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준 저 『자네 정말 그 길을 가려나』중에서...
잊을 수 없는 노 목사님
신학교 시절에 크게 감명을 받았던 선배 목사님의 일화를 여러분들에게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런 훌륭한 목사님께 성경을 배운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서울에 있는 한 교회에서 약 사십여 년 동안 목회를 하고 은퇴하신 분이었습니다.
그 교회에서 유아세례를 준 아이를 자신의 손으로 장로로 장립하였다니 실로 긴 세월 동안
한 교회에서 목회하신 셈이지요
그런데 그 목사님이 은퇴하실 즈음 교회에 커다란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교인이 수천 명 모이는 큰 교회였기 때문에 당회는 일평생 봉직하신 목사님을 위하여
45평짜리 아파트를 은퇴 후 거처로 사용하시도록 마련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넉넉한 퇴직금과 연금도 장로님들에 의하여 준비되었습니다.
자신의 은퇴 후의 노후에 대하여 여러 가지 일들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들은 그 목사님은
노발대발하였습니다.
어찌하여 나의 가는 마지막 길을 이렇게 욕되게 하십니까? 나는 이제 사역을 끝내었고
자식들이 장성하여 모두 잘 살고 있으니 우리 두 늙은이 아들 집에 가서 곁방에 머물다
주님 나라에 가면 그만인데 왜 이렇게 내 가는 길을 부끄럽게 합니까?
예상은 했지만 목사님의 이 같은 굳은 의지를 발견한 장로님들은 커다란 고민에 싸였습니다.
그래서 장로님들은 얼마 후 다시 목사님에게 찾아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 목사님, 목사님이야 빈손 들고 교회를 떠나시면 모든 교인과 교계에서 청렴하고 존경받는 목사님이라고
칭찬하시겠지요 그러나 저희는 어떻게 됩니까? 목회자를 일평생 봉사하게 하고 마지막에는
방 한 칸 없이 내쫓았다고 사람들이 욕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그것이 곧 우리 교회의 불명예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어린아이 같이 순진한 목사님은 이 대목에서 마음이 약해지셨습니다.
그리고 여러 날 근심하셨습니다.
그리고 결심하셨습니다.
드디어 당회를 소집하여 자신의 소신을 밝히셨습니다.
"장로님들 제가 드디어 주택을 받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은퇴할 때 제게 주택을 주십시요.
단 열세 평 미만으로 하십시오 그러면 받겠습니다." 좀더 큰 주택을 드릴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하는 당회와 함께 힘든 줄다리기를 하다가 결국 은퇴하실 때 열아홉평짜리 연립 주택을 드리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그 목사님이 교회 사택을 떠나 이사하시던 날 이삿짐을 나르던 교회의 젊은 집사들이 목사님 댁에서
한없이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목사님 댁에 있는 가장 값나가는 재산은 사십여 년 전에 그 교회에 부임해 올 때 가지고 오신 철제 케비닛이었습니다.
첫댓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눈물납니다. 주여!
아름다운 이야기 입니다. 괜히 눈물이 나네요.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