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개인 사정으로 인해서 앞으로는 한 달에 2회 정도만 모임을 가져볼까 합니다 매주 의무적으로 영화를 고르고 진행하다 보니 어쩌다 평작이 걸릴 때도 있었고 참석하는 여러 벗들에게도 시간적으로 피로감이 있었을 듯 하구요 무엇보다 제가 신경쓰고 처리해야 할 일들이 생활에 부담이 될 정도로 너무 많았어요... ㅠㅠ 자세한 사유는 톡에서 말씀드리겠어요~~ 우리 생활의 이 오아시스 같은 모임을 오래 오래 즐겁게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통사정으로 이 훌륭한 영화를 못 보고 길게 기다려준 현숙씨~ 안타까울 뿐입니다..ㅠ 인원이 많아 테이블 나눠 앉은 티타임때문에..몇몇 분과는 정다운 대화도 못나누었네요... 저쪽 이쪽 팀끼리 즐거운 홍소의 배틀~~즐거웠어요! 건강하게 지내시고 또 뵈어요! 귀가시간이 제각각이라 단체 사진 못 남긴 건 좀 아쉽지만 .. 흥겨운 영사모의 분위기는 오늘도 변함없었답니다! ^^ 가장 좋았던 건 .......이견 없이....영화였지요...다가오는 것들!!!!
** 회계 ** 문화비수입 22만 영화 -99000 점심 -84000 커피 -46300
지출 -229300 잔액 -9300 총잔액 143350 (아직도 우리는 부자 ^^) 달달고소한 각종 간식 데리고 오신 벗들~~ 고마워요 ^^
**다가오는 것들 **
베를린 영화제에서 은곰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입니다 미아 한센 -러브 감독 1981년생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영화 [8월말 9월초](1998), [애정의 운명](2000)에 배우로 출연하면서 배우로 입문했다. 그 이후로 카이에 뒤 시네마에 기고하면서 여러 단편영화를 작업했다.
우리가 ..아니 제가 하루가 멀다하고 수많은 영화를 보는 이유는.. 딱 한 번뿐인....신이 지배하는 ...일회용의 삶에서 맞닥뜨리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무한대의 궤도 위에 우리를 얹어주기 때문이죠
프랑스의 한 여인을 만났습니다...철학교사로 일하면서 평범한 가정의 주부로 살아가는 .. 그러나 아프고 늙은 어머니 때문에 고통을 받는 여인 나탈리... 자신이 쌓아올린 지성의 탑이 허물어지는 시점에 남편의 충격적인 외도고백이 이어지고 소울메이트처럼 아끼던 제자에게서까지 존재의 정체성에 대해 철학적 공격을 받으면서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지적이고 강단 있는 삶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 온 그녀는 참 외롭습니다 .. 오늘은 극단적인 쿨함으로 그 모든 쓸쓸함을 이겨내는 그녀의 인생여정에 깊이 동참하고 온 날입니다...
영화 한 편 속에는 주인공 뿐 아니라 여러 사람의 삶의 홀로그램이 담겨있고 그것은 오롯이 우리 삶의 지평을 넓혀주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지요 다가오는 것들...은 잊을 수 없는 영화목록에 추가할 걸작이었습니다..
그리고 떠오르는 또 한 편의 영화.. 줄리엣 비노쉬의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 두 여주인공은 완벽한 의식의 평행선상에 서 있었다고 봅니다 ... 그리고 또 한 명의 여주인공이 오버랩됩니다 파리폴리의 그녀 이자벨 위페르.....참으로 멋진 여인들입니다... 행복을 추구하지만 외로운 여인들...혹은 생의 정점에서 추락하는 자신을 예감하는 그녀들.. 그러나 결국 이 여인들은 일어섭니다..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힘으로 홀로서기를 합니다..
