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The Diplomat 2014-9-25 (번역) 크메르의 세계
[분석] 대만의 공군력이 미국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갖는 의미
Taiwan, Asia’s Secret Air Power
[원제: 대만, 아시아의 비밀스런 공중전력]
|
(사진: REUTERS/Pichi Chuang) 대만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6.
대만은 F-16 기종 144대, 프랑스제 미라지(Mirage) 2000 기종 55대, 자체 개발한 AIDC F-CK-1 기종 126대, 구형 F-5 시리즈 약 60대(이 기종은 예비물량으로 100대 정도를 추가 비축해두었음) 등을 갖고 있다. |
기고 : 이안 이스톤 (Ian Easton)
빌 클린턴(Bill Clinton) 대통령의 경우를 포함하여 전현직 세계 지도자들이 대만(타이완)을 방문하면, 그들은 종종 '그랜드 호텔 타이뻬이'(Grand Hotel Taipei, 圓山大飯店)에 여장을 풀곤 한다. 유안 산(Yuan Mountain, 圓山) 정상에 위치한 이 호텔은 화려한 중국 전통 양식의 건물을 자랑하는 랜드마크 장소이기도 하다. 호텔 방에서는 시내의 강변이 내려다 보이고,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수영장 주변으로 야자수들이 늘어선 모습도 볼 수 있다. 아마도 이곳의 투숙객은 자신이 동아시아에서 최고로 평화로운 곳 중 한 곳에 도착했다고 생각할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들의 발 아래에는 거대한 지하 지휘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중국과 전쟁이 발생할 경우, 대만의 최고 지도부는 이 지하시설에서 자국의 모든 군대를 지휘하게 될 것이다. 하이테크로 무장한 다른 지역의 여러 섬들과 마찬가지로, 이 시설 역시 대만을 방어해야 할 시기가 도래하면 보기보다 많은 것이 존재함을 알리게 될 것이다.
이 지하시설의 공식 명칭은 '3군 연합 형산지휘소'(Tri-Service Hengshan Military Command Center, 三軍聯合衡山指揮所)이다. 이 안에는 터널 시설들이 여기저기 뻗어나가 있는데, '그랜드 호텔 타이뻬이' 인근에서 시작하여 다시(Dazhi, 大直) 지역의 [유원지에 있는] 거대한 대회전 관람차 지하로 연결된다. 이 시설은 점점 강화되고 있는 중국의 탄도미사일 능력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건설됐다. 이 시설은 강력한 신경망의 중추로서, 대만 정부(및 수천 명의 군 병력)가 그 안에서 수개월 간 생존하면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며, 대만의 군대가 아래로부터 조직을 하는 동안 중국의 공습을 피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형산지휘소'는 지하화된 지휘소들의 대규모 네트워크 및 대만 전역의 군사기지들과 외곽의 섬들은 물론이고, 하와이에 있는 '미국 태평양 사령부'(U.S. Pacific Command: USPACOM)와도 연결되어, 유사시 대만 총통(=대통령)을 위한 최후의 보루가 된다. 실제로 중국의 '제2 포병부대'(Second Artillery Corps, 第二炮兵部队: SAC, [역주] 총 병력은 6개 미사일 여단 10만명이고, 보유 핵무기 수는 최소 280개 이상으로 추정)가 대만 총통관저로 연결되는 교량들을 미사일로 공격하는 시뮬레이션 훈련을 가진 바 있기 때문에, '형산지휘소'는 너무도 중요하다.
