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514설교 / 고린도전서11장30-34절 / 성찬멸시의결과를통한교훈 / 성찬

[최성헌]

Sola Scriptura Tota Scriptura

고린도전서 11장 30-34절

성찬 멸시의 결과를 통한 교훈

고린도전서 11장 17절 이하는 교회가 공적으로 모여서 성찬을 행하는 일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체적인 맥락은 칭찬이 아니라 책망조의 말씀입니다. 우선 17절을 보시면 “내가 명하는 이 일에 너희를 칭찬하지 아니하나니 이는 너희의 모임이 유익이 못되고 도리어 해로움이라” 여기 보면 바울이 성찬의 문제를 다루면서 먼저 칭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공적 모임이 유익되지 못하고 해로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왜 공적 모임이 유익되지 못하고 해로움이 되었는가? 18절에 의하면 분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분쟁은 성찬과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이미 해당 본문을 다루면서 말씀을 드린 바 있지만 고린도 교회 안에는 빈부 차이가 있었고, 공적 모임을 가질 때 가난한 자들을 위하여 부한 자가 더 많은 음식을 가져와 함께 나눠 먹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애찬이라고 하였는데, 초대교회라고 말하는 시대만 하더라도 성찬과 함께 애찬이 함께 실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된 배경에는 떡을 나누시고 식후에 잔을 나누신 것과 관련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는데, 어쨌든 애찬이라고 하는 것이 교회 안에 있었습니다. 얼핏 생각해 보면 부한 자가 가난한 자의 몫까지 가지고 와서 함께 나눠 먹는 것이 굉장히 유익한 것처럼 생각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공적 모임 안에 애찬이라는 것을 주께서 명하신 적이 있었는가? 없었다는 측면에서 결코 유익하다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의도와 목적은 분명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고린도 교회 안에서 변질되었다는 측면에서 유익함이 아니라 해로움을 줄 뿐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애찬과 함께 무질서하게 행해지는 성찬에 대하여 칭찬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하였던 것입니다. 22절 마지막에 보면 “...이것으로 칭찬하지 않노라”

