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축구 절대강자 용답축구회
30대~60대 한마음대회 2연패
“청년부, 장년부, 노장부 3개 부문을 동시에 우승해 용답축구회 유니폼에 별 3개를 새기고 싶다.”
선후배회원들의 화기애애한 친목을 도모하는데 밀알역할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안춘호총무의 야무진 염원(念願)이다. 회장도 감독도 섣부르게 할 수 없는 말을 살림꾼 총무가 되뇌인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듯이, 1990년대 후반 성동축구 절대강자 용답축구회가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1975년 창단된 전통의 용답축구회가 지난달 21일 용답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개최한 ‘2015 한마음대회’에서 우승했다. 작년 공동우승에 이어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명실상부한 성동축구의 절대강자로 등극했다. 30대 3명, 40대 4명, 50대 3명, 60대 1명 등, 전 연령이 한 팀을 이뤄 겨룬 한마음대회에서 우승한 쾌거다. 지난해 연합회장기 노장부와 장년부 우승을 필두로 명예회장기 청년부 우승, 한마음대회 공동우승에 이어 2015년 구청장기 장년부 우승, 명예회장기 청년부 우승, 한마음대회 2연패가 용답축구 제2 전성기에 접어들고 있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용답축구회를 이끌고 있는 선봉장 이수경회장은 “더티(dirty)한 플레이로 무리한 우승에 집착하기보다는 스포츠맨으로서의 페어플레이 정신을 강조했다”면서 “이런 정신이 고취되어 우승의 영광을 안을 수 있게 되었고 향후 3~4년은 용답축구회의 전성시대가 유지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견한다.
40년 전통 용답축구회의 산증인 양홍선고문도 지난 일들을 회고한다. 그동안의 선배, 동료, 후배 회원들간의 유대관계, 에피소드를 열거하며 쓴웃음을 짓는다. “용답축구회원들의 축구장이 1988년 철도청에 반환되어 7년 동안이나 봉고차에 전전하며 유랑했던, 어려웠었던 시절”을 술회(述懷)하며 후배들을 격려한다.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와는 달리 12번째 선수 박인호부회장 등 응원단들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100kg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박 부회장의 우렁찬 포효(咆哮)는 상대선수들의 기선을 제압한다. 40대 젊은 김재홍 감독은 승부를 떠나 즐거운 마음으로 게임에 임하도록 스트레칭으로 회원들의 몸을 철저하게 풀어주며 부상염려를 최우선한다.
한마음대회 결승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하룻동안에 무려 4~5게임(300분)을 뛰어야만 한다. 대회 특성상 초인적인 강인한 체력과 상대 팀에 따라 맞춤형선수 선발이 관건이었다. 김 감독의 합리적인 전략과 회장 등 모든 회원이 혼연일체가 된 용답의 전사들은 한마음대회 우승기를 작년에 이어 연거푸 거머졌다.
또한 외적인 우승요인도 뒤따랐다. 용답축구회가 사용하는 용답초등학교 축구장은 성동구 유일한 규격잔디구장으로써 선수들의 실력향상에 보탬이 됐다. 페어플레이는 결코 구호(口號)로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우승할 수 있는 실력배양(培養)만이 우선임을 증명해 보였다.
준우승에 입상한 뚝도축구회(회장 백승홍, 총무 이성영)는 축구골대도 없는 열악한 경수초등학교(교장 문양열. 성수2가1동)운동장에서 비지땀을 흘린 결과를 실력으로 증명했다. 성동축구 60대 상비군 노무열감사도 평소 훈련된 체력으로 준우승하는데 한몫 거들었다.
2호선 전철 ‘용답역’을 내리면 조그만 중소도시의 축소판 같은,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용답동이다. 청계천과 중랑천에 에워싸여 있어 그들만의 공동체생활을 할 수 있는 지역처럼 정감이 듬뿍 담겨있다. 마치 드라마 ‘전원일기’ 읍내(邑內)를 연상케 한다. ‘용답리’의 대표적인 단체, 10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용답축구회는 그 공동체 안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개최하고 체육대회 등으로 용답동주민들에게 봉사하는데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서울시 25개구 축구회 중 가장 진취적이고 단결력이 강한 성동축구연합회는 구청장기, 명예회장기, 연합회장기, 한마음대회 등 연 4개 대회를 실시한다. 성동구청장기, 명예회장기, 연합회장기 3개 대회는 청년부, 장년부, 노장부 3개 부문으로 연령을 구분하여, 각 단위축구회별로 3개 팀이 출전한다. 한마음대회는 30대, 40대, 50대, 60대 전 연령이 1개 팀을 구성하여 명실상부한 진검승부(眞劍勝負)를 겨룬다. 성동축구연합회(회장 이종배)는 용답축구회(회장 이수경)등 20개 단위 팀으로 구성되어있으며 1,992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다.
[박종승 기자]
* 2015 한마음대회 우승 후 기념촬영.
사진 맨 왼쪽 양홍선고문, 가운데 이수경회장(16번), 맨 오른쪽 박인호부회장, 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김재홍감독(10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