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공을 주우러 갈 때는 같이 갑니다.
탁구 예절을 아느냐, 모르느냐에 대한 판별 기준이 되기도 하는 부분이지요. 두 사람이 플레이 하다가 공이 멀리 도망갔을 때, 가까운 쪽 사람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두 사람이 같이 가 줍니다. 사실 이 예의는 대단히 한국적인 예의인 것 같습니다. 유럽에서는 이렇게 하지 않거든요. 아마 유럽 사람들이 보기에 한국은 별스럽게 까다롭다고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하긴 저도 유럽이 별스럽다고 느낀 점이 있어요.
예를 들어 탁구를 치다가 옆 탁구대에서 공이 넘어 오면 플레이를 멈추고 그 공을 먼저 주워 주더군요. 우리 같으면 공을 보낸 사람이 와서 주워 가도록 내버려 두거나 주워 준다고 하더라도 해당 플레이는 마치고 주워 주잖아요? 그런데 독일은 랠리 중에도 랠리를 멈추고 공을 먼저 주워 주더라구요. 제가 보기에는 이 역시 지나친 배려 같이 느껴졌습니다.
어쨌거나 나라별로 다른 점이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탁구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 중요한 운동이라는 것을 알게 해 주는 대목입니다. 그러므로 공이 멀리 떨어지면 상대방만 보내지 말고 몇 걸음 같이 걸어가 주세요. 별로 힘들지 않습니다.
(5)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합시다.
탁구를 치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일 중의 하나가 네트와 엣지 인데요, 이 경우 상대방에게 미안함을 표현하는 것이 좋겠지요. 선수들도 시합 중에 네트와 엣지로 점수가 나게 되면 손을 들어 미안함을 표현합니다. 그런데 예의 없는 분들은 그것을 너무 좋아합니다. 물론 결정적인 순간에 그런 일이 일어나면 좋기야 좋겠지요. 하지만 되도록이면 좋은 마음을 자제하고 상대방에게 ‘미안합니다’ 라는 말을 해 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예전에 저희 외할아버지가 굉장히 엄격하셨어요. 어린 손자들이 밥 먹는데도 얼마나 많이 식사 예절을 따지셨는지 모릅니다. 그때는 서운하기 그지 없었는데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식사 예절이라는 것은 노력해서 익혀 지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때 몸에 벤 것이 평생 식사 때마다 예절을 지키도록 해 주는 것이지요.
탁구 예절도 이와 비슷합니다. 처음 탁구를 배울 때 익힌 것은 평생 자연스럽게 되지요. 그런데 배우지 않으면 자기가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있는데도, 스스로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을 전혀 모를 때가 많아요. 항상 내 행동이 상대방에게 기분 나쁜 일이 되지는 않을지, 조금은 점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6) 오픈 서비스를 합니다.
이거 정말 뜨거운 감자입니다. “오픈 서비스”가 무엇인지 모르신다면 아직 탁구계 입문이 덜 되신 것이라고 볼 수 있구요, 왜 이것이 논란이 되는지를 모르신다면 탁구계 주요 빅 이슈를 이제야 아시게 되는 것입니다.
“오픈 서비스”라고 하는 것은 서브 동작 시 상대방에게 공이 보이도록 해야 한다는 뜻에서 이름 붙여진 것인데요, 왜 이런 표현이 나왔냐 하면 예전에는 공을 최대한 몸으로 가리면서 안 보이도록 서브를 넣는 것도 하나의 기술 요소로 간주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픈 서비스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는 어떻게 하면 상대방에게 안 보이도록 서브를 넣을 것인가를 두고 많은 선수들이 더 많이 가리도록 연습을 해 왔죠.
그러나 ITTF에서는 2002년 9월, 규정을 개정하여 서브 동작이 이루어 지는 순간 공이 맞는 장면을 가리지 못 하도록 하였습니다. 이것은 서브만으로 득점을 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인데, 탁구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랠리가 이어지는 것이 관객의 흥미 유발에 큰 요소이기 때문이지요. 사실 좋은 서브를 가지고 있는 것은 선수에게는 큰 장점이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랠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니 김이 샐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프리핸드(free hand)”, 즉 라켓을 들지 않은 손으로 공을 가린다거나 혹은 몸을 틀어 서브 전 공이 보이지 않도록 한다던가 하는 행위들이 반칙이 됩니다.
