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30일 목요일
소백산 눈꽃 산행을 하였다.
아침 일찍 식구들과 함께 집을 나서 단양으로 향했다.
고속도로는 설 연휴 기간임을 고려해 볼 때 비교적 한산한 편이었다.
단양읍내에 들러서 점심으로 먹을 참치김밥을 사서 다리안관광지 주차장으로 갔다.
아들과 아내는 고수동굴과 단양강 잔도, 만천스카이워크 등을 관광하러 갔고, 딸과 나는 산행을 시작하였다.
스패츠와 아이젠으로 눈길 산행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10시 20분에 천동탐방로로 올라갔다. 눈이 많이 쌓여 있었고, 위로 올라갈수록 쌓인 눈이 많아졌다. 기온이 낮은 데다가 쌓인 눈이 많아 아이젠을 찼음에도 불구하고 경사가 급한 길에서는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아래로 발이 미끄러지곤 해서 무척 힘이 들었다. 그렇지만 눈을 밟을 때마다 뽀드득 소리를 내면서 발바닥으로 전해오는 부드러운 촉감은 눈에 보이는 하얀 눈꽃들과 함께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
해발고도 1,000m를 넘어서면서부터 아름다운 눈꽃 풍경이 제대로 펼쳐지기 시작했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그 아름다움이 위로 올라갈수록 더해갔고 주목 군락지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다. 산행객들은 걸음을 멈추고 그 멋진 풍광을 스마트폰에 담기에 바빴다. 등산로 바로 옆에 등산스틱을 꽂아보니 쌓인 눈의 깊이가 1m를 훨씬 넘었다.
오후 2시에 천동삼거리 주능선에 섰다. 나무숲이 우거진 등산로를 걸어올 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목본식물이 거의 없고 초본식물만 있는 소백산 특유의 생태계를 지닌 주능선에 서자 차가운 북서풍을 실감하게 되었다.
동쪽으로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과 국망봉이 눈에 덮인 광활한 풀밭 위에 우뚝 앉아있었고, 남서쪽으로는 연화봉을 지나 제2연화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충청북도·강원도와 경상북도를 경계 짓는 장엄한 소백산맥 줄기를 한참 바라보았다.
천동삼거리에서 비로봉까지 이어지는 주능선 등산로는 바람이 세어서 중심을 잡기 어려웠고 자주 비틀거리며 걸었다. 20분을 걸어 비로봉에 도착하였다. 등산로 목책과 감시카메라에 날카로운 상고대 덩어리들이 두텁게 만들어져 있었다. 정상 표지석에서 사진을 찍고 주변 경관을 감상한 후 주능선을 따라 내려왔다.
강한 북서풍을 안고 걷는 걸음이 무척이나 힘들었다. 찬바람에 뺨은 금방 얼어붙었다. 방한 마스크를 준비해 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였다. 고개를 바람이 불어오는 반대쪽으로 최대로 돌리고 힘들게 걸었다.
주목감시초소로 들어가 바람을 피하며 김밥을 먹으며 몸을 좀 녹였다.
하산은 비교적 쉬웠다. 올라갈 때는 4시간이나 걸렸으나 내려올 때는 2시간 조금 넘어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집으로 오는 길은 예상외로 소통이 원활하였다.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화도-양평)를 거쳐 소홀분기점에서 세종포천고속도로를 타고 막힘없이 집에 일찍 도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