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녀봉
식당에서 여주인들의 눈치를 보며 1시간을 앉아있다 나와 편의점에서 컵라면 먹는 청소년들 옆에서 또 시간을 보내고 71번 첫버스로 종점인 부영3차아파트에서 내린다.
도로 따라 성가대가 찬송가를 연습하는 순천제일교회로 들어가 푹신한 소파에 누워 20여분 시간을 보내고 철도와 도로를 넘어 송전탑들이 서있는 마루금을 겨냥해서 아직도 어둠에 묻혀있는 묵밭으로 들어선다.
농원의 조경목들을 지나 산자락으로 붙어 송전탑과 무덤들을 지나자 길이 없어 옆의 수로로 나가지만 잔나무들이 꽉 차있어 그냥 능선을 치고 오른다.
빽빽한 잡목들을 헤치며 봉우리에 오르면 뚜렸한 길이 나타나고, 조망이 트여서 순천만쪽으로 바다가 펼쳐지며 옥녀봉을 지나 앵무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잘 보인다.
송전탑을 지나 147봉을 넘고, 잘 딱인 길로 안부의 과수원을 돌아서 114봉을 올라 동쪽으로 꺽어 통신탑이 서있는 낮은 마루금을 가늠해 본다.
벌목된 사면을 따라가 운치 있는 대밭을 지나고 과수원들을 통과해서 묵밭의 잘생긴 소나무 한그루를 보며 '해룡종합가스'가 있는 2차선 포장도로를 건넌다.
철도를 넘어 능선으로 붙어 한적한 임도 따라서 좌우로 길이 뚜렸한 안부를 거푸 지나고 삼각점(광양404/1996재설)이 있는 옥녀봉(121.9m)에 가파르게 오르니 조망은 가려있고 기적소리만 가깝게 들려온다.
▲ 첫봉에서 바라본 앵무산과 순천만
▲ 뒤돌아본, 순천제일교회로 이어지는 마루금
- 208봉
야산길을 내려가 863번 지방도로를 건너고 시멘트도로를 올라가다 취수장을 만나서 오른쪽으로 철조망을 잡고 능선으로 붙는다.
철조망 따라 빽빽한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성주배씨' 가족묘를 지나고 황토절개지 밑의 개사육장을 지나서 과수원사이로 다시 산으로 들어간다.
지저분한 야산길을 잠시 따라가다 탱자나무와 철조망으로 이루어진 울타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2차선 포장도로를 건너 고개로 올라가면 장애인복지공장인 '장복실업' 건물이 서있고 검단산성 안내판이 보인다.
넓직한 비포장도로를 타고 검단산성으로 올라가니 잘 조성된 잔디밭에 글씨 없는 삼각점이 있고, 광양만과 순천만이 양쪽으로 펼져지며, 통신탑이 있는 208봉을 지나 앵무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정면으로 보인다.
남쪽 희미한 길로 내려가 '순천박씨' 가족묘를 지나고 왼쪽으로 공장건물을 보면서 절개지가 가파른 철도를 넘어 차들이 질주하는 4차선 17번국도를 무단으로 횡단한다.
레미콘공장 옆으로 들어가 뚜렸한 등로를 만나서 공동묘지를 지나 천황봉이라고도 하는 208봉으로 올라가면 KTF 통신시설이 서있고 표지기들도 많이 걸려있으며 등로도 4곳으로 갈라진다.
남쪽으로 꺽어 갈비가 푹신하게 깔린 오솔길을 내려가 132봉을 옆으로 지나고 2차선 포장도로를 건너 고추밭사이로 능선으로 붙는다.
▲ 검단산성 입구
▲ 검단산성
▲ 검단산성에서 바라본, 왼쪽의 앵무산과 오른쪽의 208봉
- 앵무산
억새들이 바람에 한들거리는 125봉에서 잠시 앉아 쉬고, 옆으로 가깝게 펼쳐지는 순천만을 바라보며 돌쉼터도 있는 정갈한 납골당을 지나니 봄날처럼 따뜻해 두터운 상의가 답답하고 땀이 줄줄 흐른다.
임도처럼 넓은 길을 만나 왼쪽으로 용전마을과 용전저수지를 내려다보며 매화밭을 지나서 그래도 찬기운을 품고있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이정표가 서있는 용전고개로 내려간다.