사실 처음 탁구를 배우시는 분들은 오픈 서비스가 크게 어렵지는 않아요. 문제는 예전부터 가리는 서비스를 몸에 익혀오신 분들이 아직도 그런 서비스를 시합 시에 사용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매 시합장마다 오픈 서비스 문제가 항상 분쟁의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픈 서비스 문제 때문에 시합에 안 나가신다는 분들도 간혹 계셔요. 나는 오픈 서비스 하는데, 상대방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 속상한 것이죠. 그래서 오픈 서비스 문제는 규정의 문제를 떠나서 감정이 상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오픈 서비스를 하지 않는 분들은 그것이 무슨 문제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고, 안다고 하더라도 그런 것을 가지고 시비를 걸면 치사한 것이라고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왜냐하면 그분들의 경우는 오픈 서비스를 하게 되면 자신이 그 동안 연습해서 가지고 있는 필살기 서브 자체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그 필살기라는 것이 과거 공을 가리는 것이 규정위반이 아니던 시기, 나름대로 엄청 노력해서 완성한 것일 경우는 더더욱 억울하기 마련입니다.
물론 이 문제는 시시비비를 두고 왈가왈부 할 것이 없습니다. 규정을 만들고 집행하는 것은 국제탁구연맹인 ITTF의 일이기 때문에 선수는 그것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고 규정이 어떻게 되어 있느냐의 문제이지요. 하지만 탁구인들은 공이 작아서 그런지 속도 좁고 싸우기도 잘 한다는 세간의 말도 안 되는 얘기를 불식시키려면 어쨌거나 다툼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은 아니고 부드럽게 권고하고 서로 양해해 가면서 시합을 즐겨야 하겠지요.
자, 그럼 오픈 서비스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우선 서비스 규정부터 알아야 하겠지요. 서비스 하기 전에는 잠시 동작을 멈추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공이 손바닥 위에 정지한 이후 수직, 혹은 수직에 가깝게 위로 던진 다음 그 공이 16cm 이상 솟아 올랐다가 떨어지는 동안 타구해야 하거든요. 16cm 이상 올라갔다가 내려 오기만 하면 됩니다. 꼭 다시 16cm를 내려온 이후에 타구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하면 공에 인위적인 회전이나 힘을 주어서 서브하는데 어떤 추가적인 효과를 얻으려 하면 안 된다는 것이지요. 그냥 회전 없이 떨어지는 공을 자기 힘으로 타구해야 한다는 얘기에요.
그런데 흔히들 하는 얘기로 주먹 서브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건 공을 자기 손으로 던져 라켓에 맞추는 방식으로 서브를 넣는 것인데요, 즉 공 자체에 서브를 돕기 위한 인위적인 힘이 더해 졌기 때문에 규정 위반이 되겠지요.
그리고 장난식으로 넷트 바로 앞에서 서브를 넣기도 하고 하는데, 이런 것은 규정 위반입니다. 공이 타구되는 시점에서 공은 탁구대의 엔드라인 바깥쪽에 위치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토스는 탁구대 안에서 하고 타구는 엔드라인 바깥쪽에서 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이것은 규정 위반이 됩니다. 매 서브시마다 엔드라인 바깥에서 공을 손바닥 위에 움직이지 않게 올려 놓은 다음 잠시 정치한 뒤 위로 던졌다가 떨어지는 공을 역시 엔드라인 바깥에서 타구하는 것으로 훈련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서브 연습,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많이 하셔야 되요. 특히 규정 위반을 하지 않는 모범적인 서브를 갖는 것은 탁구 인생에 있어 두고 두고 큰 재산이 됩니다. 여러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7) 이 밖에도 예의 없는 행동은 많이 있습니다.
앞서 열거한 6가지 이외에도 예의 없는 행동은 많이 있습니다.