그러면서 성찬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언급하게 되는데, 정리하자면 성찬이란 애찬과는 달리 주께서 제정하셨다는 측면에서 교회가 공적으로 모일 때 행해야 할 것으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행해야 하는가? 주께서 오실 때까지입니다. 지금은 승천하여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지만 마지막 때가 되면 심판하러 다시 오실 것인데, 그때까지 성찬을 행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성찬은 떡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몸을, 잔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피를 기념하도록 하는 것, 달리 말하면 그의 죽으심을 기념하는 것이 성찬의 내용입니다. 물론 떡을 가지시고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라고 말씀하신 것과, 또 잔을 가지시고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라고 말씀하신 사실에서 단순히 기념하는 것으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칼빈이 잘 설명해 주고 있는데, 성만찬 소고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의 상징들이 실재 또는 실체와 분리되어서는 안 되고 또 분리될 수도 없다... 두 가지가 혼동되지 않도록 구분하는 것은 선하고 합당할 뿐만 아니라 전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둘로 나누되 하나 없이 다른 하나만 존재하는 식의 분리는 모순이다.” 그렇기 때문에 떡을 통하여 그의 몸을, 잔 즉 포도주를 통하여 그의 피를 기념하는 정도가 아니라 떡과 포도주는 실재 및 실체, 즉 그의 몸과 그의 피와 결합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해 속에서 성찬에 임하시는 그리스도는 어떻게 임하시는가? 실제적으로 임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실제로 임한다고 해서 육신적으로 임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방식으로 임한다는 것입니다. 결코 가상적으로 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특별한 방식으로 임하시되 우리에게는 측량할 수 없는 신비로 있을 뿐입니다. 좀 더 부연하자면 성찬에 임하시는 그리스도는 분명 신성과 인성이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분리할 수 없는 전 그리스도가 임하십니다. 그러나 인성은 하늘에 계시며 하늘에 계시기 때문에 이 땅에는 계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전 그리스도가 임하시지만 그리스도께 속한 모든 것이 임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성찬의 의미와 더불어 성찬에 참여할 때 어떠한 자세로 참여해야 하는가도 말씀하시는데, 한 마디로 말하면 성찬 참여는 합당하게 먹고 마셔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럼 합당하게 먹고 마신다는 것은 무엇인가? 자기 자신을 살피고 난 뒤 성찬에 참여해야 합니다. 주의 몸을 분별하는 지식이 있는지, 그리고 주님을 양식으로 삼는 믿음이 있는지, 특별히 우리 자신에게 회개할 죄와 주님께 대한 사랑과 그의 법에 순종하려고 하는 마음이 있는지 살펴보셔야 합니다. 만약 주의 몸을 분별하는 지식 없이, 또한 주님을 양식으로 삼는 믿음 없이, 자신의 죄를 돌아보지 않고 주님께 대한 사랑과 순종을 살펴보지 않고 참여하게 된다면 그것은 무엇과 같은가? 주의 몸과 피에 대하여 죄를 짓는 것이요, 자기 자신의 죄를 먹고 마시는 것이 되고 맙니다. 그만큼 주의해서 참여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으로 오시면 그만큼 주의해서 참여해야 할 성찬과 관련해서 당시 성찬에 대하여 주의함 없이 참여하게 되었을 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언급하는데, 30절을 보시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너희 중에 약한 자와 병든 자가 많고 잠자는 자도 적지 아니하니” 여기 보면 세 가지를 말하는데 약한 자, 병든 자가 많다고 말하며, 잠자는 자도 적지 않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잠자는 자란 죽은 자에 대한 다른 표현입니다. 성찬에 참여할 때 주의하지 않은 결과로서 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다는 것입니다. 약한 자가 생기게 되고, 약한 자가 생기다보니 병이 들게 되고, 병이 들다보니 죽는 자들도 있더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그 숫자가 적은 숫자냐 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약한 자, 병든 자가 많고, 잠자는 자 역시 적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이런 일이 오늘날 매번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고린도교회 가운데는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이런 일이 있었고, 바울은 이 일로 말미암아 성찬에 대하여 합당하게 먹고 마시지 않을 때 얼마나 두려워해야 할 일인지를 알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신약 시대에만 이런 일이 있었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고린도전서 10장에 보면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1절부터 보시면 “형제들아 나는 너희가 알지 못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우리 조상들이 다 구름 아래에 있고 바다 가운데로 지나며 모세에게 속하여 다 구름과 바다에서 세례를 받고 다 같은 신령한 음식을 먹으며 다 같은 신령한 음료를 마셨으니 이는 그들을 따르는 신령한 반석으로부터 마셨으매 그 반석은 곧 그리스도시라 그러나 그들의 다수를 하나님이 기뻐하지 아니하셨으므로 그들이 광야에서 멸망을 받았느니라”(고전10:1-5) 여기 보면 이스라엘의 역사와 관련하여 그들이 경험했던 사건들 중 몇 가지를 나열하고 있는데, 첫 번째가 그들은 다 구름 아래에 있고 바다 가운데로 지난 사건입니다. 홍해를 건넌 사건입니다. 이것을 바울은 어떻게 해석하는가 하면 그들이 모세에 속하여 다 구름과 바다에서 세례를 받은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두 번째는 다 같은 신령한 음식을 먹으며 다 같은 신령한 음료를 마신 사건인데, 만나 사건과 므리바에서의 사건입니다. 본문을 통해서는 성찬이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의미가 성찬과 관련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구약 시대에도 신약 시대에서 행하고 있는 ‘세례와 성찬’과 동일한 의미의 성례들이 있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할례와 유월절 의식입니다. 할례는 세례의 의미를, 유월절 의식은 성찬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럼 구약의 성례는 할례와 유월절 의식만 있었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고린도전서 10장은 홍해사건과 만나사건 그리고 므리바 사건을 세례와 성찬으로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성례에 참여한 자가 되었으면서도 그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하나님께서 그들 중 다수를 기뻐하지 않으셨고, 그 결과 그들은 광야에서 멸망을 받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성례에 참여한 자가 되었으면서도 합당하지 않는 모습으로 있었던 결과, 다시 말해 자기 자신을 살피지 않은 결과가 이렇게 나타났던 것입니다. 마치 죄와 함께 먹고 마심으로 죄의 결과인 죽음을 맛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울은 어떤 경고를 하느냐? 6절 이하입니다. “이러한 일은 우리의 본보기가 되어 우리로 하여금 그들이 악을 즐겨 한 것 같이 즐겨 하는 자가 되지 않게 하려 함이니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과 같이 너희는 우상 숭배하는 자가 되지 말라 기록된 바 백성이 앉아서 먹고 마시며 일어나서 뛰논다 함과 같으니라 그들 중의 어떤 사람들이 음행하다가 하루에 이만 삼천 명이 죽었나니 우리는 그들과 같이 음행하지 말자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이 주를 시험하다가 뱀에게 멸망하였나니 우리는 그들과 같이 시험하지 말자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이 원망하다가 멸망시키는 자에게 멸망하였나니 너희는 그들과 같이 원망하지 말라”(고전10:6-10)

