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적산
광천터미널 뒤 흥청거리는 유흥가의 식당에서 새벽밥을 먹고 택시로 진월동의 '진아하이빌'아파트에서 내려 불 훤히 밝힌 진월제를 지나 굴다리로 제2순환로를 건넌다.
사방에서 짖어대는 견공들의 환영을 받으며 어두운 임도를 기웃거리다 왼쪽 고갯마루의 실루엣을 발견하고 올라가 무덤들 사이로 들어가니 흐릿한 족적이 나타난다.
제2순환로 건너편으로 봉우리에 걸쳐있는 구름다리를 바라보며 잡목들을 헤치고 야산길을 한동안 올라가면 나무계단이 있는 오른쪽의 넓은 등로와 만나는데 아마 처음에 찾지 못했었던 길일 것이다.
송전탑을 지나서 마른 먼지가 뿌옇게 일어나는 된비알을 나무들을 잡고 진땀을 흘리며 올라가니 간간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원래 들머리로 잡았던 소태IC가 가늠이 된다.
자비정사쪽의 산길과 만나 울창한 송림을 지나서 무덤 두기가 있는 분적산(412.5m)으로 올라가면 나뭇가지에 작은 정상판 하나가 걸려있으며 광주시내의 휘황찬 불빛들이 내려다 보인다.
▲ 진월제
▲ 분적산 정상
- 너릿재
나무들을 잡고 가파른 산길을 뚝 떨어져 내려가 정광산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325.0봉을 오르고 덤불들을 뒤져 숨어있던 삼각점(광주441/1985재설)을 찾아낸다.
불빛에 모습을 드러내는 화려한 산철쭉꽃들을 만나 도심의 산같지 않게 호젓하게 이어지는 숲길을 바삐 따라가니 잠을 깬 산새들이 놀라는 소리가 들려와 안스러운 마음이 든다.
한재등(321m)을 넘고 나뭇가지 사이로 멀리 무등산 정상의 불빛을 바라보며 소룡봉(약390m)으로 올라가면 공터에 표지기 몇장만 걸려있고 아무런 표식도 없다.
동쪽으로 꺽어 골로 떨어지는 것같은 오른쪽 사면길을 타고 좌우로 홈통길이 지나가는 저승재를 넘어 가파른 능선으로 무명봉을 힘겹게 넘어서니 굴곡 많은 지형에 벌써부터 힘이 빠진다.
무등산과 모후산쪽으로 시야가 시원하게 트이는 무덤가에 앉아 잠시 간식을 먹고 임도처럼 넓어진 탄탄한 산길을 타고가면 여기저기에서 꿩들이 울며 날라다닌다.
라이언스클럽의 기념석과 정자가 서있는 해돋이 전망대를 지나서 22국도가 터널로 통과하는 너릿재로 내려가니 화순으로 넓직한 포장도로가 넘어가고 있고 운동시설과 간이화장실들이 보인다.
▲ 무덤가에서 바라본 화순읍내
▲ 무덤가에서 바라본 무등산과 오른쪽의 만연산
▲ 너릿재
- 만연산
훤하게 밝아진 산길 따라 송전탑을 지나고 359봉을 넘어 따사한 봄볕이 살포시 비추이는 산길을 따라가면 앞에 수래바위산의 암벽이 모습을 보이고 남녁이라 그런지 유난히 굵은 마삭줄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작은 정상판이 걸려있는 평범한 지장산(약390m)을 지나고 바람결에 시나브로 휘날리는 산벚꽃들을 맞으며 둔덕에 삼각점(광주436/1996복구)이 놓여있는 361.1봉을 넘는다.
간간이 나타나는 바위지대들을 넘어 나무계단을 타고 수래바위산(529m)으로 올라가니 조망이 확 트여서 분적산에서 이어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백아산에서 모후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장쾌하게 펼쳐진다.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벗어나 있는 만연산줄기를 바라보며 무덤 한기를 지나고 산죽사이로 봉우리들을 넘어 만연산 갈림봉(약630m)을 오른쪽 사면으로 우회해 안부로 내려가면 '만연산 700m' 이정표가 서있다.
잘 정돈된 산길 따라 정상석과 돌탑이 서있는 만연산(668m)으로 올라가니 무등산 정상부가 앞에 가깝게 펼쳐지고, 화순시내가 훤하게 내려다 보이며, 삼각점이 있는 609.4봉의 멋진 암벽이 눈에 들어온다.