그리고 이 도시의 반대편을 보면, '국립 대만대학'(National Taiwan University, 國立臺灣大學: NTU) 캠퍼스 인근에 위치한 한 축축한 암석 돌출부에도 또 다른 지하터널 복합시설이 감춰져 있다. 이곳은 '대만 공군'(Republic of China Air Force, 中華民國空軍: ROCAF) 장병들이 "두꺼비 산"(Toad Mountain, 蟾蜍山[섬여산])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공군 작전센터'(Air Operations Center)이다. 이 시설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공군 및 미사일 네트워크 중 하나를 감독하는 곳이다. '두꺼비 산'은 공중조기경보기, 장거리 레이더, 음파 청취기, 무인항공기 및 인공위성에서 보내오는 방대한 정보를 보고받는 가운데 대만 영공 전역을 끊임없이 감시하면서, 전투기들을 신속히 발진시키거나 침입자에게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라는 명령을 내릴 태세를 갖추고 있다. 또한 대만의 여타 군 시설들과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복수의 예비 장소들을 갖고 있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서이다.
그러한 예비시설 중 하나는 대만 동해안의 '치아산'(Chiashan, 佳山: [역주] 화롄[花蓮] 시의 북쪽)에 있는 순백색 대리석으로 이뤄진 계곡 입구(☜ [역주] 위성사진을 보면 이 계곡과 공군 비행장이 붙어 있고, 민간공항인 화롄공항과 공군비행장 사이를 연결하는 또 다른 비상활주로도 보인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다(참조: 유사시 사용되는 동굴 입구들의 모습). 하지만 다른 계곡들과는 달리, 수십억 달러의 비용으로 건설된 이 벙커 시설 안쪽으로는 관광객들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목격자들의 체험담에 따르면, 이 기지는 산속을 파낸 후 건설한 완벽한 군사도시라고 한다. 기지의 내부에는 주차장, 무기고, 전투기 200대를 위한 정비시설 뿐만 아니라, 병원과 제트유를 주유하기 위한 여러 곳의 주유소도 존재한다. 또한 10개의 방폭문이 여러 개의 활주로로 이동할 수 있는 유도로들로 연결되며, 이러한 유도로들은 유사시에 그 자체로 활주로로 사용할 수도 있다. 아마도 이곳은 현존하는 가장 힘든 공군기지 중 하나일 것이다.
이곳에서 해안선을 따라 90마일(약 145km) 정도 남하하면, 대만 공군력을 더욱 강화시켜주는 '치항 공군기지'(Chihhang Air Base, 志航基地) 인근의 시시산(Shihzishan, 石子山) 복합시설을 만나게 된다. 이곳은 치아산 기지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미로와도 같은 터널들이 80대 정도의 항공기들의 피난처로 사용될 수 있다. 이들 두 기지들은 동아시아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대만의 산악지대 너머에 위치하여 전략적 유리함을 지니고 있다. 중국에서 발사된 미사일들은 이 기지들에 도달하기도 전에 산악지대의 반대편(=서쪽)에 부딪히고 한다.
이런 이유로 대만 공군은 취약한 서해안에 주둔하는 전투기들을 동해안의 비행장들로 대피시키는 훈련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훈련 시에 전투비행단들은 자신들의 도착지를 예측할 수 없도록 만들기 위해 두 기지들의 중간을 향해 비행하며, 주기장 및 격납고의 아스팔트 위에는 모조품 전투기들을 배치하여 적군의 정찰활동을 방해한다.
대만 공군은 이에 그치지 않고 중국이 자국 비행장들을 미사일로 타격할 수도 있는 위협을 완화시키기 위해, 고속도로 상의 비상 활주로도 5개나 유지한다. 미사일 공격으로 활주로에 구덩이가 패였을 경우, 전투기들은 비행장 인근 고속도로에 위치한 이러한 비상 활주로들에 착륙하여 주유를 하고 재무장을 한 후 출격할 수 있다.
게다가 대만의 공군기지들은 대규모 공병단들을 두고 있으며, 신속한 활주로 복구를 위한 장비들도 대량으로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스라엘 국방군이 활주로 복구 게임에서 4시간이 걸려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옛날 이야기이다. 대만 공군은 금년 초에 3시간만에 활주로를 복구하여 세계 신기록을 갱신했다.
