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여성의 노동 참여
지난해 인천의 출산율이 전국을 압도했다고 한다. 자녀를 낳을 경우 시에서 1억원을 지급한다는 지원금이 나름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런 차에 이 책을 접했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우리의 현실을 조금은 더 넓은 시야에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클라우디아 골딘 하버드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여성의 노동 시장 결과와 관련한 이해를 진전시킨 공로로 골딘 교수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야코프 스벤손 노벨경제학상 선정위원장은 "클라우디아 골딘의 연구 덕분에 우리는 노동에서 여성의 역할을 이해하고, 미래에 해결해야 할 장벽들에 대해 알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골딘 교수는 성별에 따른 소득 차이 등 여성 경제 연구에 대한 대가로 꼽힌다.
그녀는 여성의 노동 참여가 U자형 곡선을 형성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기혼여성의 노동 참여가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전환되며 감소하다가, 20세기 초 서비스업의 성장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골딘은 “가족에 대한 여성의 책임 변화”로 규명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여성에게 보다 많은 육아 책임이 부여된다고 보면서, 이에 따라 임금 격차가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피임약이 여성의 경력 연장과 직업에 영향을 크게 미쳤다고 봤다.
이 책은 20세기 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미국 대졸 여성의 커리어, 일자리, 가정과 관련한 가치관이 어떻게 변화를 해왔는지를 추적했다. 여성 노동 문제, 성별 소득 격차 문제, 소득 불평등 문제 등이 주 대상이었다.
나. 가정이냐 커리어냐?
오늘날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돌봄 영역이 중요함을 절감하고 있다. 역사적인 맥락에서 보더라도 여성들의 사회 참여는 육아, 성차별 등 다양한 이름으로 제약을 받아왔다. 동일하게 출발했더라도 여성은 남성에 비해 승진이나 임금에서 차별적 대우를 받았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를 규명하기 위해 ‘대졸 여성’에 초점을 맞추어 관찰하고 있다. 오늘날 미국 사회에서는 대졸 여성이 남성을 앞지르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은 피임약의 개발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출산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자 결혼 연령이 늦추어졌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여성들이 더 높은 성취감과 자존감을 가지고 더 높은 수준의 성평등을 달성하는데 한발 더 가까워지게 되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성차별은 존재하고 임금 격차 문제 역시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저자는 일자리를 설명하는데 ‘탐욕스러운 일자리’와 ‘유연한 일자리’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유연한 일자리는 규칙적으로 일하는 경우를 말하고, 탐욕스러운 일자리는 일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동일한 업무를 하는 경우 탐욕스러운 일자리가 회사에 공헌도가 높을 것이므로 임금이 높다. 부부가 아이를 낳는다면 아내는 아이를 돌보기 위해 유연한 일자리, 남편이 탐욕스런 일자리를 수행할 경우 부부 사이의 공평성은 깨지게 된다.
이처럼 젊은 남녀가 대학을 졸업하고 반려자를 찾고 가정을 꾸릴 계획을 세우기 시작할 때 그들은 ‘동등한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이냐 ‘돈이 더 많은 결혼 생활’이냐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게 되며, 여기에서 젠더 문제가 발생한다.
오늘날의 여성은 한 세기 전과는 다르다. 여성들은 일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수가 유의미한 커리어도 가지고 있다. 가정과 기업과 학교에서 그리고 피임 기술 등에서 벌어진 수많은 발달이 그러한 진전을 이끌었다.
우리 사회는 더 높은 수준의 성평등과 부부간 공평성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시스템’을 바꿀 것인지 질문할 수 있는 시점에 도달했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 “노동이 구조화되어 있는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 사라지지 않는 격차
가치관 변화와 상관없이 성별 소득 격차는 시대를 불문하고 지속되었다. 이러한 성별 소득 격차는 동태적인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면서 남녀 간 소득 격차는 커진다. 또한 직종에 따라서도 큰 차이가 나며 대졸자들 사이에서는 더 그렇다.
직장에서의 성차별 중 가장 흔하게 언급된 차별의 형태는 임금을 덜 받는 것이다. 또 다른 흔한 사례는 채용과정에서도 나타난다. 그 외에도 여성의 업무 역량, 성별 직종의 차이에 따른 성별 소득 격차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다양한 편견에 대처하기 위해 입법 활동이 역할을 했다. 동일임금법이 그러한 사례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성차에 따른 임금 격차가 줄어들기는 하지만 여전히 격차는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아이를 낳으면 여성들은 육아를 위해 일을 줄인다. 일부의 직장에서는 육아를 위해 일을 줄일 수 있도록 조치하기도 한다. 아이 돌보는 것을 통째로 남에게 맡길 수는 없고 대부분의 부모는 그러기를 원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임금 문제를 야기 시킨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돌봄이 전체 경제가 돌아가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이 더없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그리고 돌봄은 여성의 커리어 실현과 부부간 공평성의 달성에도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코로나 팬데믹은 돌봄 영역이 경제 영역의 운명을 결정지을 최초의 주요 경제 불황이었다. 여성이 노동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연한 말이지만 남성들이 여성들과 함께 할 때 꿈은 현실이 될 것이다. 어떻든 이 책의 결론은 난관적이다.
라. 책을 읽고 나서
책을 읽고 나서 이러한 여성의 문제를 우리의 저출산 문제에 이를 대입해봤다. 우리나라의 2023년 출산율은 0.78명으로 세계 최하위이다. 이러한 저출산 대응에 51조 7000억을 썼다고 한다.(조선일보, 2023. 10.20) 그런데도 저출산 문제는 여전하다.
저출산 문제는 다양한 경로로 접근해야한다. 이 책이 저출산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문제에 대한 진단이 명확하면 처방 역시 분명해질 수 있다. 문제의 진단은 관련 연구자들의 깊은 연구에서만 비롯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정확한 처방이 가능한데 이 영역이 바로 정치인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너무 주먹구구식 진단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어느 곳에서도 깊이 있는 연구가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우리나라가 출산율이 낮은 것은 대체로 양육이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부 중 한 사람의 급여로는 만족할만한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부부가 함께 일자리를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그 중에는 여성들도 커리어를 중시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 인천의 출산율이 전국에서 최고라는 사실이 보도된 바 있다. 출산을 할 경우 1억원을 준다는 내용이 주효한 것이라고 한다. 1억 원이라는 금액이 출산율을 견인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거기에 덧붙여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출산 가구에 집중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사회적 인식 변화, 기업의 고용 등에 관심을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전문적인 관련 연구와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