플레이시 발이 미끄러지지않게 하기 위해서 침을 뱉는 행위,
상대방이 실수한 것에 대해서 좋아하는 행위,
잘못 맞은 공이 잘 들어 갔을 때 좋아하는 행위,
조금 안다고 코치가 가르치는 것과 다른 방식으로 타회원에게 조언 하는 것,
탁구 치기 싫다고 해도 전화해서 탁구장으로 나오라고 조르는 행위,
운동 보다는 술 먹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탁구장 한 켠에 화투판을 벌이고 탁구장 분위기 이상하게 만드는 행위,
동호회를 힘입어 탁구장 관장과 힘겨루기 해서 탁구장비 야박하게 깎는 행위,
시합장에서 개인 출전한 사람에게 동호회 사람들이 떼로 몰려가 응원해서 마음에 상처 주는 행위,
네트나 엣지를 우기는 행위, 지고 나서 인사 안 하고 그냥 집에 가는 행위,
탁구 치고 나서 상대방 공 돌려 주지 않고 몰래 챙기는 것,
탁구장에서 돈 빌리고 안 갚는 것,
근거 없는 헛소문 옮기거나 부풀려 말하는 것,
못 치는 사람 무시하고 하대 하는 것,
위 아래 따지며 지나치게 존댓말을 요구하는 것,
지나치게 상대방에게 굽신 거리는 것,
상대방 기분 상하게 하는 교묘한 플레이 (경기 지연, 큰 소리 치기, 지나친 파이팅 행위 등),
분쟁 만들고 탁구장을 옮겨 다니는 행위,
관장님 뒷담화를 예사로 아는 일 등등….
적다 보니 놀부 심술 목록보다도 훨씬 더 많네요.
이 모든 것들을 다 예를 들어 여기 시시콜콜히 적으면 재미는 있겠지만 너무나 분량이 많아 지겠지요?
다 뭉뜽그려서 이렇게 적으면 어떨까요?
이기적인 마음보다는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우선하여 탁구장 생활을 합시다.
그렇지 않으면 탁구는 마음 상할 일이 많은 운동입니다. 어때요? 마음에 드시나요?
첫댓글 공을 주우러 같이 가는 것이 필요한 것인가 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체육관이 아닌 대부분의 사설 탁구장은 테이블 간격이 충분하지 않습니다(체육관조차도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공을 주우러 가기 위해 네트를 넘어가는 경우 필연적으로 옆 테이블에 방해 및 부상의 위험이 발생합니다.
내가 친 공이 멀리 갔을 때 가볍게 손을 들어 미안함을 표시하는 정도면 충분할 것입니다.
굳이 같이 가야할 것 같으면 네트를 넘지 않는 정도에서 한 두발 정도 성의만 보이는 것이 합리적으로 생각됩니다.
공감합니다.
제 글에도 몇 걸음만 가 달라고 썼어요.
저도 공을 줍지도 않을 건데 굳이 따라가는 흉내를 내야하는 지 의문이 듭니다. 서로 체력낭비 아닐까요. 누가 주울 지 애매한 위치에 떨어진 공이야 서로 주우려고 갈 수도 있지만 상대방의 뒤쪽에 떨어진 공을 주우러 가는 척 따라가는 게 매너인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니가 날린공을 왜 내가 줏어오냐? 나도 힘들어 죽겠는데... 너도 좀 걸어라' 라는 일종의 보상심리가 낳은 결과물이라 봅니다.
특히 선후배 위계질서가 엄격한 선수들간의 게임시 펜스넘어 체육관벽 끝까지 공주으러 수십미터 걸어 갔다 오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때 펜스앞까지 따라가서 펜스를 열고 닫아주는게 예의라고 합니다. 만약 저라도 후배녀석이 자기 코트에서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한대 쥐어 박았을겁니다. ^^
이제는 선수들도 그런 관념을 생체에서까지 바라는 분들 거의 없을겁니다. 그냥 내코트의 공은 내가 줍는게 당연시 되고, 길위에서님 말씀처럼 네트 앞쪽까지 정도가서 공주워 오는 상대방 마중갔다 돌아오는 시늉만으로도 충분한 성의 표현이 될것 같습니다.