대만 군사력보다는 훨씬 규모가 큰 중국 인민해방군의 실존적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에서 소개한 내용은 대만의 군대가 양적 측면의 약점을 질적 측면에서 극복하려는 여러 시도들 중 일부의 예에 불과하다. 대만이 이러한 일을 해낼 수 있을지 여부는 미국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더욱 중요해지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금세기의 경쟁관계가 미국과 중국이 태평양에 우선순위를 두고 계속해서 싸우는 형국으로 진행된다면, 대만은 그러한 움직임의 중심이 될 것이다. 지도를 펼쳐서 살펴보면, 그 이유는 금새 명확해진다. 대만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교차점에 위치하며, 세계에서 가장 번잡한 해로를 어뢰의 사정거리 내에 두고 있다. 대만은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PLAN 혹은 PLA Navy)을 제1열도선(first island chain) 안쪽에 붙잡아두는 것과 그를 통해 일본과 필리핀을 해상봉쇄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일 말고도, 공군력 면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제 중국이 서태평양에서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들 및 괌(Guam)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Andersen Air Force Base: AFB)까지 목표로 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둥펑 시리즈)을 실전배치한 상황에서, 대만의 방위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중국의 미사일들이 목표물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대만의 영공을 통과해야만 한다. 대만은 고강력 탄도미사일 방어용 레이다와 요격미사일의 가벼운 조합을 통해 유사시에 이 지역에 배치된 미군을 보호할 방패가 될 수도 있다.
대만이 지닌 잠재력은 지난 2012년에 북한이 필리핀해를 향해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을 때 우연히 노출된 바 있다. 당시 대만이 보유한 신형 초고주파(UHF) 레이다 시스템이 북한의 미사일을 추적하여 미국과 일본의 전함들에 120초의 예비적 경고시한을 제공했던 것이다. 극초음속으로 이동하는 미사일의 짧은 생애를 고려한다면, 120초라는 시간은 영원(永遠)과 다름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를 비롯하여 여러 이유들 때문에, 베이징의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계속해서 대만을 가장 두려운 외부의 정치 외교적 문제로 보고 있다. 베이징은 대만을 중화권 최고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보고 있는데, 대만의 놀랄만한 정치적 성공 사례가 중국의 억압적 체제와 원치 않는 비교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은 자신들이 생각한 바가 중대한 정치적 위협이 되지 않도록 싸우는 과정에서 2중적인 전략을 채택했다. 그것은 대만을 고립시키기 위해(최종적으로는 지배권을 갖기 위해), 강압적인 수단과 협력적인 수단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다. 중국의 전략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미사일 전력을 증강하는 것이다. 이는 대만의 유권자들 및 미국의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위협을 가할 목적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제공권을 장악할 능력이 없다면, 중국의 대만 봉쇄나 대만 침공은 어떠한 경우에도 중국에 재앙적인 일이 될 것이다. 이 점은 중국의 상륙함대가 2007년 함정 1척을 진수한 후 더 이상 증강되지 못하고 있는 까닭을 설명해준다. 어떤 국가의 해군이라고 할지라도, 제한된 자원을 전쟁 초기에 가라앉고 말지도 모를 함정을 만드는 데만 사용하는 일은 의미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대만에 대한, 그리고 나아가서는 미국에 대한 공중 및 미사일을 통한 위협은 매우 현실적인 것이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제2 포병부대'는 적의 공군기지 활주로를 공격대상으로 하는 '관통형 집속탄'(penetrating cluster munitions) 형태의 탄도미사일 탄두를 개발해서 실험했다. 중국은 그와 동시에 미국 대통령 2명(게다가 프랑스 대통령 3인)을 연속적으로 설득하여, 대만에 신형 전투기들을 팔지 못하게 함으로써, 대만해협(Taiwan Strait)에서 상당한 "전투기 전력의 격차"(fighter gap)를 벌여놓았다.
