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기상에 이것 저것 처리하고 나니 12시가 넘었네요.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 어제부터 뜯어 놓은 정체불명의 식물잎사귀가 생각 났습니다.
노인회장 사모님께 여쭤보니 이름은 모르고 먹어도 된다고 해서 일단은 뜯어 보았습니다.
저는 어떤 식물이든 맛있게 먹어줄 수 있는 입맛은 타고 났으니 독초만 아니면 다 먹습니다.
어제는 시금치 먹느라 못 먹고 시들까봐 밤새 물에 담가 놓았더니 색이 조금 죽었네요.
일단은 반죽을 한 후...
밀가루 반죽에 잠수시키고, 잎사귀를 불지옥에 내려 놓았습니다.
맛은 뭐 그냥...
아무 향도 없고 그냥 씹히는 맛만...
나쁘지는 않습니다.
집 지을터라고 쳐다도보지 않았더니 그새 수북하네요.
그제부터 주위에서 이런약을 사다 뿌려라, 약통은 여기 있으니 갖다 써라...
등등의 조언이 줄을 이어 눈길 한번 주지 않던 밭쪽을 가 보았습니다.
제가 농림부 장관이라면 법적으로 제초제 쓰는 사람은 사형에 처하고 싶습니다.
사실 제초제는 사람죽이는 일이니까요~
너부터 죽어라~ 빵!!!
밭 같아 놓은 땅과 연결은 되어 있지만 꺽여 있어 일부러 가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곳이라 아예 안 가 봤더니 벌써 이렇게 자리를 메웠네요.
약을 안 뿌릴려면 로터리라도 쳐 놓으라고 성화...
지랄들...
어련히 알아서 뭐든 안 할까봐...
부탁하는 일이나 제발 도와줬으면...
토지사용허가서만 주면 잡초꼴 안 보이게 할텐데, 자기 싫은것은 조금도 안하면서 남 일엔 참견도 많아라~~~
저 폐가의 주인 촉새(내가 지은 별명), 알고보니 이미 불리고 있던 별명이었습니다.
보는 눈은 다 같은가 봅니다.
저 폐가는 옛날에 살던 집이고 그 옆에 번듯하게 잘 지어진 집에 살고 있고, 저 안에는 그 동안 살던 60년의 흔적이 그대로 쌓여 창고처럼 쓰고 있는데, 제발 분위기 잡치게 부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마을에서도 폐가정리를 하고 있는데, 절대 말을 듣지 않는 고집불통 촉새네 집입니다.
오른쪽은 약간 높게 집터로 닦아 놓은곳입니다.
집터로 닦아 놓은 곳에 긴 뿌리를 자랑하는 잡초가 빼곡이 들어차 있네요.
어제는 호미로 파느라 손이 좀 이상해져서 오늘은 삽질로 대신합니다.
이틀동안 파 낸 잡초인데, 아마 1주일은 더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일을 끝내고 방울이와 만리포 갔다 오면서 하나로마트 들러 저녁식사 거리를 준비했습니다.
과자의 귀족 빈츠와 페스츄리, 우유 한잔, 방울이가 좋아하는 버터와플과 미니약과...
그리고 요플레와 크래미는 이미 먹어 버렸네요.
방울이에게 미니약과 몇개 먹이고 빈츠와 버터와플은 뜯지도 않았습니다.
입으로는 웰빙을 부르짖으며 농약이 어쩌구 제초제가 저쩌구, 비닐을 태우면 환경파괴가 어쩌구 하면서 몸은 늘 슈퍼로 달려갑니다.
나의 이율배반...
요즘 방울이 컨디션이 썩 좋지 않네요.
지금껏 콧망울이 항상 촉촉함을 자랑하던 방울이였는데, 갑자기 건조한 콧망울이 눈에 띄어 놀래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병은 아니고, 컨디션이 좋지 않을때 생기는 현상이라고 하네요.
매일 업고 일만 했더니 재미 없어 하기도 하고, 심장사상충약을 먹이려고 몇일을 굶기다시피 했습니다.
값싼 알약을 사서 억지로 쑤셔 넣고 주둥이를 꽉 잡으면 먹일 수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는 못할것 같아, 비싼(8000원/1회) 고기로 반죽된 약을 먹이는데, 고기로 단련된 입맛이라 그 까짓 약은 고기가 섞여도 싫은가 봅니다.
