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토요일 오후 1시 모두 모였습니다
나연, 준희, 혜인, 정인, 지수, 시현, 이든, 혜준(이든친구) 이렇게 여덟명이 둘씩 짝을 지어 손 잡고 03번 버스 타고 범계역에 갔습니다.
한명씩 표를 샀어요. 1000원씩 들고 내가 갈 역을 말하고 표를 샀고 , 그 다음엔 들어가는 곳에서 어디로 가야할 지 표지판을 보고 안산방면 차를 타러 들어갔습니다. 기계에 표를 넣자 기계 저쪽 끝에 가서 표가 튀어오르는 모습이 신기한 듯 좋아합니다. 내릴때도 표를 기계에 집어넣고 한 사람씩 나오는데 이번엔 표가 안 나오니까 서운해합니다.
준희 설명 " 우리가 고잔까지 표를 끊었으니까 고잔역에 표를 내야지"
고잔역 앞에 있는 안산 문화예술의전당에서 2007 종이공예전시가 열린다고 해서 구경갔습니다. 전국적인 규모라 볼거리가 많았는데 우리 아이들은 대통령상을 받은 고상한 작품보다는 아이들이 만든 공룡이나 로봇이 더 신기한가봅니다. 예쁜 손거울을 만들었습니다. 얼마나 아끼고 만지작거리는지...
디카를 깜박하고 안 가져갔는데 아시는 분이 아이들 예쁘다고 사진을 많이 찍어주셨어요
하지만 나중에야 받아볼 수 있습니다. 받으면 꼭 올려서 같이 보겠습니다
시원한 물도 실컷 먹고, 오줌도 싸고 좀 쉬다가 갔던 길을 똑 같이 되돌아왔습니다
집에 오니 7시가 다 되어 갑니다.
아이들은 지치지도 않은지 물을 한 컵씩 먹더니 놀이터로 달려갑니다
그래서 시장보기는 만만한 이든아빠와 저만 다녀왔습니다
저녁으로 돈까스를 만드는데 얼마나 순식간에 끝났는지 사진 찍을 사이도 없었고, 여덟명이 달라붙어서 식탁을 난장판으로 만들었습니다.
상상이 되시나요? 양념된 고기 밀가루에 묻히는 것을 준희, 나연, 혜인이 했는데 여섯개의 손이 엉키면서 순식간에 고기인지 밀가루 인지 범벅이 되서 달걀푼 그릇으로 옮겨졌고(나중엔 지수도 한 몫했죠)
그것을 시현이와 정인이가 했는데 한꺼번에 온 고기를 주물럭거리다가 빵가루 그릇에 옮겨오고
그것을 지수와 이든, 혜준이가 빵가루를 골고루 발라야하는데 한꺼번에 하려니 제대로 묻지도 않고
저더러 튀기라고 줍니다.
그러고는 밀가루와 빵가루와 달걀물을 손에 바르고 비누칠하듯 만지작거리고 놉니다
" 야, 그거보니까 넘어올라 그런다" 달걀 비린내에 속이 뒤집힐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보수 공사를 해서 튀겨냈는데 제일 맛있다고 큰소리 칩니다. 사실 이번이 제일 맛이 있었어요. 왜냐면 우리 모두 엄청 배가 고팠거든요
아홉시가 다 되어 밥을 먹었는데 준비하는 동안 한명씩 부억으로 와서는 제비새끼처럼 입을 벌리고 돈까스 한 조각씩 받아 먹고 갈 정도로 배가 고팠거든요
준비한 돈까스, 주먹밥 대신 사온 김밥, 포도, 키위, 옥수수 하나도 안 남고 다 먹었습니다.
저녁먹고 두 사람씩 목욕을 했는데 맨 처음 들어간 나연이와 혜인이가 너무 오래 걸려서 그 다음 부터는 제가 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해도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고 또 피곤해서 산책을 나가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은 둘러 앉아 자석 놀이도 하고 서로 머리도 말려주고, 묶어주기도 합니다. 시간이 오래되어 잠자리를 펴 주고 자라고 했더니 잠이 안 온다고 계속 들락달락합니다
결국 12시가 훨씬 넘길 때까지 지수와 혜준이는 잠을 못 이룹니다.
혜준이는 그 전에도 우리집에서 몇번 잔 적이 있는데 그때도 잠을 못이루고 밤새 이든이를 깨웠는데 어제 밤에는 지수하고 둘이서 뭘 그렇게 속닥이는지, 또 목은 왜 그렇게 마른지, 계속 들락달락합니다
혜인이는 " 아침 6시에 일어나도 돼요?"하더니 몇시에 일어났는지 벌써 잠이 깨어 있습니다, 제가 자고 있으니 피아노도 안치고, 리코더도 불지 않고 얌전히 놀고 있습니다. 3모둠하고는 정반대입니다
배가 고픈지 자기들끼리 포도도 먹고, 통에 담긴 멸치도 먹고 음료수도 먹는다고 합니다. 좀 있으니 피아노 쳐도 되냐고 묻습니다.
아침으로 닭죽을 먹고 리코더 연습을 했습니다. 손가락에 힘이 없어서 구멍 막는것이 잘 안됩니다. 가장 아이같은 친구들이 많은 모둠이죠. 늦게 태어나 햇볕을 덜 쏘인 티가 가끔 보입니다. 손가락 힘이 없거나 호흡이 유난히 짧거나, 키가 작은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혜인이는 방학 전 보다 많이 커서 이젠 준희보다 뒤에 서게 됐습니다.
준희는 1학기때는 혜인이보다 뒤에 섰는데 더 잘 먹어야겠어요
우리모두 리코더 연습을 많이 하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정인이를 맨 마지막으로 데려다 주는데 밖에 온 가족이 나와 기다리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 동생이 그늘 아래서 쉬면서 정인이를 기다리고 있더니 아빠가 다가간 정인이 엉덩이를 툭 하고 칩니다.
선생님에게 인사 제대로 안한다고요. 인사 했는데... 멋적은 정인이.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먹을거리를 많이 보내주셔서 우리 모두 많이 먹었습니다. 준희어머니 보내신 과자와 지수가 들고온 방금 찐 옥수수는 전철타고 오고 가면서 간식으로 잘 먹었고요. 시현어머니께서 보내신 포도와 혜인어머니께서 보내신 키위는 저녁 아침꺼리로 잘 먹었습니다. 집에 갈때 가져온 나연어머니의 포도는 아이들이 한송이씩 들고간 그 포도입니다. 받기가 좀 미안했지만 음식을 보내주셔서 잘 먹었고 고맙습니다.
가난한 우리집 냉장고 부자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