여러분,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죄와 함께 먹고 마시는 이상 성례가 우리에게 주는 유익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그것을 강조하기 위해 구약이나 신약 시대 때 어떤 일까지 있었다고 말씀하시는가? 구약의 경우 홍해를 건너고 만나를 먹고 신령한 바위로부터 나오는 물을 마셨지만, 자신을 살피지 않은 결과 그것으로부터 유익을 받은 것이 아니라 광야에서 죽어나가게 되는 역사가 있었다고 말씀하십니다. 신약의 경우 성찬을 받기에 앞서 자신을 살피지 않음으로 육신의 연약함, 병듦, 그리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는 일도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만큼 성찬 참여시 합당하게 먹고 마시지 않는 것에 대하여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이고, 때문에 자기 자신을 살피지 않고 참여하지 않도록 주의를 요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점에서 가톨릭의 화체설은 주의 몸을 분별하는 지식과 상관없는 것이기 때문에 죄와 함께 먹고 마시는 결과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공재설도 마찬가지입니다. 특별히 신약 교회의 성례로서 주님께서는 세례와 성찬 외에는 말씀하신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가톨릭은 세례와 성찬 외에도 다섯 가지 거짓 성례를 말하고 있는데, 이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들은 다 뭐냐? 죄와 함께 먹고 마시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합당하게 먹고 마시는 것이 아니며, 자기 자신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전혀 상관없이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만들어 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물론 오늘날 저들이 계속해서 죄와 함께 먹고 마신다고 해서 그들의 몸이 연약해지고 아프게 되고 죽게 되는 그런 모습으로 나타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역으로 성찬 참여시 합당하게 먹고 마시는 일이 있으면 육신적으로 더욱 건강해지는 그런 일도 없습니다. 바르게 한다고 해서 외적으로 더 잘되는 그런 모습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개혁교회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장수해야 할 것이고, 그런 교회는 외적으로 성장해야 할 것입니다. 반면 가톨릭은 점점 그 수가 줄어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본문을 통해 우리가 생각해야 될 것은 비록 지금은 고린도교회와 같은 일들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성찬과 관련해 합당하게 참여하지 않는다면, 다시 말해 자기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무분별하게 참여하게 된다면 영적인 면에서는 분명 약해지고 병들고 죽음에 이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즉 자기를 돌아보지 않고 죄와 함께 먹고 마시는 이상, 그리고 주께서 명하신 바가 아니라 사람들이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만들어 그것을 마치 주께서 제정하신 것처럼 행하고 있는 이상 거기에는 결코 생명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가톨릭만이 아니라 개신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역사 안에서 개혁된 내용들이 있고, 그런 개혁된 내용들이 우리의 유산으로 있지만 그것을 거부하고 뭔가 새롭게 해 보고자 주께서 명하지도 않은 방식들을 도입한다면 그것은 결코 자기 자신을 살피는 것이라 할 수 없습니다. 합당하게 먹고 마셔야 하지만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입니다. 서두에서도 잠시 언급을 했지만 애찬의 의미만 생각해 보자면 굉장히 좋은 의도 같습니다. 가난한 자들을 위해 부한 자들이 더 많은 음식을 가지고 와서 교제한다는 것이 어떻게 나쁘겠습니까? 그러나 공적 규례로서 제정된 바가 없다는 측면에서 그것은 결코 유익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성찬이 끝나고 난 뒤 함께 식사를 하고 교제를 한다는 측면에서 사랑의 교제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성찬과 뒤섞여 버리면 성찬의 의미를 퇴색해 버린다는 점에서는 유익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해로울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오늘 본문의 경우 분명 성찬과 관련하여 말하고 있지만 좀 더 확대해서 생각해 보자면 교회를 약하게 하고 병들게 하고 죽게 만드는 모든 것은 이런 점에서 자기 자신을 살피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합당하지 못한 것이요, 때문에 죄와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찬과 관련하여 우리가 좀 더 생각해 보자면 자기 자신을 살피지 않고 성찬에 참여하는 것은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경고를 통해 우리는 무분별하게 성찬에 참여하지 않도록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성찬식이 있으니까 그냥 참여하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앞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주의 몸을 분별하는 지식이 있는지, 주님을 양식으로 삼는 믿음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혹 우리 자신에게 회개해야 할 죄가 있다면 회개해야 하고, 나아가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도록 자신을 살펴야 합니다.

