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렇게 마주쳐도...... 되는거니.............환아.........?
난.....정말 모르겠어........
마치.......어딘가에 귤씨를 심어놓고 달려온 아이처럼 ........보여지는 이유는 뭐니......
하지만........이젠 ... 나한테 오면 안되잖아...........그거 나두.....알거든..........
그러니까 ......다시는 그런모습으로 나타나지마..........
환이는 한참을 그렇게 비를 맞으며 서있고...........나두 그렇게 한참을 지켜봤다
이내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고 돌아서 나를 지나쳐 걷는 환이..........
".......환......아......."
순간 망설이는듯 그대로 서있던 환이는 활짝웃는 모습으로 돌아봤다
......울고 있다고 착각한건 뭘까..........
".....아! 서인주....."
서.......인주........날 그렇게 부른적이 있었나.......
"...저.................비........."
"응........이근처 왔는데... 갑자기 비가 오네.......우산을 못챙기고 나왔거든"
"그래두...... 비 맞으면 안되는데..."
"그러게, 벌써부터 머리빠지면 큰일인데"
난.....한마디, 한마디가 어렵게 나오는데, 넌 어쩌면 그렇게 자연스럽니..........
"이우산.....쓰고가.... 난 어차피 다왔으니까"
우산을 씌워 주고 싶었다......아무리 웃고있지만.... 비를 막아 주고 싶었다
"아냐, 어차피 택시 타고 가야돼.... 집까지 ...좀..멀....어..."
집이 멀다.... 왜 거짓말을 할까........? 내우산.... 받아 들기가 싫으니.........?
"그래.....비 더맞기 전에 얼른 가.."
"응, 너두 들어가라............ 아, 너.....우산 넘 크고 무거워보여, 담부터는 작은우산 들고다녀"
"....어...."
내가 먼저 돌아섰다
우리사이에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별루 친하지도, 별루 나쁘지도 않은 그런사이처럼
웃으면서 '안녕' 하고 돌아선것이다.....
그래........이렇게 되는구나......이렇게 되는게 무서웠던 거야........
비를 맞고 서있는 환이를 봤을때......그래도.......바보처럼........기대했는데... ........
예전의 환이가 내 앞에 나타난건 아닐까...하고...
이걸로 됐어..... 이제 더이상 없어............
환아... 니가 내앞에 다시 나타난게 이런거라면 이제 알아들었어... ....정말... 마.침.표...찍었어
그리고 ...........이게 마지막이야.....
들고 있던 우산이 갑자기 무겁게 느껴져 우산을 접어 대문밖에다 세워놓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에는 아무도 없는지 불이 모두 꺼져있었다
엄만, 또 어디간거야!!! 내가 이렇게 돌아다니는것두 엄마 닮아서 그런거야!!!!
"인주야, 인주야, 인주야"
이게 무슨 소리지? 귀신이 설마 메아리도 없이 방정맞게 사람 이름을 부를리는 없고........
거실불을 켜고 둘러보니 베란다에 걸려있는 새장...
우리집에 앵무새가 있었지.... 노인네...짧은 시간동안 새 교육 잘시켰네
너두, 참~ 딱하다.... 엄마를 어떻게 견뎠니
불쌍한 마음에 새밥을 꼬빼기고 주고, 나두 라면하나에다 밥한릇 뚝딱 해치우고 쇼파에
늘어져 tv를 켰다
두어시간쯤 tv를 보다보니 외출하신 엄마가 귀가를 했다
"엄마는 비오는데 어딜 그렇게 다녀"
"다니긴! 비 안오는데서 가만히 앉아 있다가 온다"
"어련하시겠어요!"
"밥은?"
"먹었쥐, 라면에다 밥말아서"
"아니~ 순이 밥말이야"
"엄마, 뭐야~"
"아까 하두 말을 안들어서 밥을 안주고 나갔거든"
"교육 잘시켰던걸, 그래서 내가 밥 많이 줬는데"
"엄마 소리 한번만 하라고 사정사정 하는데, 안하고 지랄이지 뭐니"
"순이도 알아보는거야, 자기 밥을 누가 주는지.... 그니까 내이름을 알지"
"니 이름을 알아? 나 안갈켜줬는데!"
