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장
廣說業難(광설업난) 불효의 업을 널리 말씀하심.
제 1절 指數諸愆(지수제건) 여러 가지 허물의 수를 열거하심
佛告阿難 我觀衆生 雖紹人品 心行遇蒙 不思爺孃
불고아난 아관중생 수소인품 심행우몽 불사야양
有大恩德 不生恭敬 棄恩背恩 無有仁慈 不孝不義
유대은덕 불생공경 기은배은 무유인자 불효불의
阿孃 懷子十月之中 起坐不安 如擎重擔 飮食不下 如長病人
아양 회자시월지중 기좌불안 여경중담 음식불하 여장병인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중생들을 보건대 모양은 비록 사람이지만 마음과 행실이 어리석어서
부모의 크나큰 은덕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공경할 마음을 내지도 아니하며
은혜를 저버리고 배반하여 어질고 자비롭지 못한지라
불효와 불의를 저지르는 자가 많으니라.
어머니가 자식을 잉태한 지 열 달 동안은 앉고 서는 것이 편치 아니함은
마치 무거운 짐을 진 것 같고, 음식을 소화시키지 못함은
마치 중병을 앓는 이와 같으니라.
月滿生時 受諸苦痛 須臾好惡 恐爲無常 如殺猪羊 血流遍地
월만생시 수제고통 수유호오 공위무상 여살저양 혈류편지
受如是苦 生得此身 연苦吐甘 抱持養育 洗濯部淨 不憚劬勞
수여시고 생득차신 연고토감 포지양육 세탁부정 불탄구노
忍熱忍寒 不思辛苦 乾處兒臥 濕處母眠
인열인한 불사신고 건처아와 습처모면
달이 차서 자식을 낳을 때는 온갖 고통을 받게되니
잠깐잠깐 증세에 따라 죽음을 두려워하기도 하고,
마치 돼지나 양을 잡은 듯 피가 흘러 자리를 적시기도 하느니라.
이러한 고통 끝에 이 몸을 낳으시고 쓴 것은 자신이 삼키고
단 것은 뱉어서 자식에게 먹이며 품안에 안아 기르시니
오줌, 똥 빨래에도 수고롭다 여기지 않으시고,
더위와 추위를 다 견디시고도 고달프다 아니하시며
마른 자리에는 자식누이고 젖은 자리에는 자신이 누우시도다.
三年之中 飮母白血 嬰孩童子 乃至盛年 奬敎禮義 婚嫁官學
삼년지중 음모백혈 영해동자 내지성년 장교예의 혼가관학
備求資業 유荷艱辛 懃苦之終 不言恩絶 男女有病 父母病生
비구자업 유하간신 근고지종 불언은절 남녀유병 부모병생
子若病愈 慈母方差 如斯養育 願早成人
자약병유 자모방차 여사양육 원조성인
3년 동안 어머니의 흰 피와 같은 젖을 먹여 동자로 키워 내고,
다시 성년이 되면 예의를 가르치고, 혼인시키고, 벼슬 길에 나가도록
가르치기 위하여 부모님은 갖은 돈벌이에 이고 지고 고생스럽게
일하게 되어 고통이 참기 어려워도 자식사랑 그칠 생각은 전혀 없다.
자식에게 병이 생기면 부모에게도 병이 생기고,
거꾸로 자식 병이 나으면 부모도 병이 낫게 되는 것이니
이렇게 키우면서 어서 어른이 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及其長成 反爲不孝 尊親共語 應對앙降 拗眼戾睛 欺凌伯叔 打罵兄弟 毁辱親情.
급기장성 반위불효 존친공어 응대앙강 요안려정 기능백숙 타매형제 훼욕친정.
無有禮義 不遵師範 父母敎令 元不依從 兄弟共言 故相拗戾 出入往來 不啓尊人
무유예의 불준사범 부모교령 원불의종 형제공언 고상요려 출입왕래 불계존인
그러나 자식이 성장하고 나면 도리어 불효를 저지르니
어른들과 이야기 할 때 거칠게 대꾸하며 눈흘기고 눈동자를 부라리면서
백부, 숙부들까지도 능멸하며 형제간에 때리고 욕설하며
친척간의 정의조차 훼손시켜 욕되게 한다.
예의가 없어 스승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을 뿐 아니라
부모의 분부는 애초부터 거스르고 형제간의 충고나 조언에도 어깃장을 놓는다.
집을 드나들거나 오갈 때에도 어른들께 알리지 아니하고
言行高疎 擅意爲事 父母訓罰 伯叔語非 童幼憐愍 尊人遮護
언행고소 천의위사 부모훈벌 백숙어비 동유연민 존인차호
漸漸成長 狠戾不調 不伏虧爲
점점성장 한려불조 불복휴위
反生嗔恨 棄諸親友 朋附惡人 習己性成 遂爲狂計
반생진한 기제친우 붕부악인 습기성성 수위광계
被人誘引 逃竄他鄕
피인유인 도찬타향
언행이 교만하고 거칠어 제멋대로 일을 처리한다.