밧줄이 걸려있는 넓직한 등로 따라 주민들과 연신 만나고 인사 하며 약수터 갈림길을 지나서 앵무산(343.4m)에 오르면 삼각점(광양25/1991복구)과 '곡고산'이라 쓰인 정상판이 서있으며, 앞이 트여서 지나온 마루금이 가깝게 보이고, 광양만쪽으로 드넓은 전답들과 수로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잘 딱여진 등로 따라 이정표가 서있는 앵무산재로 내려가 헬기장을 지나고 조망이 트이는 아기자기한 바위지대를 지나서 395봉으로 올라가니 실제적인 정상인듯 앵무산이라 쓰인 오석과 정상판이 서있으며 역시 조망이 훌륭해 가야할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양쪽으로 바다를 내려다보며 억새가 눈부시게 도열하고 있는 기분 좋은 산길을 타고가다 '능선삼거리' 이정표가 서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급하게 꺽어진다.
역시 뚜렸한 길 따라 '하사.농주삼거리' 이정판이 서있는 안부를 지나고 삼각점이 있다는 212.7봉을 무심코 지나쳐 왼쪽으로 갈림길을 찾다가 표지기 한장을 발견하고 들어가지만 묘가 나오며 길은 끊어진다.
왔다갔다 길을 찾다가 그냥 방향만 맞추고 가시덤불들을 어렵게 헤치며 포장도로로 내려가면 왼쪽으로 마루금이 보이는데 그제서야 도면을 자세히 살펴보니 이정표가 있던 안부에서 바로 왼쪽으로 꺽어 내려왔어야 했다.
황량한 바람을 맞으며 도로를 따라가다 논두렁을 타고 2차선 포장도로와 만나 옆의 봉두고개로 올라서서 놓쳤던 마루금을 살펴보지만 그리 쉬운 지형이 아닌 것 같다.
▲ 125봉에서의 순천만쪽 조망
▲ 용전고개
▲ 앵무산 정상
▲ 앵무산에서의 광양만쪽 조망
▲ 앵무산 내려가며 바라본 395봉
▲ 395봉 정상
▲ 395봉에서 바라본 순천만
▲ 395봉에서 바라본, 황새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지맥이 꺽어지는 능선삼거리
▲ 봉두고개
- 국사봉
파란 풀들이 자라는 넓은 밭을 타고 송전탑이 서있는 '에반에셀수양관'에서 모자란 식수를 보충한 후 시멘트도로를 따라가다 줄지어있는 무덤들을 지나서 펑퍼짐한 147봉에 오른다.
옷에 잔뜩 들러붙어 연신 살을 찔러대는 덤불들을 떼어가며 선채 샌드위치 하나로 점심을 떼우고 완만한 길 따라 46번 송전탑을 지나서 국사봉을 바라보며 왼쪽으로 꺽어진다.
앞을 막는 까시나무들을 헤치며 '김해김씨'가족묘지를 지나고 45번 송전탑이 서있는 140봉을 넘어서 내려가면 길이 좋아진다.
마루금을 약간씩 우회하는 등로를 따라가다 능선으로 붙어 수암산을 바라보며 길도 없는 바위지대를 어렵게 치고올라 헤어졌던 좋은 길과 다시 만난다.
까시잡목들이 차있는 흐릿한 길 따라 무성한 억새밭에 무덤 한기가 있는 292봉을 오르고 마루금에서 약간 벗어나있는 국사봉으로 향한다.
멋진 선바위 하나를 지나고 안부에서 국사봉(292.9m)으로 올라가니 삼각점(광양307/1996복구)이 있고 앵무산과 쪽빛 광양만이 잘 보인다.
▲ 밭에서 바라본, 봉두고개로 이어지는 마루금
▲ 292봉 오르며 바라본 수암산
▲ 국사봉에서 바라본 광양만
- 수암산
갈림길로 돌아와 헬기장을 지나서 마을로 이어지는 등로를 버리고 능선으로 올라가면 역시 까시덤불들이 끊이지 않고 나타나 애를 먹인다.
무덤 한기가 있는 봉우리(약290m)에 올라 나무들에 가려 조망은 트이지 않지만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숲을 내려가니 야외풀장이 딸린 독립가옥이 나뭇가지사이로 보이고 아주 흐릿한 족적이 나타난다.
끊어질듯 이어지는 족적 따라 창원정씨묘를 만나 밭으로 내려가 독립가옥의 뒤로 들어가지만 마루금도 구분이 안가고 길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냥 무덤뒤로 가파른 사면을 치고 올라가면 컨디션이 안 좋을 때 힘들게 지나갔다는 신공식님의 표지기 한장이 나무에 걸려있어 반가워진다.
둔덕에 올라 앞을 막는 빽빽한 잡목들과 사방에 깔려있는 까시넝쿨들을 이리저리 헤치고 우회하며 한걸음 한걸음 전진하는데 정말 짐승도 못다닐 험한 곳이다.
