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두번 있는 새벽6시 출발산행, 42명이 버스에 올랐습니다.
체리콕님은 따님과 함께 오셨네요. 제 딸은 초등학교 1학년인데~ 저도 언젠가는 데려올 날이 있겠죠? 그날을 고대해봅니다. ^^
경남 남해까지 왕복10시간을 버스에서 보내야 하고, 버스 전용도로를 타지 못하면 분당 도착시각을 보장할 수 없는 먼 산행길입니다.
오늘은 5분 10분씩 낭비되는 시간을 없게 해야 늦지 않게 귀가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한 번은 자정을 넘겨 분당에 도착한 적도 있답니다.
멀미기운이 있는 푸른초원님께 거북이님이 명약처방을 내려주셨습니다. "남녀가 손을 잡고 가면 절대 멀미를 할 틈이 없지!!ㅋㅋ"
역시 달변가에 센스쟁이입니다. ^^
버스 안에서 설악산 공룡능선 무박산행 걱정하시는 분들의 궁금증 풀이 시간이 있었습니다.
새벽과 낮의 일교차가 20도 차이 날 수 있으니 겨울옷부터 반팔까지 옷에 신경써야한다는 주의말씀, 그리고 B코스도 있으니 자기 능력만큼 올라가다가 하산하면 된다고 하니 미리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는군요.
가봐야지 다짐만 하다가 실제 공룡능선은 저도 처음으로 가 봅니다. 매일 뒷산에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기초체력을 다지는 작업 중이에요.
길다란 남해대교를 건너갑니다. 바다와 육지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것 참 신기해요. 바다 위를 버스 타고 달리는 겁니다. 먼 산을 바라보니 약간의 황사가 있는 것네요. 오늘 산행에 큰 방해는 되지않겠지만 쪽빛 바다를 구경하는 것은 못할것 같습니다.
쭉쭉 뻗은 대나무숲도 보이고 노란 유채밭도 보이고~ 예쁜 꽃잔치도 열렸네요. 마음 같아서는 30분 정도 포토타임만이라도 갖고싶지만~~
"꽃으로 수놓은 보물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금은 보물섬일지 몰라도 조선 시대에는 대역죄인들의 유배지로 유명했던 오지 섬입니다.
정확히 5시간 걸려 도착한 남해 금산, 매송 고문님 구령에 맞춰 체조를 합니다. 엄청난 키를 자랑하는 소나무 아래 있으니 우리들이 걸리버여행기에 나오는 소인국 사람들 같습니다. ㅋㅋ
산행 5분만에 시작된 알콜 방아간에 참새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에너지(?) 충전을 하고 있습니다. ^^ 여기는 4월말이나 구경할 수 있는 철쭉이 활짝 피었습니다.
많은 봄꽃들도 저 싹수는 정면보다는 좌우를 살피며 봄꽃찾기 놀이를 하며 올라갔답니다.
언젠가부터 저는 산행지에 대한 사전공부를 하지 않습니다. 가령 장군바위가 유명하다는 소리를 기억해두었다가 산행 중에 꼭 가서 보고와야지 하는 마음으로 산행을 하다보면 다른 멋지고 독특한 장면들을 지나치게 되더라구요.
그냥 산행 중 고개를 들었을 때 보였던 그 시각의 그 모습 그대로를 느끼는 것이 진정한 산행의 묘미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상사바위로 불리는 그 바위에 대해서 완
전히 모르고 갔기 때문에 젖꼭지바위라는 우리들만의 기막히고 특별한 바위로 기억될 수 있었답니다.
통천문과도 같은 쌍홍문에 도착했습니다. 이름 그대로 생긴 모양이 영락없는 쌍무지개네요.
장군바위도 있고~~ 바위 사이에 뿌리 내리고 꽃을 피워낸 진달래에 마음을 뺏기기도 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한 바퀴 삥 돌아서 천천히 주변 풍광을 즐기기만 하면 되지요. 얼마 전 내린 봄비 덕분인지 커다란 바위 틈 사이로 한 두방울씩 물방울이 떨어지는데 손바닥을 갖다 대고 차가운 물방울을 일부러 맞아봅니다.
상사바위 쪽으로 가던 중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멋진 풍경을 앞에 두고 점심식사를 하던 음식점이 나오네요. 텔레비전에서 보던 것과 똑같습니다. 하늘만 파랬으면 완전 달력 사진의 한 장이 됐을 것 같아요.
상사바위로 가는 길은 눈에 보이지만 점심시간이 조금 늦을까봐 패스~
점심식사는 단군성지 위 헬기장에서 했는데 그 주변은 남한산성 검단산에 자생하는 얼레지가 지천이었습니다. 끝물이라 꽃은 몇 개 못 봤지만 올해는 처음이라 반가웠네요. 정말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꽃입니다.
