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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다림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아버님 산소에 술 한 잔 올리고(벌초도 못하고 시제도 참석 못해서 왠지 찜찜한 집안 분위기 때문에...) 거제 지세포항으로 해서 와현해수욕장을 거쳐 구조라 해수욕장 모래밭을 거닐며 잔잔한 파도와 가슴속까지 환하게 보이는 바닷물에서 모래밭에 몸을 감추는 꽃게?? 몇 마리 그리고 멍석만한 해파리며... 자연산 톳을 조금 캐고... 그리고 학동 몽돌해수욕장에서 아내와 나란히 앉아 손을 잡고 따스한 가을의 햇살과 파도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해금강 초입에 있는 신선대에서 물이 빠지면서 미처 나가지 못한 고도리(고등어 새끼)몇 마리와 망상어 한 마리가 바위 웅덩이에 갇혀 있었어요. 그중에서 고도리 두 마리는 말미잘에 쏘여서 기절해 있었어요. 수평선에 빠져있는 가을볕을 한 바가지 퍼 올릴 요량으로 몇 번 손바닥을 모으고 담아 봤지만... 모두 제 자리로 돌아가더군요.^^* 다음은 예전에 드라마 인어아가씨에 나온 바람의 언덕으로 가서 장서희가 앉았던 의자에 다정히 앉아 외도를 오가는 유람선과 하연 포말을 일으키고 소멸되는 파도의 운명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고성으로 가서 처가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오늘 새벽 6시에 지리산으로 달렸습니다. 밤새 강의 이불이 되었던 물안개를 새벽에 내리는 이슬과 함께 내려온 하늘나라의 천사가 조용히 걷어가는 배경을 뒤로 사진 한 컷 하고 핏빛으로 물든 단풍이 계곡물을 따라 흘러내리는 그 장관을 보기위해 피아골로 갔었어요. 강은 자꾸만 따라오고 갈수록 붉어지는 단풍잎 그 잎새를 좇아 피아골 연곡사로 들어서니 스님께서 절간 마당을 싸리비로 쓸고 계셨습니다. 두 손 모아 합장하니 아침 공양은 하고 왔냐면서 밝은 웃음을 보이시더군요. 국보 53호 54호 부도 탑을 구경하고 피아골 마을로 가는 계곡은 온통 불붙은 그 자체더군요. 아무리 붉게 타 올라도 하동이나 구례의 소방차는 꿈적도 하지 않더이다. 피아골의 핏빛 단풍을 뒤로하고 지리산 성삼재로 갔더니 200미터 전방에서 주차장이 여유가 없다고 갓길에다 주차를 하고 우동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생수 한 병 귤 몇 개 그리고 밤빵 몇 개를 허리가방에 넣고 노고단을 향해서 산행을 시작했지요. 40여분 걸려서 도착한 노고단에는 상고대가 피어서 마치 눈꽃처럼 하얀 모습으로 나무들이 묵묵히 서 있더군요. 기념사진을 몇 장 찍는 순간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금세 하얀 눈이 제법 내렸어요. 국립공원 안내원 말로는 올해 첫 눈이랍니다. 노고단에서 첫 눈을 맞았으니 남은 올해는 내내 좋은 일이 생길 거랍니다. 저도 아내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렇게 노고단에서 첫눈을 맞고 다시 시암재를 거쳐 화개장터에서 참게장 백반으로 점심을 먹고 칠불사로 갔지요. 칠불사 가는 길 양쪽에 녹색의 녹차나무들이 단풍과 함께 또 다른 풍경으로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해서 한참 동안 흘린 침을 뒤늦게 처리하느라 아내에게 핀잔을 들었지요.^^* 칠불사에서 亞字房을 구경하고 진주 금곡에 있는 우리가족이 들르는 불광사라는 조그마한 절에 가서 정성껏 소원을 빌고 돌아왔어요. 아! 참 오는 길에 하동에서 꿀 배도 한 박스 사구요^^* 이렇게 이틀 동안의 행적을 일단 두서없이 올립니다. 엉망입니다^^* 생각나면 다시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2005/10/30 |
첫댓글 허리가방에 넣고 간게 밤빵이 확실합니까? (확인 불가)...올해 첫 눈을 맞으셨다니 소원성취하시기 바랍니다.^^
ㅎㅎㅎㅎㅎㅎㅎ~` 고성 마트에 가니까 옛날 과자들이 많이 있더군요. 학시리 밤빵 맞아요^^* 고마워요 소원성취하면 한 잔 살께요^^*
기다림님의 소원성취 꼭~이뤄지길 바래요.한 잔 때문은 아니고..ㅎㅎㅎ 건강하소서
성묘, 귀향, 피아골 단풍. 칠불사아자방, 화개참게탕... 고성처가방문.. 10월의 아름다운 여행!!1.....
이 가을 후회하지 않으렵니다.
기다림님, 천하 제일의 대식가입니다. 그 짧은 시간에 그 많은 메뉴를 단숨에 소화하시다니. 참 부럽습니다. 내내 건강하고 왕성한 식욕과 소화력 잃지 마시길 빌면서.------ 왕수다에 곱배기수다의 농담 &*%
^^* 더 먹을수 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