"설마, 그럼 쟤가 내이름을 어떻게 알아, 엄마가 갈켜 줬으니까알지"
"그런가...?... 인주야! 낼부터는 순이 밥 엄마가 챙길테니까 넌 하지마"
"제발요~~~"
"참! 너 아까 엄마 우산 들고갔지?"
"왜 그게 엄마 엄마 우산이야?"
"엄마꺼지! 이 나이에 내가 애들도 아니구 이런 만화 그림있는 우산 들고 다녀야겠어?"
사실 저기 만화 그림이 그려져 있는 우산은 내가 초등학교때 부터 들고 다니던 우산이다
작년에 엄마 몰래 갖다 버리는건데.....
"나두 지금은 그런우산 챙피해서 못들고 다녀"
"우산이 이렇게 튼튼한데 뭘 사달래!!"
"내친구들 중에도 그런 우산 들고 다니는 애들 없단말야"
"시끄러!! 어쨌든 담부터 엄마우산 들고 나가기만해"
"근데요........... 엄마..........나.....진짜 잘못했는데...... 버스에서 그 우산 두고 내렸어......"
"뭐!!!!!!!!!!!!!!"
그림우산을 들고 뛰쳐 들어와 마구잡이고 휘두르는 엄마.....나 오늘 작살났네!!!!
"엄마~~~~~ 참어~~~~~~잘못했어"
"뭘 참어!!! 이뇬아!!! 나가!!!!!!!!!! 나가서 그우산 찾아와!!!"
"어떻게 찾아...........버스...갔는데...."
"잔소리 말구 무조건 찾아와!!! 내가 그렇게 버스에서 졸지 말라구 했는데, 우산을 두고내려!!!!"
"엄마~~~ 한번만 봐줘..... 나.....저우산 죽을때까지 들고 다닐께...응!!"
정신없이 휘두르다가, 초등학생들이나 들고 다니는 저우산을 죽을때까지 들고 다닌다는
말에 ....드뎌 멈출수가 있었다.........죽는줄 알았네!!
"약속했따, 나중에 우산, '우'자라도 나오면 알아서해"
"알써, 약속해"
진짜 울엄마지만 해도해도 너무해
에라이, 내가 돈벌어서 하나 사고 만다
돈벌려면..... 졸업은 해야하고 졸업까지는 아직 2년! 쪽팔려서 어떻게 들고다녀!!
그리고 졸업만하면 할일도 많은데... 분가도 해야하고....우산도 장만해야 하고....
무조건 돈을 많이 버는수 밖에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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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내리는 비는 오늘도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우리집에서 제일 좋은 우산을 잃어 버려서 엄마는 바깥에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짜증만내고
난 나갈때가 없어서 그런 엄마의 짜증을 받아주고있다
마치 내가 신데렐라가 된듯한 기분..... 아.. 불쌍한 내신세....
'띠리리~링, 띠리리~~~'전화가 왔네...
"여보셔요,.......네............계신데요..........네 아줌마"
엄마랑 단짝 친구인.... 요즘으로 말하자면 비에프 라고 하지요....아줌마가 엄마를 찾는다...
왜 전화 했을까......제발! 아줌마, 자글은 주지 마시어요......
아줌마가 나오라고하면 어떻하지! 우산이 새록새록 생각나게 될텐디....
삭신이 쑤셔 더니상 맞을데도 없는데.......이러니 내가 신세 한탄을 안해!!!
아이구~~ 내신세야
"인.주.야."
^o^;"네~ 엄마"
"음.......좀 나가서 놀다올래?"
"아니"
"아니....? 그러지말구 그냥 놀다오지......"
" 아니야, 나갈때두 없는걸"
"인주야 이따가 엄마 친구들 오시거등...... 가만히 앉아서 '매' 벌지말구 , 나가서 놀아"
'매'라고 했나요 어머니?! 당연히 나가서 놀아야쥐요
"알았어, 나가서 놀다올께.... 근데 엄마.... 그냥나가....? 용돈 이라두......."