대만은 신형 F-16이나 미라지(Mirage) 2000 전투기들이 없을 경우, 자국 조종사들이 중국 조종사들보다 훨씬 더 훈련이 잘 되어 있다고 해도 조만간 중국의 공군력에 압도당하고 말 것이란 점을 알고 있다. 공중전에서는 질적인 측면이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양적인 측면 역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다행스럽게도, 대만 정부는 성장하는 중국의 미사일 및 공군 전력을 상쇄시키기 위해 자국만의 독특한 수단들을 진지하게 발전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대만은 항상 대만해협의 제공권 장악을 보장해야 한다는 강한 압박을 받겠지만, 중국에 대해서도 그럴 것이란 점은 쉽사리 부인할 수 있다. 미사일 공격에서 살아남고 적의 항공기들이 자신의 영공에서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세계적 수준의 역량들을 수적으로 많이 개발하고 배치함으로써, 대만은 중국의 공격의지를 단념시킬 암호를 풀었을지도 모른다.
* 필자소개 : 이안 이스톤 (Ian Easton)
이안 이스톤은 버지니아 주, 알링턴(Arlington)에 위치한 '프로젝트 2049 연구소'(Project 2049 Institute: 중앙아시아 및 아시아-태평양 전문 연구기관)의 연구원이다. 최근에는 도쿄에 있는 '일본국제문제연구소'(Japan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 日本国際問題研究所: JIIA)의 방문 연구원이기도 했다. 그는 이전에 '미국 해군 분석센터'(Center for Naval Analyses)에서 중국 전문 분석가로 일하기도 했다. (☞ 이안 이스톤에 관한 추가적인 상세정보) |
|
첫댓글 그 동안 대만이 우리의 관심에서 살짝 빗겨나 있었습니다만,
이안 이스턴의 이 흥미로운 아티클 덕분에 깊이 좀 살펴보았더니
대만이야말로 역내의 주요한 열쇠를 지닌 국가임을 알 수 있군요..
상당히 놀랍습니다..
중국이 결코 만만하게 못 볼 것 같습니다..
이안 이스톤의 보고서 PDF 파일을 열어서
중간 이후에 나오는 그림들만 살펴봐도
대만의 방위력이 상당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한번 열어서 보시면 흥미로울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대만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공안당국의 상당한 견제를 받습니다.
특히,
대만독립, 또는 영구분단이란 말을 공개석상이든, 비공개석상이든 했다는 증빙만 있으면,
외국인은 일단 구금을 해서 엿먹이고 무조건 강제출국 조치를 합니다.
중국인들이 대만을 바라보는 시선을 대개 두가지로 분류되는 듯합니다.
그 첫번째는 당연히 우리꺼,, 원래 한나라,, 좀 더 쉽게 말해서 우리가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과 대동소이합니다.
다음 두번째로 상층부의 인물들은 상당히 거북하고 두려운 존재로 인식을 하고 있죠.
코앞에, 아니 배꼽에 칼을 지니고 있다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녹록하게 보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세계의 마지막 전쟁은 미국과 중국이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는 이들도 있는 마당에
대만의 지정학적, 명본론적, 위치와 위상은 엄청나지요.
만약 대만을 정리하지 않은채 어쩔 수 없이 미국과 상대를 해야한다면 향후 세계의 지도는 바뀔 가능성이 농후하니까요.
중국은 미련하지 않습니다. 힘을 가진 깡패를 그냥 상대할 이유가 없어요.
더군다나 그 깡패가 서서히 힘을 잃어가고 있고, 자기들은 힘을 비축하고 키우고 있는 마당에 굳이 뻔한 결말을 보는
싸움을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대만을 달래고 어르고 친한척 어깨동무를 하는 제스처를 취하는 겁니다.
대만은 그 자체로도 만만한 나라가 아닙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역시 만만치가 않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