전에는 슬라이스 치즈에 샌드위치처럼 넣어서 줬더니 치즈만 먹기도 해서 치즈에 얇게 저민 약을 치즈에 박히도록 짖이긴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니 할 수 없이 먹기도 했는데, 여기 오니 치즈도 안 먹고...
가공치즈는 어쩌다 먹기도 하지만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야크치즈 구워주면 정말 좋아하는데...
네팔 가는 사람 있으면 부탁 하려고 하는데 소리없이 가는 바람에 부탁도 못하고...
현우 연락되면 치즈좀 사오면 얼마나 좋을까?
전에 부탁은 했었는데, 오래전에 얘기해서 아마 까먹었으리라 생각된다.
서울에 있을때는 미키와 경쟁이 붙어서 조금만 신경쓰면 이틀안에 먹는데, 3일째 먹이려고 갖은 짓을 다 했는데, 결국엔 못 먹이고 버릴 수 밖에 없었네요.
처음에는 얇게 저며서 주다가 다음날은 잘게 부숴도 줘 보고, 다음날은 빻아서 북어가루와 섞으니 북어만 골라먹고, 다음날은 코코아 가루와 섞어 놓으니 아예 안 먹고, 그 다음날은 좋아하는 우유에 코코아가루에 타서 놓아도 안 먹고...
제가 졌습니다.
결국 우유에 불어 터진 약은 버리고 오늘부터 정상 식사에 들어갑니다.
몇일을 그렇게 신경전을 벌였더니 기분이 많이 상했나 봅니다.
옆집 개들은 밥도 제때 안주고 물도 제때 안줘서, 내가 오며 가며 밥그릇과 물그릇을 채워주면 허겁지겁 먹던데...
배불러서 하는 수작인줄은 알지만 그렇게 싫다는데는 저도 할 말이 없네요.
그래도 "방울아" 하고 부르면 저렇게 슬픈 눈동자에 반가움을 담아 바라봅니다.
다음부터 약은 서울가서 멕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식욕없는 녀석에게 강제요법은 통하지 않네요.
짜슥~~~ 행복에 겨워 배부른 투정입니다.
늦은 오후에 일 끝내고 방울이 기분 풀어 주려고 방울이 좋아하는 만리포에 가서 백사장 달리기 하고 왔습니다.
첫댓글 언니 입을 벌리고 강제 투여...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냥 깊숙이 넣어 주면 되는 일인데...괜히 방울이만 잡았네요.
나도 어렸을때 약 못 먹어서 울며 맞아가며 토해가며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강제적으로는 못 먹이겠더라구.
사람도 음식비위가 약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개도 다 똑같진 않을것 같애.
언젠가는 발톱을 잘라주려고 한 사람은 얼굴을 가리고 한 사람은 자르는데,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오줌을 싸더라.
지금도 "말 안들으면 발톱 깍는다" 이말을 하면 다른데로 가는거 있지?
언니 그리고 강쥐한테 안 좋은 음식들중 가장 최우선이 초코렛,마늘,소금등등인데...코코아도 초코렛과 비슷한 성분인데
주면 안 좋을거 같은데요?? 그리고 심장 사상충 주사...한번 맞으면 8개월 동안 유효 한 것도 있답니다. 그러니 참조 하시길...
다음엔 주사 맞혀야 겠다.
코코아 주면 절대 안 되는 줄 아는데, 쵸코렛이나 오징어 먹으면 환장을 하길래 특별히 약 먹일려고 한번 극약처방을 해 봤는데, 안 되더라.
우리 달봉이...제가 겨울에 강제로 털을 밀었던 것에 대한 후유증인지...목덜미 부근에 털이 안나는데...
두어군데 병원에서 검사비만 아주 많이 들었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 털이 안나니 그걸 바라보는 마음이
늘 미안한데...이넘은 털을 아예 자라지 않게 할 작정인가봐요. 제 맘도 모르구선...쯔즈
저도 늘 듣는 잔소리..."풀약 한통 치지 그래??" 늘 그 다음에 따라 붙는 잔소리는 "그 풀씨가 우리 밭으로 온다니"
ㅎㅎㅎ 전 그냥 뒀다가 풀들이 길길이 날뛰며 예초기로 싹! 소리나게 날려 버립니다. 속이다 션하게...ㅋㅋ
용인에 있을때 옆집할매가 자기네집으로 풀씨 날린다고 하도 잔소리해서 풀에 매여 사느라 내가 더 힘들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