다만 지난주 오후에 성찬과 관련하여 살폈던 제네바 요리문답을 통하여 확인한 것처럼 믿음과 사랑이 요구된다고 해서 완전한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염두 해 두셔야 합니다. 자신을 살핀다고 할 때 제네바 요리문답에서는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지체인지 아닌지를 살펴야 한다고 말하며(358),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지체라면 회개와 참된 신앙을 소유하고 있는지, 참된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고 말하는데(359),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완전한 믿음, 완전한 사랑이 있어야 성찬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란 것입니다. 이 부분을 다시금 확인하면 좋으리라 생각이 되는데, 360문과 361문입니다.

360목사: 믿음과 완전한 사랑이 요구된다는 말입니까?

아이: 그 두 가지가 모두 온전하고 거짓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아무 것도 나무랄 데 없는 완전함이란 인간들 가운데서는 발견될 수 없을 것입니다. 완전하게 되지 않고서는 성찬 참여가 불가하다고 할 경우 성찬은 헛되이 제정된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361목사: 그러므로 불완전성은 우리가 성찬에 참여하는 것을 방해하지 못한다는 말입니까?

아이: 그렇습니다. 만일 우리가 불완전하지 않다면 성찬은 우리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을 것입니다. 성찬은 우리의 연약함에 대한 보조수단임과 동시에 위안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두 가지를 주의해야 하는데, 하나는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것은 죄와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이 되기 때문에 죄와 함께 먹고 마시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정당한 지식이 있는지, 그리고 믿음이 있는지, 또한 사랑의 실천이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그러나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을 돌아보되 완전하지 않으면 성찬에 참여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이미 성찬의 의미 속에 우리로 하여금 자라나게 하시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 것이고, 그런 만큼 우리가 불완전한 자로 있다는 것을 놓치지 마셔야 합니다. 역으로 말하면 불완전하기 때문에 성찬이 필요한 것이고, 주께서는 성찬을 통하여 우리의 부족함을 채우고자 하실 목적을 가지고 계시는 겁니다.

오늘 본문 31절과 32절로 오시면 “우리가 우리를 살폈으면 판단을 받지 아니하려니와” 우리말 번역에서는 판단으로 되어 있지만 30절 말씀을 생각해 본다면 판단보다는 심판이 더 어울리는 번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즉 자기 자신을 살펴보는 것만이 심판을 받지 않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역으로 우리 자신을 살펴보지 않는 것,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는 것은 어떠한 길로 가는 것인가? 심판을 향해 가는 것과 같습니다.

