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적인 발리우드 러브스토리 <블랙>
오는 4월17일(화) 오후8시 본당 성전에서 상영하게 될 영화 "블랙(Black)"은 이 영화를 본 모든 이가 폭풍 눈물을 흘렸다고 서슴없이 고백을 합니다. 아마 당일 성전 조명을 아주 컴컴하게 하고 손수건을 필히 준비하도록 안내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가 될까 해서 이 영화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소개를 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2005년 인도에서 제작된 영화인데, 헬렌 켈러처럼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해 암흑 속에서 사는 주인공(미셀)의 세상을 “블랙(Black)”이라고 제목을 붙인 것 같습니다. 전편을 통해 세련된 빛의 표현이 두드러지는 화면을 연출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발리우드(Bollywood)는 인도 영화제작의 중심도시 봄베이(Bombay)와 헐리우드(Hollywood)를 합친 말이다. 봄베이는 '95년 뭄바이로 개칭 되었음.
줄거리(synopsis)
2살 때부터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던 8살 소녀 미셸 맥널리(아예사 카푸르). 그녀는 짐승처럼 마음대로 생활하며 가족 또한 그녀를 짐승처럼 대한다. 그녀는 한마디로 구제불능이었다. 그러던 미셸에게 아주 특별한 손님이 찾아온다. 그는 ‘교사’가 아니라 ‘마법사’를 자임하는 데브라지 사하이(아미타브 밧찬)다. 사하이는 집요한 노력과 강인한 정신력으로 미셸이 언어체계를 익히도록 만든다. ‘저 아이에게 가르쳐 주지 않았던 유일한 단어는 불가능입니다.’ 세월이 흘러 숙녀로 거듭난 미셸(라니 무커르지)은 대학 진학의 꿈을 꾼다. “꿈은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 사하이는 미셸의 곁에 머물며 그녀의 눈과 귀와 입이 된다. 그러던 중 사하이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스스로 어둠 속으로 빠져들고 이제는 반대로 미셀이 암흑 같은 그의 세상에 빛을 가르치려 노력한다. 미셀의 졸업식 날 학사모를 쓴 그녀를 보고 선생은 눈시울을 적신다. 워--워(터)라고 더듬거리며 말한다. “WATER"는 그가 그녀에게, 처음 세상을 가르쳐 주었을 때 만난 첫 단어다.
굉장히 익숙한 이야기라고? 그럴 수밖에. <블랙>의 원전은 다름 아닌 헬렌 켈러와 앤 설리번 선생님의 이야기다. 미셸이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고 주위 물건을 마구 집어던지는 짐승 같은 삶을 살았던 것이나 사하이가 사물을 미셸의 손에 쥐어주며 단어를 익히게 한 것, 미셸이 물(water)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면서 언어체계를 습득하기 시작한 것 등 영화 속 이야기의 상당수는 19세기 미국의 감동 실화를 배경만 인도로 옮겨 그대로 재현한다.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은 초점을 미셸보다 사하이에 맞춤으로써 단순한 인간승리 드라마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각각 장애에서 비롯된, 그리고 알츠하이머병에서 유래된 ‘어둠’에 빠진 상대방에게 환한 빛을 주려는 두 사람의 노력은 아가페적 사랑에 가깝다. 하지만 아무리 나이 차이가 큰 스승과 제자의 관계라 할지라도 남녀 간의 연정이라는 굴레로부터는 벗어날 수 없다. 특히 미셸이 성숙해가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는 에로스가 파고들 여지가 커진다. <블랙>은 이러한 현실을 회피하지 않는다. 미셸이 사하이에게 ‘키스’를 원하는 장면을 통해 이 영화 또한 장애인의 성적 욕망을 드러낸다.
이들의 에로스적 사랑은 이뤄질 수 없다. 영화에서 미셸은 사하이가 자신에 대한 무한한 애정 때문에 “스승으로서의 자존심을 버렸다”고 말하지만, 그 일이 있은 뒤 사하이가 떠나는 것은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괴로움 때문인지도 모른다. <블랙>을 2005년 최고의 영화 5위로 꼽은 <타임>은 “이 영화는 궁극적인 발리우드 러브스토리”라고 했을 정도.
자칫하면 막가는 신파영화가 될 수 있었던 <블랙>이 보는 이의 마음을 뒤흔드는 건 뭐니뭐니해도 뛰어난 연기 덕분이다. 인도의 국민배우 아미타브 밧찬의 신들린 듯한 모습은 물론이고 성숙한 미셸 역의 라니 무커르지, 그리고 어린 미셸을 맡은 아예사 카푸르까지 대다수 배우들은 객석을 빨아들일 듯 힘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그 황홀한 연기 안에서 서로가 서로의 눈과 귀와 입, 그리고 머리가 되고자 했던 두 사람의 이야기는 흥건한 감동으로 폭발한다.
* 위의 내용은 인터넷(미디어 리뷰,씨네21 등)을 검색해서 작성한 내용입니다. 원본 계정의 필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