"용.돈.?"
"다녀오겠습니다"
딱,딱, 뛰어 발음하는 엄마의 말소리에 범상치않은 기운을 느끼고 영원한 나의 만화그림우산을
들고 뛰쳐나왔다
어디로 가야하나....... 먹이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도 아니고.......
바쁘게 뛰쳐 나오느라 전화기도 두고 나왔는데.... 다시 들어가기도 그렇구......
대체!!!! 어디를.......................아하!......진한이놈.........집에 있어야 할텐데............?
생각만 했는데 벌써 도착해 있네...........텔레포트한것두 아닐텐데........거참 이상한 일이여.....
내가 생각해도 행동이 넘 잽싸단말야....
진한이가 있기를 바라면서 벨을 눌렀다
"누구세요"
진한이는 아닌것같고.......진한이랑 똑같이 생긴 형인것같은데...
"네... 저기.........저.......오빠........"
"난 여동생 없는데"
"그게 아니라요.... 저... 진한이 친군데요....진한이가..."
'철컥~'
대문이 열렸다........ 그냥 열어주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형이란놈은 온데간데 없구 ..... 거실은 텅비어있다...
나두 손님이란 말여, 왜 아무도 없는거여!!!
"저기요....... 아무도 안계세요?"
"계시는데 바쁘다, 알아서 볼일봐라"
어느 방에서 났는지 모르지만, 문열어준 사람으로 보이는 목소리는 분명하다
"저기.......저.... 저 혼자 볼일을 어떻게 봐야할지......"
"진한이 친구니까, 진한이 한테 가봐"
"네..........근데요... 진한이 한테는 어떻게 가야하나요"
"술냄새 맡고 찾아가"
"네..... "
내가 개도 아니고...? 냄새 맡고찾아 가라니...? 내 저넘을!!
슬프다.... 집에서는 쫓겨나고 여기서는 개취급 당하고.... 인간 서인주 이렇게 살아냐되냐
일단은 진한이 부터 찾자!!
모든 신경을 코에다 집중시키고 술냄새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전문가의 코로 봤을 때 일층에는 읍따
이제 부터 이층을 뒤져 봐야겠군
이층으로 올라와 뒤지기 시작한지 1분.... 드뎌찾았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취직안되면 수사견으로 취직할까부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침대에 조용히 누워있는 진한이넘....그래도 인기척은 내는게 예의지...
"음!음! 마이크 테스팅 진한아~"
"..........."
깊이 잠들었나보군......... 누가 엎어가도 모르겠어.......확!! 엎구 날라?!! 써먹을 데가 없군
그래.... 일부러 깨우면 뭐하냐...... 눈 뜨나 감으나 마찬가지지...
이리 저리 둘러보다데 눈에 들어오는게 있었다
앨범...........
진한이 책상에 앉아 앨범속의 사진들을 한장씩 보기시작했다
짜식!! 어린놈이 사진 찍는건 알아가지고, 폼잡고 있네
어.....이상하다... 분명히 난데.... 이렇게 어렸을때 내가 진한이를 알고있었나....
하늘....꽃밭................... 유치원!!
그럼, 진한이랑은 초등학교 친구뿐만 아니라 유치원도....?! 인연이네....
어쩐지, 환이랑도 그렇게 친했었고.........나를... 잘안다고 생각했던것도 이유가있군,그래!!
사진첩을 한장씩 넘길때마다 진한이를 잘 모른다고 생각했던게 이상할정도로 환이와 나의
어릴적 사진이 쏙쏙 나왔다
도복....검은띠..............그래 환이가 도장을 다닐때 진한이도 같이 다녔구나...
어이없게도 환이와의 추억이 곧 진한이와의 추억과 같다는거네.....!!
웃음이 나왔다............짜식이 하두 말이없으니깐 옆에 있어도 표시가 나야 말이쥐....
"재밌냐?"