▲ 지장산 정상
▲ 수래바위산 정상
▲ 수래바위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 수래바위산에서 바라본, 백아산에서 모후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이정표 안부
▲ 만연산 정상
▲ 만연산에서 바라본 무등산
- 무등산
갈림길로 돌아와 안부에서 너와나의목장 방향의 산길을 따라가다 빽빽한 찔레나무에 긁혀가며 억새숲을 헤치고 오래된 농장터를 지나서 힘겹게 능선으로 올라간다.
철망 딸린 산길을 만나 표시석이 서있는 너와나의목장과 식당을 지나고 등산로 안내판을 보며 산으로 들어가 급사면을 조금씩 우회하며 너덜지대를 몇번이고 건너서 된비알을 올라간다.
구슬땀을 떨어뜨리며 샘터로 올라가 시원한 석간수를 마음껏 마시고 식수를 보충해 관목 빽빽한 억새지대를 올라가면 고도가 높아지며 거센 바람이 불어와 땀을 말려준다.
안양산에서 이어지는, 낯익은 호남정맥길로 올라서서 넓직한 억새평원 따라 장불재로 내려가니 서석대와 입석대로 치장한 무등산 정상부가 바로 앞에 솟아있고 그동안 안보이던 등산객들이 몇명 서있다.
돌계단과 암릉지대를 지나 멋진 주상절리로 서있는 입석대를 지나고 거센 바람을 맞으며 무등산(1178.5m)의 실제 정상인 서석대로 올라가면 이어온 능선과 내려갈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호남정맥의 연릉들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 너와나의목장
▲ 능선에서 바라본 서석대와 입석대
▲ 장불재
▲ 입석대 표시석
▲ 입석대
▲ 입석대에서 바라본 안양산과 백마능선의 암봉
▲ 서석대에서 바라본 정상
▲ 서석대에서 바라본, 왼쪽의 가야할 산줄기
- 장원봉
서석대 뒤의 바윗길을 타고 임도삼거리로 내려가 중봉(약890m)을 넘고 한켠의 바위지대에서 바람을 피해 막걸리를 겯들여 간식을 먹으며 무등산의 전경을 눈시리게 바라본다.
줄줄이 올라오는 등산객들과 만나며 방송시설물들이 있는 910봉의 암벽에서 호남정맥의 유장한 산줄기를 바라보다 잘나있는 산죽길을 바삐 내려간다.
쉼터에 묘지들이 있는 805봉을 넘고 산죽숲 한켠에 삼각점(광주433/1985재설)이 숨어있는 742.5봉을 지나 삼거리로 내려가니 '동화사하단'이라 적혀있는 이정표에 오른쪽에 있어야 할 늦재가 왼쪽 갈림길을 가리켜 헷갈려진다.
무등산을 1000번 넘게 올랐다는 아주머니에게 확인해 직진 하는 원효사길을 버리고 늦재쪽으로 꺽어 들어가면 점차 방향도 맞고 잠시후 왼쪽의 바람재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또 나오며 늦재는 직진으로 이어진다.
땀을 줄줄 흘리며 힘겹게 올라오는 등산객들을 지나쳐 넓은 임도가 넘어가는 바람재로 내려가 북적거리는 상춘객들과 함께 낙타봉 초소를 바라보며 반반한 등로를 따라간다.
헬기장에 낙타봉이라 잘못 적혀있는 501봉을 넘고 뜨거운 햇살을 느끼며 야산길로 이어지는 봉우리들을 지나 지산유원지의 리프트가 있는 봉우리로 올라가 광주의 연하선경님과 만난다.
식당에서 시원한 맥주로 갈증을 달래고 리프트 옆으로 들어서서 증심사 주차장을 바라보며 태극기가 펄럭이는 장원봉(388.0m)으로 올라가니 오래된 삼각점이 있고, 전망대에서는 광주시내가 훤하게 내려다 보이며, 분적산에서 이어갔던 산줄기가 모습을 나타낸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호남정맥의 산줄기
▲ 바람재 표시석
▲ 장원봉 정상
▲ 장원봉에서 바라본, 맨뒤의 분적산에서 이어간 산줄기
- 월각산
뚝 떨어지는 산길 따라 2차선 포장도로로 작고개를 넘고 산불이 났었던 무진고성을 지나 지열이 푹푹 올라오는 야산길을 바삐 걸어간다.
잔 봉우리들을 지나 글씨 없는 삼각점과 벤치들이 놓여있는 군왕봉(365m)을 올라서 뒤에 오는 일행을 기다리다 매실주 한모금을 마시며 한동안 시원한 바람을 쐰다.
메마른 산길을 가파르게 내려가 대봉(약310m)과 무덤 한기가 있는 292봉을 지나고 보광사로 능선이 갈라지는 봉우리에서 직진해 납작한 삼각점이 있는 256.4봉으로 오른다.