의견 공감합니다.
그런데 탁구가 도제식으로 배우는 경우가 많잖아요. 누군가가 챙겨서 가르쳐 주고 있을 때, 내가 쳐서 공이 날아간 경우가 가르치는 사람이 잘못 쳐서 날아가는 경우가 더 많을 건데요, 그럴 때 내 잘못으로 가르쳐 주시는 분이 계속 공 주우러 다니시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좀 미안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몇 발짝이라도 걸어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시대가 바뀌어서 이런 풍토가 없어지는 것이 좋다고 공감대가 형성되면 당연히 없어질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공 주으러 가는거 제가 처음 탁구배운 10년전엔 예절이라는데 요즘은 그런 행동 하는사람 절반? 30%정도라고 봅니다
(7)번 기타등등 예절읽으면서 저절로 랩이 되었습니다.ㅎㅎ
공줍는건 옆테이블에 방해가 되지않는 범위에서
공멀리보내서 미안하니까 두세걸음씩 같이가는 시늉만 내면 되지않을까요?
여기서 말하는 예의는 상대방 공주우러가게 쳐놓고 본인은 그시간에 스윙연습만 하고있으면 좀 그렇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게임하면서 짜증내지 않고 정색하지않고 즐겁게 탁구치는게 제일 중요한거같습니다😊
상대방에게 스매싱을 때리고는 꼭
죄송하다고 하시는 분이 있는데 저는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실제적인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읽으면서 다시한번 제 태도를 돌아보게 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다른 탁구대의 공이 넘어왔을 때 자신의 플레이를 멈추고 공을 주워주는 유럽의 풍습은 배려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시합중이면 넘어온 공 때문에 무효(렛)를 선언하고 공을 주워주는 것이고요. 그냥 연습 중이라면 공 밟을까봐 멈추고 주워주는 겁니다. 공을 상하게 할 수도 있고, 자칫 밟고 미끄러지면 다칠 수도 있으니까요. 공이 다른 탁구대 주변으로 가면, 그쪽 사람들에게 주워달라고 하는 것이 여기의 예절입니다. 연습하거나 경기하는데, 자기 공 줍는다고 그리로 가면 방해가 되니까요.
한 탁구대에서 하나의 공을 쓰지 않고 여러 연습구를 사용하면서 훈련할 때는 다른 공이 날아오건 굴러오건 밟히건 말건 신경 안씁니다. 이 경우에도 시합중인 탁구대에 공이 넘어가면, 그쪽 사람들은 플레이를 멈추고 다시 서비스를 넣죠. (옆에서 여러 공으로 연습하고 있는데 시합을 감행하는 것은, 펜스가 없을 경우, 저녁 내내 11점 한 세트를 제대로 끝내지 못할 수도...)
예, 대표적으로 한국과 독일 탁구의 차이점이라고 느꼈습니다. 한국에서는 자신이 시합 중이면 옆에서 넘어오는 공 때문에 점수를 잃을까 걱정하게 되는데, 독일은 시합 중에 공이 들어오면 그 포인트는 무효로 하죠. 아마도 과거에 시간제로 돈을 내고 탁구를 치던 풍습이 적용된 게 아닌가 생각해요. 요즘은 다 월 회원제로 탁구를 치시지만 예전에 30분 단위, 1시간 단위로 돈을 내고 탁구칠 때에는 옆에서 공 들어 왔다고 멈출 새가 없지요.
아, 그걸 배려로 이해한 부분은 제가 잘못 이해했네요. 정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게임이나 연습시 예의는 상대편 뿐만 아니라 구장내 모두에게 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 주우러 가는 상대 따라가는 것은 옆테이블에 방해되는 경우가 많아 조심해서 행해야 하며 파이팅 넘치는 소리도 옆 선수들에게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 주우러 갈때 몇 걸음 걸어가도 안될 듯 합니다. 자기 테이블 범위를 벗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옆 테이블에 절대 피해를 주면 안되죠.
생각없이 시합중 공 줍는거 따라 가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 때문에 시합 방해된적이 상당히 있습니다.
음... 꼭 이런 예절이 필요한지 의아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