앞서 고린도전서 10장의 내용을 살펴보았지만 왜 구약의 예를 들어 말씀하시는가? 6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이러한 일은 우리의 본보기가 되어 우리로 하여금 그들이 악을 즐겨 한 것 같이 즐겨 하는 자가 되지 않게 하가 위해서입니다. 또 11절에 기록된 것처럼 그들에게 일어난 이런 일은 본보기가 되고 또한 말세를 만난 우리를 깨우치기 위하여 기록되었습니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를 향하여 편지를 쓰는 것도 마찬가지요,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성찬을 앞두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심판을 초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성찬만이 아니라 말씀 앞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질 때 그 말씀을 통하여 자신을 살피는 일이 없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심판을 불러오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두려워해야 할 일이요,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하나님의 말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말씀을 믿지 않았습니다. 의심했고, 원망 불평했습니다. 그들을 위하여 행하신 놀라운 일들을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 일을 보지 못한 자와 다를 바 없이 행동했습니다. 즉 그들 마음의 완악함을 버리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 고린도전서 10장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신약의 경우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대하는 방식에 있어서 은혜 위에 은혜를 더하여 주시는 형태로 있지만, 여전히 주께서는 경고하시는 면이 있다는 것을 고린도 교회를 통해서도 보여주고 계신 겁니다. 은혜 위에 은혜를 더하신다고 해서 경고하시는 것조차 없는 것이 아닙니다. 교훈도 하시지만 책망도 하십니다. 그렇다면 그런 경고 앞에 우리는 어떠해야 하겠습니까? 이스라엘 백성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겠습니까? 원망과 불평이 떠나지 않았던 모습, 하나님의 말씀에 대하여 순종하기보다는 순종하지 못한 모습, 완악한 마음으로 주를 대적한 그런 모습으로 있어야 하겠습니까? 아니면 우리의 믿음 없음을 알고 주 앞에 믿음을 주시도록 간구하면서, 우리의 연약함을 알고 그런 연약함을 채워주시도록, 나아가 여전히 죄를 짓고 사는 모습으로 있기 때문에 그런 죄들을 회개하면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면서 살아야 하겠습니까?

그러나 심판하신다고 해서 그것이 곧 영원한 형벌로 있는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32절을 보시면 “우리가 판단을 받는 것은 주께 징계를 받는 것이니 이는 우리로 세상과 함께 정죄함을 받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 우리가 판단 받는 것, 즉 심판 받는 것은 주께 징계를 받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이 부분은 매튜 풀 주석의 내용을 읽어드리겠습니다. “사도는 고린도 교인들이 자기가 앞에서 말한 것을 듣고 겁에 질려서, 자신들이 겪는 환난들이 하나님께서 그들에 대하여 진노하셔서 그들을 이제는 자녀로 여기지 않으신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표들이라고 생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백성이 질병이나 죽음 같은 현세의 해악들로 말미암아 환난을 당할 때, 그것은 하나님이 심판주로서 그들을 심판하시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로서 자신의 자녀들을 징계하셔서, 그들로 하여금 현세에서 지옥을 맛봄으로써, 내세에서는 세상의 회개하지 않은 죄인들과는 달리 영원한 멸망과 심판을 피하게 하기 위한 선한 목적으로 그렇게 하시는 것이라고 그들에게 말해 준다.” 간략히 말하자면 아버지의 마음으로 그들을 징계하여 그 징계의 결과로서 영원한 멸망과 심판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란 것입니다. 세상은 마지막 때 정죄함을 받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땅에서 징계를 받음으로 마지막 때 정죄를 받지 않도록 할 목적이 징계를 통해 나타나는 것입니다.