원래의 마루금은 다음의 봉우리에서 꺽어져 29국도상의 도동고개로 떨어져야 하지만 어차피 호남고속도로를 넘을 수가 없어 왼쪽의 잘나있는 산길로 꺽어진다.
빈집 한채를 지나고 무덤들을 지나 도로로 내려서서, 한동안 도로를 따라가다 사거리에서 오른쪽 문흥동으로 꺽어 호남고속도로를 육교로 건너 바로 이어지는 산길로 들어간다.
가파른 나무계단길 따라 주민들과 마주치며 운동시설들이 있는 219봉을 넘고 삼각산이라 쓰여있는 월각산(274.0m)으로 올라가면 글씨 없는 삼각점이 놓여있고 태극기가 힘차게 휘날린다.
▲ 작고개
▲ 군왕봉 정상
▲ 군왕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산줄기
▲ 월각산 정상
- 용전동
한적하게 이어지는 야산길을 한동안 따라가 대숲이 울창한 사거리안부를 지나고 낮으막한 봉우리들을 넘으니 앞에 마지막 봉인 대포리봉의 통신탑이 모습을 보인다.
간벌된 산길을 지나 207봉을 넘고 안부에서 이정표에 '죽지봉'이라 쓰여있는 대포리봉(244.1m)으로 올라가면 통신탑과 삼각점(광주310/1996재설)이 반겨주고 무덤 한기가 자리를 지키며 누워있다.
오른쪽으로 망자들이 예쁜 화환을 둘르고 누워있는 영락공원을 바라보며 간간이 이정표들이 서있는 야산길을 따라가다 마지막에서 왼쪽으로 꺽어 용전동의 시멘트도로로 내려선다.
평야에서 험한 암봉으로 불쑥 치솟아 오른 불태산과 병풍산을 바라보며 용전동 주차장으로 내려가 연하선경님의 차를 타고 소금기가 둘러붙은 얼굴을 매만지며 광주역으로 향한다.
첫댓글 종반부에 맛이 갈 염려를 하였는데 맥주+더위에 생각보다 일찍 갑자기 맛이 갔습니다...작고개부터 헤매다가 그래도 29번국도인 도동고개까지는 능선따라 겨우 갔네여...체력부족을 실감한 하루였고 점점 더워지는 여름산행을 어찌할지 은근 걱정입니다....
날도 더운데 낮에 마신 술이 조금 문제였나 봅니다. 거의 다 가셨는데요...뭐. 얼른 기운 차리셔서 활발한 산행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
무등의 발자취를 토박이보다 더 시원스럽게 잘 표현해 주셨네요^^킬문님의 대단한 산행주력에 다시한번 놀랐습니다.캐이님께선 정상적으로 무등산 주능선 종주하셨던 거예요..본래의 취지에 안맞게 광주산꾼들이 억지로 월각산까지 이어놓은거랍니다.두분 더위에 수고가 너무 많으셨고 존경스럽습니다.
바쁘신데도 시간을 내어 같이 산행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족발과 달짝지근한 매실주도 잘 먹었구요. 항상 안산, 즐산 하시고 서울 오실 일이 있으면 미리 연락주십시요.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천마지맥(약18km) 하는데도 더워서 혼났는데... 암튼 수고하셨고...늘..산행기를 보면서 한수 배우고 갑니다.
날은 더웠지만 등로가 아주 좋아서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무등산은 광주분들의 보물같아요. ^^
40km 16시간...와~~ 모두 진짜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저는 20km 10시간도 간신히 가는데..
장거리산행 수고하셨어요..허벅지가 띵하고 느껴오네요 힘!!
와 ~ 40키로를... 대단들 하십니다. 무등산이 꼭 영취산, 신불산의 영남알프스 닮은 듯 하군요. 이렇게 길들여 놓으시면 20키로 정도는 싱거워서 맛이 안나실 것 같군요. ㅎㅎ 수고하셨습니다.
길이 좋아서 별부담은 없습니다. 굴곡은 좀 심하고... 언제 한번 다녀오세요.
이곳은 홀로 한번갈려고했는데 다녀오셨네요, 무등산 호남정맥갈림길~ 지석교 까지는 수레바위지맥을 붙여도 무방하겠던데요? 광주팀에서 무등산대종주를 3월달에 개통했던데요 코스:용산교-대포리봉-삼각산-중봉-서석대-입석대-장불재-수레바위산-너릿재- 소령봉-칠구재-염재-중봉산-매봉산-지석교 로 끝내었는데 코스가 조금다른것 같습니다
예~~ 조금 줄여서 하루코스로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