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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중 2재 전경 |
돌아가신 부모님께 효도하는 날, 백중(우란분절) 2재(齋)
6월 22일 백중 입재, 6월 29일 백중 초재에 이어 7월 6일(일) 백중 2재가 오전 10시 대웅전에서 사부대중 600여 명과 함께 봉행되었다.
▲ 법문 중인 청화스님(전 조계종 교육원장) |
청화스님(전 조계종 교육원장)은 법문에서 “믿음처럼 마음을 편안하고 평화롭게 해주는 것은 없다. 종교를 물을 때 어떤 종교를 가졌느냐고 묻지 않는다. 어떤 종교를 믿느냐고 묻는다. 종교는 아는 것 보다 믿는데 핵심이 있기 때문이다. 믿음은 불안한 마음을 잡아주고 산만하고 혼미한 마음도 잡아준다.
제가 시골 출신이라 시골에서 농기구를 많이 만져 보았다. 즉 괭이, 삽, 쇠스랑, 낫 등 이것들은 모두 자루가 나무(木)다. 어느 정도 쓰다보면 자루가 잘 빠진다. 구멍에 끼운 나무가 마모되어 헐거워져서 그렇다. 자루를 끼는 틈새에 쐐기를 끼워 넣어야 한다. 그래야 연장과 자루는 고정되고, 고정되면 연장과 자루는 하나가 되어서 온전한 연장이 된다.
믿음이란 헐거워진 곳에 박은 쐐기와 같다. 살다 보면 어딘지 모르게 틈새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마음만 불안하고 매사에 자신감을 잃어 삶의 의욕이 없어진다. 바로 이런 때 믿음을 가지면 헐거워진 틈새에 쐐기를 박은 것처럼 어떠한 고난도 견딜 수 있는 굳건한 힘이 솟아난다. 나의 약한 부분을 믿음이 받쳐주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청화스님은 백중 기간에 돌아가신 부모님께 효도를 다하며 재를 올리지만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현실에서, 우리가 기도를 드리면 부모님께서 반듯이 좋은 곳으로 가신다는 믿음을 가지라는 소리로 들린다.
이어서 청수공양과 법계도(法界圖) 돌기 및 소전 의식을 하였다. 불자들은 부모은중경을 머리에 이고 법계도를 힘차게 돌았다. 소전 의식에서 부모은중경은 더운 여름날을 활활 다 태워버릴 듯 불꽃을 일으켰다. 조계사 앞마당에는 문수보살님이 영가의 앞길을 인도하는 가피어등(燈)이 설치되어 있는데 오늘따라 더욱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조계사 백중기도는 8월 10일(일) 막재로 회향한다.
백중 2재를 회향하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생각해 본다.
왕사성에 부상이라는 장자가 있었다. 그는 항상 육바라밀(六波羅蜜)을 행하였고 덕망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늦게 외동아들 나복을 낳고 얼마 뒤 죽게 되었다.
나복은 3년 상(喪)을 마치고 남은 돈을 셋으로 나누어 하나는 외국으로 가서 무역하는 자본으로 쓰고, 또 하나는 어머니에게 드려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의 생활비로 사용하게 하였으며, 나머지는 아버지를 위해서 삼보에 공양하고 오백승재(五百僧齋)를 올리도록 하였다.
그러나 어머니는 술과 고기와 놀이만을 일삼아 아들은 돌아와서 크게 실망하였다. 어머니가 벌을 받아 곧 죽게 되자 나복은 장례를 치르고 묘 앞에서 대승경전을 읽으며 3년 상을 치렀다.
그 뒤 승려가 되어 곧 신통을 얻었고, 그 신통으로 어머니가 지옥에 떨어져서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구제를 결심하였다. 지옥에서 어머니는 음식을 먹지 못하여 굶주린 고통을 받고 끓는 기름 가마에 튀겨져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등 하루에도 만 번씩 죽고 살아나면서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나복은 지옥으로 가서 어머니에게 음식을 주지만 그것을 받아먹으려고 하면 음식이 곧 불로 화하여 먹을 수 없게 되었다. 나복은 자신의 신통력으로는 어머니를 구제할 수 없음을 깨닫고 부처님에게 애원하면서 어머니의 구제를 부탁하였다.
부처님은 도력으로 무거운 고통을 받는 지옥에서 차차 가벼운 지옥으로 나오게 하고, 다시 몇 번의 도력을 베풀어 나중에는 아귀의 몸을 받았다가 다시 개의 몸을 받게 하였다. 부처님의 도력으로 개의 몸이 된 어머니를 보면서 나복은 어머니가 개의 몸에서 해탈하기를 발원하였다.
이에 부처님은 7월 15일 우란분절에 대중에게 공양을 올리면 정토에서 태어날 것이라고 하여 나복은 그날 정성껏 공양을 올렸다. 마침내 어머니는 도리천궁에서 태어나 온갖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참고문헌 『대목건련경(大目犍蓮經)』
▲ 백중 2재 |
▲ 법문 중인 청화스님 |
▲ 헌향 |
▲ 기도 올리는 회장단 |
▲ 기도 중인 주지스님 |
▲ 만장 행렬 |
▲ 만장 행렬 |
▲ 법계도 도는 불자들 |
▲ 소전 |
▲ 소전 |
▲ 소전하는 불자 |
▲ 백중 끝마치고 떡 보시받는 불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