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BK 네가 필요하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구단이 김병현을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낸 후 비상이 걸렸다. 하루 만에 내린 결론은 BK(김병현의 애칭)의 사기를 살려야 팀이 산다는 것. 이에 따라 애리조나 구단은 오는 8일(이하 한국시간) 김병현(21)을 메이저리그로 복귀시키기로 했다.
한편 김병현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각종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김병현은 1일 홈구장인 뱅크원 볼파크에서 벅 쇼월터 감독과 면담을 갖고 “마이너리그에서 두 차례 선발 등판한 뒤 오는 8일 메이저리그에 다시 등록시키겠다”는 구단의 방침을 통보받았다. 쇼월터 감독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월드시리즈에서 네가 필요하다. 구단과 선수들 모두 너의 빠른 복귀를 바라고 있다”고 말해 김병현을 오래 마이너리그에 내버려둘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쇼월터 감독은 마이너리그 등판 일정도 구체적으로 확정해 김병현에게 전달했다. 오는 3일 솔트레이크 버즈와의 트리플A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또는 투구수 55∼65개’를 소화한 후 나흘 뒤인 7일 새크라멘토전에서 75개를 던지는 일정. 쇼월터 감독은 만약 그 두 차례 등판에서도 확실하게 투구 감각을 되찾지 못할 경우에는 11일 한 차례 더 등판한 뒤 12일에 메이저리그 엔트리에 등록시키겠다고 못 박았다. 쇼월터 감독은 이와 함께 “메이저리그에 있는 350여명의 투수들 중 릴리프 투수로는 네가 첫번째나 두번째다. 마이크 피아자나 필 네빈도 네가 마운드에 오르면 두려워한다”고 김병현을 격려하면서 “전반기 때를 생각해서 예전 투구폼을 빨리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라. 또 세트 포지션에서 피칭에 걸리는 시간을 좀더 단축해 도루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에이전트 전영재씨가 통역 자격으로 동석한 이번 면담에는 쇼월터 감독과 마크 코너 투수 코치 외에 롤랜드 해몬드 부사장과 조 가라지올라 단장,샌디 존슨 부단장 등 구단 중역이 총출동해 김병현에 거는 기대와 관심을 반영했다.
이 자리에서 김병현은 뜻밖의 선물도 무더기로 받았다. ▲곧 구단에서 김병현 전담 통역을 고용할 계획이며 ▲원정 때는 구단이 직접 한국 식당에서 음식을 배달해 주겠다는 것과 ▲한국에서 이야기 상대가 될 친구 한 명을 데려오면 원정에도 동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등이다. 한마디로 김병현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선 ‘뭐든지 하겠다’는 게 애리조나 구단의 자세다.
면담을 마친 김병현은 “구단에서 이렇게 많이 배려해주는 게 고마울 뿐”이라면서 “8일까지는 다시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1주일 후면 다시 메이저리거 김병현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