인근 사무실에서 나온 듯한 사람들도 줄을 서서 사고 있었구요. 날씨도 좋아서.. 옆에는 러브 조각상을, 앞에는 고풍스러운 시청 건물(시청 건물 꼭대기엔 펜실베니아주를 세웠다는 William Penn의 동상이 우리를 내려다보고)을 바라보면서 광장에 앉아 지나가는 시민들 관찰하면서 여유롭게 피자와 버거를 먹는 재미가 솔솔했습니다.
이스턴 형무소는 영화에 자주 나오지요? 지금은 관광지로 변신하여 죄수들이 수감되었던 Cell까지 구경할 수 있습니다. 오디오 프로그램이 있어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죄수들의 처참했던 각종 생활을 짐작할 수 있어요. 현대 아티스트들이 몇몇 Cell에 관련 설치 미술을 전시해놨고 알 카포네가 있었던 호화(?) 독방을 볼 수 있습니다. 워싱톤 FBI건물 앞에서 후버국장 이야기를 들으며 서성였던 경험 뒤에 이어져서 실감났습니다.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썰렁하여 아주 어린아이들은 입장이 불가한 걸로 알고 있고, 돌집이라 실제로도 추워서 옷을 하나 더 입고 들어가세요.
워싱톤에서 추앙받는 인물이 조지 워싱톤과 링컨 등이라면, 필라에서는 W. Penn과 B. 프랭클린입니다. 프랭클린은 대통령은 아니었지만, 여러 분야에서 다재다능한 업적을 나타냈고, 저는 초등학교땐가 책에서 피뢰침을 발명(제 사촌 왈 미국에선 발견이라고 한다네요)한 사람으로 처음 알게 된 거 같습니다. B.프랭클린 과학관은 워싱턴의 각종 박물관에 질식한 저희 아이들이 거부한 바람에 못들어가봤지만, 2학년 아이를 둔 현지의 사촌 올케가 좋은 곳이라고 하더군요.
waterfront와 치스스테이크 레스토랑 거리를 구경하며 마지막으로 버스가 센터로 돌아와 하차하고, 가이드에게 팁 주고, 길 건너편에 있는 Independence Bell 전시관에서 자유의 종을 구경하고 하루 관광을 마쳤습니다. 워싱톤과는 달리.. 들어가는 곳마다 입장료가 있어서 은근히 돈은 들지만, 초등학교 중/고학년 이상의 아이들에게는 역사 공부가 꽤 될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필라 시내에서 북서쪽으로 가는 도로(I-76이었던 거 같습니다) 오른 쪽을 흐르는 Schuylkill River의 아름다운 풍경과 대학생들 조정 경기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희는 친척집에 묵어서 필라의 숙소 정보는 드릴 수 없어서 아쉽네요. 위싱톤에서는 워싱톤 남서쪽 Alexandria의 extendedstayamerica에서 운영하는 우리나라 콘도 식의 숙소에서 머물렀는데, 건물은 오래되었지만 괜찮았습니다. Alexandria의 extended는 한국의 오래된 콘도 수준의 원룸 형태였는데, 주차료를 안받고 객실에 주방이 있어서 밥을 해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요. 저희는 몇가지 주요 요리를 해가지고 가서 밥만 주로 했습니다. 전자렌지, 전기오븐, 냉장고, 약간의 식기와 조리기구들이 비치되어 있고, 수저/젓가락, 국자, 밥공기 정도는 가지고 가셔야 합니다. 타올과 화장지는 원하는대로 교체해주지만, 샴푸/퐁퐁은 없습니다. 교민분이 추천해주셔서 갔는데, 숙소 바로 앞의 우체국 앞에서 메트로 버스(우리나라 마을버스 같은)를 타고 워싱톤 메트로 펜타곤 역까지 갈 수 있습니다. 미국방성 바로 옆에 지하철 역이 있어서 특이했고, 남자아이들은 펜타곤의 거대한 외양을 실제로 보았다는게 인상깊다고 하더군요. 단, 버스 타는 시간이 좀 길어서 숙소에서 내셔널 몰까지 약 1시간 30분정도 소요되었습니다. 그 다음날 승용차로는 20분이 채 안걸렸지요^^
필라델피아에도 시내 남쪽에 extendedstayamerica가 있는 걸로 나옵니다. 단, 조심하셔야 할 건, 필라델피아는 워싱톤과 뉴욕 중간 정도의 안전/치안 수준이어서 좋은 동네를 목표로 가다가도 어쩔 수 없이 나쁜(?) 동네를 통과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미국 주요도시들 가운데 흑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답니다. 저도 GPS가 좀 이상해져서 집마다 철조망해놓은 동네로 들어가기도 했구요. 물론 관광하는 시내 중심가는 괜찮습니다.
필라델피아.. 낭만적이면서 교육적입니다. 하루 더 있었다면(뉴욕에 투자하고 말았지요), 아이들을 데리고 University of Pennsylvania에도 가보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20년전에 잠깐 왔었을 때, 당시 사촌들이 다니던 U-Penn의 고풍스런 도서관 열람실 천장의 샹들리에를 보며 나도 꼭 여기와서 공부하리라 했었지요. 이루진 못했지만.. ㅋㅋ
워싱톤과 필라델피아를 연결한 여행, 계획해보시길..
첫댓글 자세한 답글 넘 감사해요..미국 동부 중 유럽풍 느낄수있다고 들었어요..꼭 가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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