진땀을 흘리며 송전탑으로 올라서서 수영하듯 양팔로 잡목들을 헤치고, 즈려밟고, 꺽어가며 가능한한 너덜들을 따라 힘겹게 수암산(371m)에 올라서니 산불초소가 있고 초소지기가 껄껄 웃으며 나온다.
초소지기와 이야기를 나누다 삼각점도 확인하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거대한 수암을 바라보며 바위지대로 나아가면 흰뱀처럼 산자락을 휘어도는 시멘트도로를 건너 황새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가깝게 보인다.
▲ 수암산 정상
▲ 수암산에서 바라본 순천만
▲ 수암산에서 바라본, 황새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황새봉
가파른 너덜지대를 내려가 흐릿한 족적을 만나서 억센 관목들을 헤치며 예전 산불이 났던 곳을 통과해 시멘트도로를 건넌다.
계속 이어지는 산불지대를 올라가니 온통 숯덩어리로 변한 나무들이 사방에 깔려있고, 무성한 억새밭에 관목들이 거세며, 명감넝쿨들이 도처에서 발길을 잡아챈다.
한걸음 한걸음 쓰러진 나무들을 타고 넘어서 힘겹게 억새가 차있는 봉우리(약290m)에 올라 여수시립묘지와 앞의 황새봉을 바라보며 까시덤불사이로 흐릿한 족적을 따라가면 쌍묘가 나오며 등로가 좋아진다.
예수상이 서있는 시립묘지로 떨어져 시멘트도로를 올라가다 마리아상이 있는 209봉에서 능선으로 붙어 잡목숲을 헤치며 최근 완공된 2차선 포장도로로 내려간다.
일몰까지 시간이 별로 없어 갈등 하다 황새봉을 금방 오를 것 같은 생각에 도로를 건너고 임도에서 산으로 들어가니 뚜렸한 등로가 나타난다.
완만한 산길 따라 오른쪽으로 소로가 갈라지는 둔덕에 올라 여차하면 탈출할 곳으로 점 찍어놓고 능선으로 들어가면 다시 가시덤불들이 앞을 막는다.
이따금씩 나타났다 사라지는 족적을 살피며 명감넝쿨들을 어렵게 헤치고 올라가니 일몰이 다가와 마음은 급해지고 진땀이 눈으로 흘러 들어 자주 걸음을 멈춘다.
덤불밑으로 기고 가시나무들을 손으로 꺽어가며 지맥갈림봉을 지나서 마루금에서 약간 떨어져있는 황새봉(376.0m)에 올라가면 일등삼각점(광양11/1991복구)이 반겨주고, 조망은 시원하게 터져서 앵무산에서 이어온 마루금이 거침 없이 펼쳐지며, 일몰에 젖어드는 순천만이 아름답게 내려다 보인다.
▲ 뒤돌아본 수암산
▲ 시멘트도로
▲ 억새봉에서 바라본 여수시립묘지와 맨뒤의 황새봉
▲ 연화마을과 이어지는 포장도로
▲ 황새봉 오르며 바라본 순천만
▲ 황새봉 정상
▲ 황새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 연화
지맥 갈림길로 돌아와서는 가시덤불이 심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306봉으로 꺽어져 내려가며 탈출할 곳을 찾아야 했는데 아까 봐두었던 소로가 하산이 빠를 것 같아 그냥 지나친다.
지겹게 달려드는 가시나무들을 헤치며 둔덕으로 내려와 사면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소로를 얼마간 따라가면 묘가 나오며 길은 끊어지고 삼산마을이 멀리 내려다 보인다.
일몰은 다가오는데 길도 없는 잡목숲을 내려갈 수는 없는 일이라 아까 고민 하며 건넜던 포장도로로 다시 내려가기로 하니 진작 산행을 접었던 것보다 못한 선택이 된 셈이다.
어두어진 산길을 급히 뛰어 내려가 도로를 만나고 불을 훤히 밝힌 연화마을을 보며 터벅터벅 걸어가다 마을에서 나오는 사람과 동행이 된다.
역시 순천 나간다는 분과 이런저런 고향의 산이야기를 나누며 백열등 하나가 외로운 연화저수지를 지나 순천 버스(94번, 95번)를 탈 수 있는 연화정류장으로 향한다.
첫댓글 나도 저길 가야하나??? 엄청난 가시덤불속에 사서고생하는것... 생각 좀 해봐야겠습니다...
ㅎㅎ 그래도 바다가 보여서 좋기도 합니다. 산도 낮지만 듬직하고요...
겨울에 진행해야 하는 곳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