실제로 히브리서 12장에서는 징계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하시는 바가 있습니다. “주께서 그 사랑하시는 자를 징계하시고 그가 받아들이시는 아들마다 채찍질하심이라 하였으니 너희가 참음은 징계를 받기 위함이라 하나님이 아들과 같이 너희를 대우하시나니 어찌 아버지가 징계하지 않는 아들이 있으리요 징계는 다 받는 것이거늘 너희에게 없으면 사생자요 친아들이 아니니라”(히12:6-8) 왜 징계하시는가? 하나님과 상관없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자녀 삼아 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자녀답게 만드시기 위해 징계조차 행하시는 겁니다.

그러므로 주께서 고린도 교회를 향하여 약한 자가 있게 하시고, 병든 자가 있게 하시고,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 하시는 모든 것은 단순히 심판하여 영원한 형벌을 받도록 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들을 자녀로 여기시기 때문에 잘 되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하시는 것이라는 것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혹 이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죽음에까지 이르는데, 그것이 어떻게 부모로서 자녀를 징계하는 성격이라 할 수 있는가?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우리가 측량할 수 없습니다. 측량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는 죄를 기뻐하지 않으신다는 것과 자기 자녀들이 끊임없이 죄 가운데 있을 때 때로는 그 죄로부터 구원하시기 위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죽었다는 것에 놀라지만 하나님 편에서는 죽음이 곧 그들을 더욱 완전하게 만드시는 방편으로 있을 뿐입니다.

더불어 이 땅을 살아가는 성도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우리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나님 자신입니다. 즉 하나님은 하나님 자신의 영광을 위해서 때로는 우리로 하여금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시편 기자는 “주의 인자하심이 생명보다 나으므로 내 입술이 주를 찬양할 것이라”(시63:3)고 고백할 수 있었던 겁니다. 주의 인자하심이 아니라 주의 공의로우심을 넣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떠한 속성을 넣든지 간에 주님은 우리의 생명보다 나은 분이시고, 그런 분이 하시는 모든 일에는 찬양 외에 돌릴 것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셔야 합니다.

지금 바울이 고린도 교회를 향하여 책망하는 것도 주님의 마음과 동일한 마음으로 행하고 있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주의 말씀을 따라 책망하는 모든 이면에는 주께서 자기 백성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는 전제가 깔려져 있습니다. 책망을 하시기 때문에 은혜가 없는 것이 아니라, 책망이라는 형식을 통해 하나님은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칼빈은 32절을 주석하면서 이런 표현을 씁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하나님께서 믿는 사람들에게 그의 진노를 나타내셨을 때, 하나님은 동시에 그의 자비를 잊지 않으시는 그런 방법을 사용하고 계시며 또한 이보다 더한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형벌하실 때 그것은 그들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특별한 관심을 나타내시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형벌은 우리를 멸망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진노가 아니라, 아버지로서의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는 것이며, 또 이 형벌은 우리의 죄를 고치는 증거이고, 동시에 하나님께서 멸망받기를 원치 않으시는 그의 자녀들의 구원을 회복시키기 위하여 형벌을 가하신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우리에게 무한한 위로일 수밖에 없다.”

물론 이렇게 말할 때 우리는 그 대상이 택자에게만 제한되었다는 것을 놓치지 마셔야 합니다. 교회 안에 알곡과 가라지가 섞여 있다고 할 때 가라지에게조차 이런 말씀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란 것입니다. 그러나 누가 알곡인지, 누가 가라지인지 모르기 때문에 교회를 향한 교훈의 성격으로 이런 말씀이 있다는 것은 굉장히 큰 위로요, 혹 우리가 징계를 받을 때 징계가 징계로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하여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고자 하시는 목적이 있다는 것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때문에 주께서 우리를 징계하실 때 빨리 돌이켜야 합니다. 성찬과 관련해서 말하자면 우리 자신을 살피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셔야 하고, 죄와 함께 먹고 마시지 않도록 자신을 살피셔야 합니다.