다른 야생화 수십 종류도 만나 참 좋았네요.
까마귀의 활공쑈를 보는 데 돈을 줘도 될만큼 멋졌습니다. 점심 먹는 내내 우리블 머리 위를 왔다갔다하네요.
상사바위에 갔다온 팀이 약간 늦게 도착했지만 식사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정상입니다. 이렇게 널찍한 곳에 오면 젬마표 "둥글게궁글게"를 해야하는데 집에 돌아갈 때 10분이라도 단축해야만 했기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정상 쪽으로 향합니다.
사방에 멋진 풍광이 펼쳐진 이 곳은 명승지로 지정된 곳이었습니다. 미세먼지만 아니었으면 하늘과 바다의 색이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푸른 남해(南海)의 절경을 구경할 수 있었을텐데...
보리암으로 내려가는 길, 기와집으로 된 매점이 꼭 보리암으로 착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내려가는 길목에 분당산사랑 길안내표를 깔아두었는데도 워낙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 제대로 보지는 못하고 인파에 밀려 반대편으로 내려갈 수도 있겠다싶어 반대편 길목을 지켰지만 두 명이 벌써 내려간 뒤였네요. 다행히 다시 보리암 방면으로 길을 틀어 돌아오셨네요. ^^
기도발이 좋다는 보리암. 해수관음상 앞 복전함에 돈을 넣고 기도해도 들어주실까 염려가 될 정도로 장내가 시끄럽기만 하네요. 보리암이 유명해져서 그런지 여기까지만 왔다가 다시 내려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지팡이를 짚으신 부들도 많았습니다.
원점회귀 산행인지라 다시 쌍홍문이 나오네요. 다시 봐도 신기한 바위입니다. 올라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으니 올라올 때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풍경도 감상하면서 쉬엄쉬엄 내려왔네요.
우리 팀이 차디찬 계곡에 발을 담그며 오늘 하루의 피로를 풀고 있습니다. 덕이님과 지인분께서는 윗통까지 벗고 시원함을 즐기고 계시네요.
다음 달이면 알탕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저녁식사는 멸치랑칼치랑 정식~ 그 지역의 특산물로 만든 맛집에서 즐겨보자는 산으로 회장님의 방침!! 지지합니다.
무한리필이 가능하다는 멸치무침?? 정말 무한대로 가져와서 먹었답니다. 주인에게 살짝 미안해질 정도로~ ㅎㅎ
회원들이 저녁식사 시간을 잘 지켜줘서 5시 30분에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협조 감사합니다.
최단시간 내에 분당에 도착하기 위해 풍천님의 티맵을 켜서 도로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지 주무시는 분들은 모르셨을 겁니다.
전용차선을 타고 가는 우리 버스는 이승훈 선수가 10,000미터 스피드 스케이팅을 하며 가속도를 붙여가며 쭉쭉쭉 빠져나가는 듯합니다. 정말 ~ 유쾌통쾌상쾌 그 자체였어요.
22시 10분 분당 도착!! 안전하고 편안하게 운전해주신 베스트드라이버 이정섭 기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 달은 설악산 공룡능선입니다. 예행연습 삼아 4월 22일에는 영장산부터 남한산성까지 번개산행도 있었습니다. 저도 가고 싶었지만 출근 때문에 참석을 못해 아쉬웠어요.
4월 말에 얼음왕국으로 변한 대청봉 사진을 산타페님이 카톡에 올려주셨지요. 진귀한 그 사진들도 길이길이 남을 듯 합니다. ^^
설악산 공룡능선은 5월19일(토) 밤 11시 출발예정입니다.
회비는 5만원이구요. 송금하실 때 참고해 주십시오. ^^ 모두 체력관리 잘 하시고 다음 달에 뵙겠습니다.
첫댓글 갔다 온지 열흘밖에 안 되었는데 오래 된 추억처럼 느껴지는 남해금산!
싹수부대장이 다시 한번 더 반추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감사합니다.
먼 길이었지만 아기자기한 산세 덕분에 좋은 기억만 남긴 산행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 ^&^
먼길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잘 다녀왔습니다 모든것이 좋았던 여행이었습니다 애써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하루의 긴 여정이 지루 하지 않고 좋았어요.
금산도 가고 남해 바다도 보고 보리암의 부처님도 뵙고
맛있는 멸치회무침도 먹고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습니다.
산행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글 쓰느라 수고 많아요.
내가 나중에 책 만들어 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