"응..... 재밌어"
"......뭐가........"
사진속의 일들을 생각하느라 누구랑 무슨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이거봐..........? O_O 일어났네"
"왠일이야?"
"엄마가 나가라고.......말.........협박하는데..........갈때가 없어서..."
"왔으면 깨우지"
"술마시고 깊이 잠든것같은데..................푹자라구...."
"..........."
"참!! 나 놀랬어......... 우리 유치원 같이 다녔더라"
"몰랐냐?"
"응...... 지금 알았어, 기억은 잘안나는데 사진보니까 어렴풋이 조금은 나는것 같기도하구"
"..... 뭔들 기억나겠냐"
"왜그래, 그래도 기억하는거 많다뭐"
"..........."
".....아니.........구지...뭐.........많다기 보다......"
기억나는건 오로지 환이와 같이 보냈던 시간들인데...........말해서 뭐해.....
책상위에 펼쳐놓은 앨범을 '탁'하고 덮더니 방문을 나서는 진한이넘...
"밥먹자"
"............."
조용히 일어나 일층주방으로 내려가는 진한이를 따라 방을 나왔다
"밥없네"
우쒸~머여~ 밥얘기 하니깐 갑자기 배고파 졌구만..
"그럼, 밥 못먹어?"
나의 진지한 물음에 피식웃으며 안심시켜 주는 얄미운 진한이넘..
"짜장면 이라두 먹을래?"
"응~"
짜장면 '이라두'라니........진한아.....
당연히 대답은 들을 필요도 없단듯이 전화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여기요...355-8번진데요.. 짬뽕하나 하구요, 짜장면 곱빼기 갖다 주세요"
짜식! 무식하게 고빼기를 어떻게 다 먹으라고....
그래도 니놈 성의를 봐서 먹어준다
"니네형은 안먹을까?"
"알아서 먹겠지"
"그 오빠... 뭐하는데 그렇게 바빠?"
"겜"
뭐라고라~그깟 게임때문에 나를 개취급 했단말여!!! 두고보자..
짬뽕과 자장면꼽빼기가 올때까지 우리집보다 크고 화질도 좋은tv를 나는 바라봤고,
진한이는 시청했다
"부모님은?"
"바빠"
"밥은 누가해?"
"가끔씩 아줌마두 오고, 그외에는 저놈이해"
정신빠지게 겜을 하고있는 그분을 진한이는 '놈'이라고 칭한다
싱크대 앞에서 쌀을 씻는 진한이네 형.... 나한테 냄새맡고 찾으라 시키는 진한이네형....
상상은 안가지만 믿어야쥐.... 언젠가는 볼날이 있겠쥐
오토바이 소리와 함께 날아온 반가운 철가방아저씨는 짬뽕과 짜장면곱배기를 내려놓고는
또다시 바람과함께 사라졌다
짜장면 곱배기를 앞에두고..... 먼저 기도를 해야쥐
나를 내쫓아 줌으로해서 짜장면, 그것도 꼬빼기를 먹게해주신 엄마에게, 나아가 나를 내쫓게
도와주신 엄마의 비에프 수정 아줌마에게...빗발이 내려치는 거리를 마다않고 달려 와준
철가방 아저씨께....등등 ..장대한 인삿말을 남기며 면이 불기전에 기도를 마쳤다
진한이와난 배달온 음식을 깨끗이 먹어치우고 , 진한이형이 빌려다놓은 비디오를 틀고
시청하기 편한자세를 잡았다
이러면 안돼는데.... 왜 이케 졸리징......
"자냐?"
"안자"
"눈감고 있는데"
"듣고는 있는데"
"저거... 외국영화거등"
"그래도 알아듣!!!!.........지는........."
O_O 잠이 벌떡깼다..... 나를 지긋이 바라보는 진한이놈의 표정은 읽을수 없었지만
그런것 쯤은 나도 알수있다
왠 망신이냐..... 그러고도 자면 나는 잠맘보다
나는 영화에 몰두 하기위해 무단히 노력하고, 노력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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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자나무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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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8.04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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