이런 경고의 말씀과 함께 바울은 17절 이하에서 책망한 부분으로 다시 돌아서 결론조로 말씀하시는데, 33절입니다. “그런즉 내 형제들아 먹으러 모일 때에 서로 기다리라” 앞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고린도교회 안에서는 성찬과 함께 애찬이라는 것이 행해지고 있었으며 그런 애찬이 변질되는 모습으로까지 있었습니다. 물론 구체적으로는 알 수 없으나 성찬에 앞서 애찬을 가졌고 그때 부자가 자기가 가지고 온 것을 자기 것으로 여겨 가난한 자는 먹지 못하는 반면 부자만 먹고 마시고 취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바울은 그 모든 일에 대하여 이런 결론을 말씀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즉 내 형제들아 먹으러 모일 때에 서로 기다리라”

주의해야 할 것은 먹으러 모일 때에 서로 기다리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에 먼저 먹는 것에 대해서만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주께서 제정하지 않은 애찬이 공적 모임 안에 들어올 수 없다는 것까지 말씀하시는 것임을 놓치지 마셔야 합니다. 쉽게 말하면 애찬과 성찬이 혼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성찬을 행할 때는 결코 개인적으로 먹고 마셔서는 안 되고 공적인 모임을 통하여 한 지체된 자로서 먹고 마셔야 한다는 것까지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덧붙여 말씀하시는 것이 34절입니다. “만일 누구든지 시장하거든 집에서 먹을지니 이는 너희의 모임이 판단 받는 모임이 되지 않게 하려 함이라 그밖의 일들은 내가 언제든지 갈 때에 바로잡으리라” 여기서 더 뚜렷이 말씀하시는데, 애찬은 이런 면에서 공적 모임으로 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시장하여 배를 채우는 일은 집에서 하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성찬을 통하여 주어지는 떡과 포도주 역시 배를 채우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주의 죽으심을 기억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많은 양을 먹는 것이 아닙니다. 시장기를 채울 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만약 이런 목적으로 모인다면 그것은 심판을 초래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외 성찬과 관련하여 바울은 할 말이 많지만 그 밖의 일들은 고린도교회를 방문할 때 바로 잡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역시 주의 말씀을 따라 잘못된 부분들을 고쳐나가야 합니다. 개혁교회의 모토 가운데 하나인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정신은 이런 내용과도 맞물러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개혁신앙의 내용을 받고 있지만 인간의 본성은 끊임없이 하나님 편으로 가기보다는 인간 편으로 가길 원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자신을 살피지 않는다면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뒤로 물러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죄를 짓지 않으면 죄를 짓지 않는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죄를 짓지 않으면 죄를 짓지 않는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죄를 향하여 가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본성으로 있습니다. 창세기 4장 7절이 그것입니다.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 선을 행하지 아니하면 죄가 문에 엎드려 있느니라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 선을 행하지 아니하면 선을 행하지 않는 거기에 멈춰 서 있는 것 같지만 실상 그 앞에는 죄가 엎드려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앞에 있는 죄가 너를 원한다고까지 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죄를 짓지 않으면 된다가 아니라 선을 행하는 자로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죄가 우리를 원하고 우리 앞에는 바로 그 죄가 항상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개혁된 교회로서 항상 개혁해야 되고, 그런 점에서 우리는 항상 말씀 앞에 자신을 살피고 또 살펴야 합니다. 주께서 다시금 오실 때까지 성찬을 행하도록 하신 것처럼 동일하게 우리는 주님 오실 때까지 말씀으로 우리 자신을 살펴야 합니다. 교훈과 책망을 통하여 바르게, 그리고 의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주께서 우리를 향한 목적이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우리를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그 목적을 위하여 우리는 말씀과 성찬을 통하여 자신을 돌아보는 일을 계속해서 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거기서 물러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는 죄를 향해 가게 될 것이고, 그 결과 택자라 할지라도 징계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다만 죄의 결과로서 징계이지만 그 징계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있어 자녀답게 만들기 위한 징계라는 사실도 잊지 마셔야 합니다. 진노 속에서라도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푸신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