이에 부모는 훈계하고 벌을 주어야 할 것이며 백부나 숙부도
잘못을 일러 주어야 하거늘,
'어린 것이 귀엽다'하여 어른들이 감싸기만 하다가
점점 성장해서는 더욱 사나워지고 어긋나서 제대로 길들일 수가 없게 된다.
자신의 그릇된 행동을 인정하지 아니하면서 오히려
화를 내면서 한을 품어 친한 벗을 버리고 나쁜 사람과 어울려
나쁜 습관이 성품이 된 뒤에는 마침내 미치광이 같은 계교를 꾸민다.
결국, 남의 꼬임에 빠져서 고향을 떠나 도망치게 된다.
違背爺孃 離家別貫 或因勁紀 或爲征行
위배야양 리가별관 혹인경기 혹위정행
荏苒因循 便爲婚娶 由斯留礙 久不還家
임염인순 변위혼취 유기유애 구불환가
부모를 등지고 집을 떠나게 되어 혹은 장삿길에 나서게 되거나
패싸움에 휘말리어 그럭저럭 지내다가 혼인을 하고는
이것이 장애가 되어 오래도록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된다.
或在他鄕 不能謹愼 被人謨點 橫事鉤牽 枉被刑責
혹재타향 불능근신 피인모점 횡사구견 왕피형책
牢獄枷銷 或遭病患 厄難縈纏 困苦飢羸 無人看侍
뇌옥가소 혹조병환 액난영전 곤고기리 무인간시
被他嫌賤 委棄街衢 因此命終 無人救療
피타혐천 위기가구 인차명종 무인구료
膨脹爛壞 日曝風吹 白骨瓢零 寄他鄕土 便與親族 歡會長乖
팽창난괴 일폭풍취 백골표령 기타향토 변여친족 환회장괴
혹은 타향에서 행동을 삼가하지 못하다가 남의 모략을 받아
까닭 없는 일로 잡힌 몸이 되어 끌려 다니다가 억울한 형벌을 받아
칼과 족쇄를 쓰고 옥에 갇히기도 하고 혹은 병에 걸려 액난에 뒤엉켜
배고픔과 고통스러움에 기진맥진해도 보살피는 이가 없다가
천박해져 남들에게 혐오스럽게 되어 길거리에 버려져
목숨을 잃게 되어도 구해주는 이가 없더라.
퉁퉁 부어 오르고 물러 터져서 햇볕에 쪼이고 바람을 맞으니
백골이 타관 땅에 나무끼고 굴러다녀 부모와 친족을 기쁘게 만날 기회는
영영 없어졌건만,
父母心隨 永懷憂念 或人啼血 眼闇目盲 或爲悲哀
부모심수 영회우념 혹인제혈 안암목맹 혹위비애
氣咽成病 或緣憶子 衰變死亡 作鬼抱魂 部曾割捨
기열성병 혹연억자 쇠변사망 작귀포혼 부증할사
부모의 마음은 항상 자식과 함께 있으니 영원히 근심을 놓지 못하고 있구나.
혹은 피를 토하듯 울부짖어 실명하기도 하고,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
기가 목에 차 병을 얻기도 하며 혹은 죽은 자식으로 인하여 쇄약해진 끝에
죽게 되어 혼을 부여잡고 귀신이 되어서라도 끝내 자식 걱정은
버리지 못하게 된다.
或復聞子 不崇孝義 朋逐異端 無賴麤頑 好習無益 鬪打竊盜
혹복문자 불숭효의 붕축이단 무뢰추완 호습무익 투타절도
觸犯鄕閭 飮酒樗蒲 姦非過失 帶累兄弟 惱亂爺孃
촉범향려 음주저포 간비과실 대누형제 뇌란야양
晨去暮還 尊親憂念 部知父母 動止寒溫 晦朔朝脯
신거모환 존친우념 부지부모 동지한온 회삭조포
또 듣건대 자식이 효와 의를 숭상하지 아니하고 이단들과 어울려 다니며,
신뢰가 없고 거칠고 미련한 이익이 없는 짓만 골라서 즐기다가
싸우고 때리고 도적질을 일삼다가 남의 마음을 침범하여 술마시고 놀음하는 등
간악한 나쁜 짓과 허물로 형제들에게 누를 끼치고 근심을 가져다준다.
새벽에 나갔다가 저녁에 돌아오니 어른들은 걱정하나
부모님이 추운지 더운지 어떻게 지내는지 알지 못하고
아침저녁은 물론이고 초하루 그믐조차 부모님 안부를 알지 못한다.