나탈리는 당당한 존재감으로 스스로를 무장한 채 만족스런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자녀도 남편도 ..사회적 성공과 더불어 젊음도 다 사라지게 됩니다.. 그들이 떠난 허무한 빈자리에 다가오는 새로운 것들..그 의미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것이지요
상실을 겪은 그녀가 그제서야 얻게 된 자유의 관념을 표현할 때 감독은 나탈리에게 잠시나마 붉은 색의 화려하고 커다란 꽃무늬 원피스를 입혔지요 이전의 그녀가 2차색의 잔잔한 무늬나 블루진 그리고 투박한 셔츠와 회색계열의 가디건을 주로 착용했던 것과 대비됩니다 그리고 넓고 푸른 언덕에 서서 저 멀리를 바라볼 수 있게 정서적 배려를 선사합니다 . 그 장면은 아마도...현실에서 벗어나 저 멀리에 서있는 그녀 자신의 진정한 내면을 통찰하고 응시하는 모습을 담은 것이겠지요
처음 시작할 때 이 영화는 그다지 친절하지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관객을 유인하여 미묘한 설레임과 호기심을 충전한 상태로 섬세하고 정밀한 감정선 위에 올려놓아 줍니다 간결한 대사들과 그녀가 강의하는 철학책들의 인용구들을 통해서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어요 기억하고 싶은 삽입구가 정말 많았는데 다 담아두질 못하겠군요... 이 영화는 언젠가 파일로 꼭 보관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이자벨 위페르는 가히 프랑스 최고의 여배우입니다... 레이스 짜는 여인 ..엘르..8명의 여인들...코파카바나.. 아무르...그리고 그녀를 여배우 최고의 스타덤에 올려놓은 피아니스트... 작년과 올해 초 우리가 감명깊게 만났던 영화 파리폴리 ...마카담스토리... 그리고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등 많은 필모그래피가 있지요 드라마.. 미스터리..코미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출중한 연기력을 완성해 온 배우죠 이번에도 그녀의 내면 연기는 우리의 높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역시 이자벨 위페르 라는 찬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녀의 집과 별장은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내면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미장센으로 등장하여 우아한 영상미를 완성합니다 더불어..수많은 대사들보다도 어떤 사건이나 연기보다도 더 극적인 감성의 늪으로 우리를 함몰시켰던 음악들.. 정말 격하게 가슴이 먹먹했습니다..그저 단순한 슬픔 아픔 고독만이 아닌.. 복잡미묘하고 무거운 그 심연으로부터 소리없이 스며나오는 비장함과 삶의 헛헛함이라니 ... 이 어린 감독은 어떻게 그런 모든 감성체계를 이 영화 한 편에 담을 수 있었을까요
나탈리 뿐 아니라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은 참 간결한 인간성을 보여줍니다.. 어머니 역할을 맡은 에디뜨 스꼽은 80의 나이...정갈하고 임팩트 있는 연기는 연기가 아닌 현실같았습니다 제자 역의 로만 코린카..남편을 연기한 앙드레 마르콩도 기억하고 싶은 배우들입니다 영화를 감상하는 동안 가장 감탄했던 부분은 ..철학이라는 옷을 입힌 당의정이었을 수는 있겠지만 프랑스의 감각과 프랑스의 관념은 저다지도 고급스럽고 견고한 것일까...놀랐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인생과 철학 사랑과 배신 ..신뢰와 절망..많은 내용들을 감지할 수 있었어요..
그들의 정서와 사회적인 가치관은 우리와 동떨어진 것일 수도 있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의식의 조류 위에 편승해서 판단할 때 결코 다른 나라 다른 민족이라는 차별성만 보이는 건 아니었습니다 인간의 가치와 관념이라는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모두 이해가 가능했던 거죠!
영화 속에 표현된 아주 소소한 장치들은 앞으로 펼쳐칠 사건의 향방과 나탈리가 느끼는 현재의 심리상태를 깜찍하게 암시합니다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정원의 들꽃을 한 움큼 따는 장면은 남편이 마련한 화려한 꽃다발을 작살내는 장면과 대조되고요
그녀의 철학총서들은 유치하고 조잡한 디자인으로 재구성되면서 출판사의 상업적 이익추구라는 굴레 안에서 무참히 짓밟히게 되는 순수한 그녀의 지성을 상징하지요 .. 심신이 지친 그녀가 교정 풀밭에 누워 쉬는 동안 바람에 흩날리던 시험지들 역시 나탈리의 지성탑이 시대의 희생양으로 산산조각날 것이라는 걸 미리 보여줍니다..
러닝타임이 이어지는 내내 나탈리의 밝게 웃는 표정을 본 기억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씬을 빼고는 말이죠... 그녀를 짓누르던 무거운 것들이 다 사라지고 ..그 빈자리에 다가오는 가볍고 따뜻하고 예쁜 것들.... 그녀만의 완벽하고 자유롭고 진실된 행복임에 틀림없습니다 카페소사이어티의 명대사가 떠오릅니다...모든 선택에는 배제가 따른다! 많은 것을 상실해야만 진정 귀한 것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야말로 우리 삶의 기본공식이 아닌가 합니다..
자세한 줄거리는 쓰지 않을게요...필히 극장에 가서 보셔야 하니까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우리들 삶의 미로에서 ...우리에게는 과연 어떤 것들이 가치로 다가올까요? 완벽한 예술영화! 다가오는 것들...다음에 진지하게 토론해봐요!~~ (바빠서 심히 조잡한 리뷰를 올렸습니다 ^^)
첫댓글 꼭 봐야겠군요. 후기 잘 보았습니다. 선배~~~^^
내가 좋아하는 영화일 것 같아요.
우정 깊은 친구 손잡고 꼭 가서 보세요 도연 ~~!! 건강하고 기쁜 가을 보내고 있겠지? ~~
이처럼 훌륭한 후기를 쓰셨군요! 회장님~~~감격입니다. 그냥 우리들만 읽기엔 아까워요.
영화도 정말 좋았습니다.
에구 무슨 부끄러운 말씀 ㅡ 수박 겉만 핥았습니다 ~ 선배의 냉철하신 철학적 비평을 볼 수는 없는 건가요? ㅠ
회장님 후기 너무 좋아요!!!
어제 느꼇던 그 감정이 다시 살아나는거같아요.
정말 최고에요^^
우리들이 공유한 의미있고 행복했던 시간의 기억들이 이 영화 한 편으로 언제든지 살아나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