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 STOCK / 노기호 LG화학 사장 (5)◆
2001년 4월 1만3000원에서 시작한 LG화학 주가는 2002년과 2003년을 거치면서 5만원 선을 상향 돌파했고 올 1월에는 6만1900원을 기록하며 비약적인 상승세 를 지속해왔다.
그러나 29일 주가는 3만7750원. 최근 2개월 사이에 무려 35%가 량 폭락했다.
중국 쇼크의 여파였다.
과거 `중국 특수`를 톡톡히 누렸던 LG화 학이었기에 중국 쇼크 파장도 컸다는 분석이지만 일부 시장전문가들은 "너무 떨어졌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노기호 LG화학 사장은 "LG화학이 왜 이렇게 중국 쇼크의 가장 큰 피해 대상이 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는 중국이 경착륙하든 연착륙하든 올해 9500억 원 수준의 에비타(EBITDAㆍ지급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지출 전 이익)를 무난 히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확언한다.
노 사장은 또 "오히려 중국의 설비증설 제한은 진입장벽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에게는 유리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 중국 특수 그리고 중국 쇼크=73년 (주)럭키에 입사해 LG화학 중국지역본부 장, LG 다우 폴리카보네이트 대표, LG석유화학 대표이사를 거쳐 2001년 4월부 터 LG화학 대표를 맡고 있는 노기호 사장은 업계에서 `정통 화학맨`으로 통한 다.
LG화학이 LG생활건강, LGCI, LG화학으로 막 분할됐던 취임 당시 LG화학 주가는 1만2700원이었다.
이후 5만원대까지 급등했던 주가는 실적 향상과 함께했다.
2001년 하반기 1850억원 영업이익은 이후 2002년 상반기 2939억원으로 증가했 고 2001년 3조원대 매출액은 2003년 5조6725억원으로 늘어났다.
노 사장은 "유화사업은 업황산업이지만 호조세 때 누가 더 많이 버느냐는 중요 한 문제"라며 "LG화학 급성장에는 중국이 있었고 우리는 경쟁사보다 빨리 중국 을 뚫었다"고 전한다.
현재 중국에 LG화학은 7개 생산법인과 2개 판매법인이 있으며 올해부터 이들을 총괄하는 `중국지역본부`를 신설할 예정이다.
2008년까지 이 중국지역본부를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고 연구개발(R&D)센터 걸 립과 매출액 50억달러 달성, PVC 연간 95만tㆍABS 60만t 생산 등 중국 사업 쪽 비전은 계속된다.
그러나 이 중국 특수는 최근 경착륙 우려에 따른 긴축정책 실시 여파로 부담으 로 돌아왔다.
4월 말 이후 주가는 그야말로 곤두박질 친 상태. 특히 건설 쪽을 집중적으로 잡겠다는 중국 정부 발표는 PVC타일 등 산업자재를 주력군으로 하는 LG화학에 가장 큰 우려로 돌아왔다.
◆ `중국보다는 내수침체가 더 걱정`=노 사장은 "현재 우리 실적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물론 주가란 것이 미래 상황의 리스크를 반영한다고 하지만 현재의 낙폭은 심하다"고 말했다.
또한 "LG화학의 중국 내 PVC 생산은 에틸렌 공법으로 전력이 많이 드는 카바이 드 공법에 비해 선호된다"며 "중국이 설비 긴축을 펼치더라도 에틸렌 공법 PVC 생산은 거의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희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지정한 과열업종에 카바 이드 공법도 포함돼 있어 상대적으로 LG화학이 유리한 처지인 것은 사실"이라 고 전했다.
그는 또 "시장은 중국을 가장 많이 활용한 쪽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생각했고 1순위로 LG화학이 꼽혔던 같다"며 "그러나 중국 쇼크 우려가 진정세 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제 국내 경기를 걱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LG화학은 매출 규모에서 수출과 내수가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데 현 상 태로만 보면 수출은 호조세인 반면 내수 쪽이 벌써 6% 가까이 급격하게 줄고 있다.
노 사장도 "회사 처지에서는 내수침체가 더 걱정"이라고 인정하며 "하지만 이 시점에서 국내 건설경기가 살면 모노륨 등 관련 산업재 부진은 곧 만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정보전자소재 사업 매출 20% 차지=LG화학 정보전자소재 쪽 사업다각화는 현재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3년 총 매출의 2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고 2차전지, 편광판 등은 국 내 1~2위를 다툴 정도다.
물론 노 사장의 결단이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현 주가로 LG화학 주가수익비율(PER)은 5.5 배 수준인데 대만 중국 경쟁 업체들이 모두 10배를 넘는 데 비해 상당히 저평 가 돼 있다"며 "특히 석유화학업체가 2차전지나 편광판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 휘한다는 것은 세계에서 유일한 경우로 이 점까지 고려한다면 7배 이상 더 줘 도 무난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현재 LG화학의 또 다른 주가 관련 모멘텀은 현대석유화학 분할 인수 마무리다.
올해 12월까지 호남석유화학과 분할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 노 사장은 "현대석 화 단지 배분은 결정나지 않았지만 이와 별개로 올해 1200억원 지분법 평가이 익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백관종 서울증권 연구원은 "현대석유화학을 분할한 뒤 합병하면 경 기민감성이 커진다는 약점이 있으나 현금 흐름이 대폭 증가하는 등 재무구조가 상당 개선된다는 면에서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정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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