永乖扶侍 父母硏邁 形貌衰羸 羞恥見人 嗔呵欺抑
영괴부시 부모연매 형모쇠리 수치견인 진가기억
或復父孤母寡 獨守空堂 猶若客人 寄住他舍 床席塵土 拂拭無時
혹복부고모과 독수공당 유약객인 기주타사 상석진토 불식무시
參問起居 從斯斷絶 寒溫飢渴 曾不聞知 書夜恒常 自嗟自歎
참문기거 종사단절 한온기갈 증불문지 서야항상 자차자탄
오래도록 부모를 모시고 받들어 섬기지 아니하다가
이제 부모가 나이가 들어 늙게 되면 몰골이 쇠락하여
남들 보기에 수치스럽다고 화내고 구박한다.
혹은 부모가 홀로 되어 독수공방하면
마치 손님이 남의 집에 더부살이하는 것처럼
평상이나 자리에 흙먼지가 쌓여도 닦는 법이 없으며,
조석문안은 아예 끊어버려 추운지 더운지 주린지 목마른지
전혀 아는 체하지 않으므로 부모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항상 슬퍼하며 탄식하게 된다.
應賚饌物 供養尊親 每詐羞慙 異人怪笑 或持時食 供給妻兒
응뢰찬물 공양존친 매우수참 이인괴소 혹지시식 공급처아
醜拙疲勞 無避羞恥 妻妾約束 每事依從 尊者嗔喝 全無畏懼
추졸피로 무피수치 처첩약속 매사의종 존자진갈 전무외구
응당 음식을 차려 어른께 드려야 할 때에는
항상 창피하게 여기거나 남들이 비웃는다고 해서 꺼리면서
처자식들에게 음식을 갖다 줄 때에는 궁색하고 피로하고 창피해도
이를 피하는 법이 없고, 처첩과의 약속은 항상 잘 지키고 따르면서
어른들의 꾸지람은 전혀 두려워하지 아니한다.
或復是女 通配他人 未嫁之時 咸皆孝順 婚嫁己訖 不孝遂增 父母微嗔
혹복시녀 통배타인 미가지시 함개효순 혼가기흘 불효수증 부모미진
卽生怨恨 夫壻打罵 忍受甘心 異姓他宗 情深眷重 自家骨肉 却己爲疎
즉생원한 부서타매 인수감심 이성타종 정심권중 자가골육 각기위소
혹은 딸자식은 다른 가문으로 시집가게 되는데
시집가기 전에는 모두가 효순하다가 시집 간 뒤에는 불효가 점점 늘어
부모의 작은 꾸지람에도 바로 화를 내거나 한을 품으면서도
서방은 때리고 욕을 해도 달갑게 받아들여 참아내며
시집의 친족들에게는 깊은 정으로 정중하게 대하면서도
자신의 친족들에게는 오히려 소홀하게 대한다.
或隨夫壻 外郡他鄕 離別爺孃 無心戀慕 斷絶消息 音信不通 令使爺孃
혹수부서 외군타향 이별야양 무심연모 단절소식 음신불통 영사야양
懸腸掛肚 常己倒懸 每事見面 如渴思漿 無有休息 父母恩德 無量無邊
현장괘두 상기도현 매사견면 여갈사장 무유휴식 부모은덕 무량무변
不孝之愆 卒陳難報
불효지건 졸진난보
혹은 남편 따라 타향으로 떠나 부모와 떨어지게 되면
부모 그리는 마음이 없어 소식을 끊고 알리지 아니하니
부모로 하여금 내장이 거꾸로 매달린 듯 애가 타도록 만들고
항상 딸의 얼굴 한 번 보고 싶어 하기를
마치 목마른 이가 물을 생각하듯이 편안한 날이 없게 하니
부모의 은덕은 이토록 끝이 없는데
불효의 허물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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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 대중문불소설
父母恩德 擧身投地 渾推自撲 身毛孔中 悉皆流血 悶絶辟地
부모은덕 거신투지 혼추자박 신모공중 실개유혈 민절벽지
良久乃蘇 高聲唱言 苦哉 苦哉 痛哉 痛哉 我等今者 深是罪人
양구내소 고성창언 고재 고재 통재 통재 아등금자 심시죄인
從來未覺 冥若夜遊 今悟知非 心膽俱碎 惟願 世尊 哀愍救拔 云何報得父母深恩
종래미각 명약야유 금오지비 심담구쇄 유원 세존 애민구발 운하보득부모심은
그때에 대중들은 부모의 은덕에 대한 부처님 말씀을 듣고서는
온 몸을 땅에 부딪혀 자기 몸을 스스로 때리니
몸의 털구멍마다 피가 흐르면서 땅 위에 쓰러졌다.
한참 만에 깨어나서 큰 소리로 외치니
"괴롭고 괴롭습니다.
우리는 큰 죄인인데도 지금껏 깨닫지 못하고 있었으니
마치 밤길을 다니는 것과 같더니 이제 잘못을 알고 보니
간장이 모두 부서지는 것과 같나이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가엾게 여기시어
구원하여 주시옵소서.
어찌하면 부모의 깊은 은혜를 갚을 수 있나이까?"라고 하였다.